[영화리뷰] 오펜하이머 : 물리학계의 '윤동주', 오펜하이머. (230810 용산 IMAX 언론배급시사회, 사전에 보고가야 할 정보
0. 무조건 선행학습이 필요하다. 앞서 블로그에 담아 두었던 쿠팡플레이의 <오펜하이머 : 전쟁의 종식자>는
선행학습으로 1번, 후행학습으로 1번이 적절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오펜하이머를 좋게봤다는 전제하에)
이야기가 상당히 어렵다. 우선 ①전문용어 ②많은 등장인물 ③교차 편집 ④긴 러닝타임 등은 이 영화를 이해하고,
N차하게 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게 말하면 되게 놀란의 평소 성격만큼이나 완벽하고
완전무결한 영화인듯 한데, 나쁘게 말하면 되게 대중적이지 못하고 다소 현학적이다. 좀 한국문학사적으로
이광수 느낌이다. 사전 지식 없이 보는 것을 도전해보겠다고 하면 말리지않으나, 이해하지 못하고,
지루함이 밀려와도 탓하지 말 것.
1. IMAX 와 그와 동등 수준의 스펙에서 감상할 것을 추천한다. 이 영화는 영화적 감상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엄청나게 공들인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정말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오프닝 7초? 정도 때,
그냥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 나에게 이 영화는 10점짜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대사 지문이 상당히 길고 한눈에 보기 어렵기 때문에 무조건 H열 이상의 뒷자리에서 볼 것을 추천한다.
나는 H열에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눈알을 z자로 굴려가며 스크린을 왔다갔다 봐야하는 상황이 여러번 있었다.
2. 개인적으로 내게 이 영화는 10점이다. 그러나 대중적으로는 한 7-8점?
10명이 이 영화를 보면, 2명에게는 10점짜리 영화가 될 것이고 8명에게는 걍 지루한 영화가 될 것이다.
그치만 만일 지루하고 재미없게 봤다고 해도, 재미없다. 지루하다라고 대놓고 말하지 못할 듯.
'이해 못한 내 잘못이겠지, 내가 이해하기엔 이 작품이 너무 뛰어난 탓이겠지' 라고 생각할듯. 그것이 놀란매직.
그래서인지 나도 뭔가 나 따위가 이러한 영화를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보다가 잠시 실소가 터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왜 하하가 오펜하이머 전기 감상문을 그렇게 썼는지,
나도. 아마 내가 이 영화를 보고 후기를 써도 그 독후감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 너무 많아서 해리포터 안읽은 1인)
3. 킬리언머피 x 로다주 이 둘의 연기력만으로 이 영화는 제작비 천억은 그냥 필요없는 수준의 블록버스터였고,
마치 둘이 그냥 주고 받는 대사 장면만으로 저예산 영화를 만들어도 꽤 괜찮았겠다 라는 생각.
(그럼 더 지루하긴 했겠지.) 중간에 좀 살짝 졸릴만 하면 예쁜 연출이라고 해야할까, 우주 장면들을 한 두 장면
삽입해줘서 잠이 깨거나, 원폭 터지는 폭발음으로 인해 잠이 깨는 효과가 있었다.
(내가 수능을 준비할 때 신승범이라고 수학에서 되게 유명한 선생님이 있었는데, 수업시간에 자는 친구들이
있으면 "아자씨!!!!!!!!" 하면서 큰소리로 놀래켜서 깨웠는데 좀 그런느낌이랄까)
그리고 놀란도 좀 그런 평가를 예상했을까? 좀 지루하다... 느낄때쯤 "지루한가요?"라는 대사가 나온다. (뜨끔)
4.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놀란영화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베드씬이라 그래서 그 '야.한.장.면'에 되게
기대를 많이 했는데, 미국에서 청불을 받은것 치고는 진짜 야하지 않았다. 대신 폭력적이었다.
나는 그 장면이 뭔가 예전에 우리나라 죄인들 의자에 묶어놓고 주리트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너무너무너무나도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어질어질했다. 그리고 한편으로 배우들은 정말 대단하다.
또, 오펜하이머가 미국에서 청불인거는 '그냥 이 영화 제대로 이해 못하고 평점이나 떨어뜨릴 저능한 MZ는 꺼져'
정도의 의도는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5. 국내에서 스코어가 어느정도일지 상당히 궁금하다. 나는 한 200만 정도를 예상한다.
유사작을 꼽긴 되게 어려우나, 확실히 놀란은 내가 알던 놀란은 아니다. 내 생각에 이 작품을 기점으로,
앞으로 감독으로서의 놀란은 다른 입지를 구축하게 될 것같다.
<과거 크리스토퍼 놀란 : 메멘토/다크나이트/인셉션> →<현재 크리스토퍼 놀란: 덩케르크, 테넷, 오펜하이머>
그가 가고자 하는 길은 되게 명확한데, 내가 느낀 바로, 그는 이제 '대중성'에는 크게 관심은 없는 듯 하다.
그를 이해해 줄, 그의 노력을 온전히 인정할 소수의 몇명을 위한 영화들을 만드는 중인듯.
이게 그에게 독이될지 득이될 지, 그가 다시 대중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6. 나는 크리스토퍼 놀란을 개인적으로는 되게 좋아한다. 감독중에서 제일 좋아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인문학이 가장 경시받던, '문송하던' 2010년대에 신방학을 전공하면서, 복수전공으로 경영학이 아닌
국문학을 선택했기 때문에 취업 시 받은 많은 공격에 나는 항상 놀란을 사례로 방어를 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영문학을 전공했다.) 문과지만 이과적 탐구심이 많은 사람, 그것으로 성공한 사람.
문이과 융합의 결정체가 나는 ㅋㅋ 놀란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CGI안쓰는건 좀.. 문과스럽다)
스포없는 리뷰를 하자면, 그냥 오펜하이머를 보면서 나는 되게 한국의 '윤동주'시인이 생각났는데,
그의 시 한편을 끝으로 이 리뷰를 마무리.
Willing to pay : 20,000원 +a , 국내 예상관객수 200만.
(무조건 IMAX, 혹은 그 이상의 포맷, N차는 잘 모르겠으나 일반관에서 딱 1번 더 볼 의향 있음)
간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던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지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세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하는 프로메테우스.
-1941.11.29.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tmi. 활동했던 시기와, 별과 우주에 대한 탐구, 반성과 자아분열, 제국주의에 대한 반대, 지식인,
'프로메테우스'의 인용. 상당부분이 윤동주와 닮았다.
( https://blog.naver.com/review-today/223180926336 )
jjinnynim
추천인 5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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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사전 지식은 아무 미비하지만 대충 아래와 같습니다.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은 다르다. (위력도 수소폭탄이 훨씬 강함)
-오펜하이머는 사실 당시 참여한 과학자 중 경력은 사실 미비함 (노벨상 X)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과학자(유태인, 혹은 가족이 유태인)들이 프로젝트에 많이 참여
-원자폭탄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 중 일부는 수소폭탄 개발을 하려 하고 오히려 오펜하이머는 이를 반대
-반대하는 행위를 보며 스파이가 아니냐며 추궁하고 몰아냄
-연구소장은 오펜하이머 였으나, 실제 군사작전의 총괄은 그로브스 (맷데이먼..으로 알고있습니다.)
-물리학자 중 대충 아는 인물은 파인만, 텔러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
-아이슈타인은...서명만 해준걸 알고 있습니다. 원자폭탄 개발이 필요하다고 루즈벨트 대통령(?) 에게 보내는 편지에..
저도 이 영화는 예습 필요하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