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 라운드> 어게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이제 막 40대에 접어든 네 친구는 모든 일에 의욕이 없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도 무성의하고 집에서도 그저 무심하기만 하다. 물론 모든 것이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은 품고있지만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한 친구가 ‘상시 혈중 알콜농도 0.05%’ 이론을 들려주고, 모두의 삶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에 휩쓸린다.

혈중 알콜농도 0.05%. 과하지 않은 음주 상태로, 근육 이완, 안정감, 편안함, 기분이 좋은 상태를 보입니다. 술을 마셔서 하루종일 이러한 상태가 유지된다면 한 번 도전해볼 만하지요.

음주측정기까지 동원해 온종일 0.05%를 맞춰놓은 네 친구의 하루는 그야말로 놀라운 변화를 보입니다. 무기력한 모습은 사라지고 일과 가정에서 그동안 뒷전으로 밀어놓았던 것들을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대처해 나갑니다. 삶에 다시 활력이 흐르고 자신감이 붙은 모습은 매력적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 긍정적 변화는 네 친구를 자만하게 하고, 작은 성공에 취해 각자에 맞는 농도를 찾는다면서 점점 양을 늘리고 그만큼 의존도가 커지면서 급기야 깊은 수렁에 빠져버리고 말지요.

평탄한 듯한 삶은 사실 모든 문제를 감춰놓아 안정적으로 보이는 것일지도 몰라요. 어떤 결과가 올지 지레짐작하며 그저 가슴에 묻어두기만 하면 결국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지요.

술이 촉발하는 변화가 자신감 회복에 그치지 않고 중독증으로 가면서 긍정적 시도가 비참한 방향으로 흐르는데, 이 또한 인생이에요. 마음의 소리를 따르다 보면 좋은 날엔 행복을, 나쁜 날엔 경험을, 최악의 날엔 교훈을, 최고의 날엔 추억을 줄 것이니, 그 어떤 하루도 후회할 일이 없어요. (리차드 파인만 교수)

매즈 미켈슨은 짙게 패인 주름에 때로 무력함에 찌든 삶을 얹기도 하고 때로 환희와 자신감을 새겨넣기도 하면서 진폭이큰 연기를 선보입니다. 특히 그의 춤은 연기학교에 가기 전까지 10년을 춤 예술가로 활동했던 이력에 걸맞게 절정의 순간을 펼쳐냅니다. 역시 매력적인 배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