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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블랙폰' 간단 리뷰

수위아저씨
1403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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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80년대 미국의 공포영화들은 애들에게도 자비가 없었다. 공포영화의 주 소비층이 10대인 걸 고려하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어떤 공포영화(혹은 공포영화에 준하는 작품들)는 아이들의 트라우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과감했다. 1980년대 아이들과 2022년의 아이들은 성장과 교육환경에 차이가 있다. 당연히 부모들의 인식에도 차이가 크다. 특히 한국 아이들의 경우 경쟁에 최적화 될 수 있도록 컨디션을 유지하며 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니스'나 '스탠 바이 미'같은 영화들이 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만약 지금 '구니스'를 본다면 아동학대로 보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한국의 이 같은 환경과 달리 미국에서는 7080의 공포영화에 대한 향수가 여전한 모양이다.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가 불러온 1980년대에 대한 향수는 미국 공포영화의 조용한 트렌드가 되고 있다. 1990년에 만들어진 영화 '그것'은 당시에 조용한 성공을 거둔 공포영화였음에도 2017년에 블록버스터 수준의 영화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스콧 데릭슨 감독의 '블랙폰'은 이런 트렌드를 이어가고 있다. 

 

2. '블랙폰'은 스티븐 킹의 아들 조 힐 작가가 2004년에 쓴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블랙폰'은 아동 납치 살인범 '그래버'(에단 호크)에게 납치된 소년 피니(메이슨 테임스)가 납치범으로부터 탈출하는 이야기로 초자연적 공포영화다. 원작 소설이 짧은 단편인 점을 고려한다면 이 영화는 사실상 스콧 데릭슨과 C. 로버트 카길('살인소설', '닥터 스트레인지' 등 각본)이 새로 쓴 영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주목할 점은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유괴·납치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은 무엇일까? 한국의 아이들이라면 학교폭력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범죄들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어른이 상상할 수 있는 '아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은 납치 살인이다. 이는 아이에게나 주변인에게 가장 고통스럽고 잔인한 일이다. '블랙폰'은 주인공으로 어린이가 등장하면서 아이를 중심으로 이 같은 공포를 다루고 있다. 이 공포는 ①다시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고 ②끔찍한 폭력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3. 영화의 배경이 되니 1970년대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치안이 비교적 허술한 때였다. 특히 미국의 경우 1970년대는 온갖 악명높은 범죄들이 발생한 시기다. 미국 최악의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도 1970년대에 활동했고 조디악 킬러로 1960년대 후반부터 활동했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본 넷플릭스 범죄 다큐멘터리 '크라임 씬: 타임스 스퀘어 킬러'의 사건이 된 뉴욕 타임스 스퀘어 연쇄살인사건도 1970년대가 배경이다. 베트남 전쟁과 그로 인해 촉발된 1968년 반전시위로 세계가 불안했던 시대인 만큼 잔혹한 범죄도 연이어 발생한 시기다. 사실상 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미국 공포영화는 불안했던 시대를 상징한 결과라고 봐도 무방하다. '블랙폰'에서 언급된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도 같은 맥락이다. 이 때문에 '블랙폰'이 1970년대를 배경으로 삼은 이유는 가장 불안했던 시대의 아이들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실제로 영화 속 남매인 피니나 그웬(매들린 맥그로)은 '그래버'가 아니더라도 온갖 폭력과 공포에 시달린다. 특히 영화 속 아이들의 아버지가 대체로 베트남전을 겪은 세대라는 점은 이 시대의 아이들과 약자들이 겪은 공포가 냉전시대와 베트남전의 트라우마가 대물림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4.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요즘에는 유괴·납치가 거의 사라지지 않았나?"라고 생각했다. 유괴·납치와 관련된 뉴스들이 당장 기억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길태부터 고종석, 조두순 등 아동 납치 성폭행 살인범이 2000년대 후반까지 꾸준히 등장했다는 걸 보고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아동 납치는 과거에 비해 치안 체계와 포렌식 기술이 많이 발달한 미국에서도 여전히 많은 편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 미국에서는 3~17살 어린이 39명을 납치한 아동 성매매 조직이 검거됐다. 연방보안관실에 따르면 미국의 실종 아동은 약 42만명에 이른다. 연방보안관실은 "미국에서는 49초마다 1명씩 어린이가 납치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한국경제 2020년 8월 29일자 '3~17살까지 39명 무차별 납치…美아동 성매매조직 충격' 기사 참조). 내가 "사라졌다"라고 생각한 건 아이를 유괴해 부모에게 돈을 뜯어내는 행위가 사라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부디 진화하지 말고 소멸했으면 하는 범죄가 기어이 진화를 하는 모양이다. 

 

5. 범죄가 진화하고 있고 아이들이 여전히 납치와 폭력의 공포에 시달린다는 사실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블랙폰'이 여전히 유효한 공포영화라는 걸 보여준다. 2022년에 이 영화가 등장한 것은 세상이 변하고 기술이 발달해도 범죄에 노출된 '약자'가 느끼는 공포는 같다는 걸 보여준다. 여기서 '약자'라고 언급한 이유는 '블랙폰'에서 피해자로 등장하는 아이들이 모두 남자라는 점이다. 그것도 10대 소년이다. 이는 현재 범죄 스릴러 영화들 중 상당수가 여성을 피해자로 삼은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블랙폰'에서 납치돤 아이들 중에서는 운동을 좋아하는 10대 소년들이 상당수다. 이들은 그래버에게 납치돼 살해당하지만, 영화는 폭행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장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그래버가 행하는 폭력은 칼로 위협하는 장면이나 허리띠를 들고 무섭게 앉아있는 장면이 전부다("허리띠로 사정없이 때린다"는 표현도 죽은 아이의 말을 통해 들려줄 뿐이다). 영화 속 대부분의 폭력은 피니를 괴롭히는 아이들이나 그웬을 때리는 아버지의 모습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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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블랙폰'에서 등장하는 폭력은 저항 가능한 위치에서 등장한다. 영화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로빈(미겔 카사레스 모라)의 폭력 장면은 동등한 위치에서 행해진다. 피니를 괴롭히는 아이들과의 폭력적 관계도 기어이 역전된다. 그웬을 때리는 아버지는 영화가 나름의 명분을 부여하고 기어이 무릎꿇고 사죄하게 만든다(다만 한국의 일부 관객들이 이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영화 속 많은 장면들이 '저항 가능한 위치'에서 폭력이라면 납치범과 납치된 어린이와의 관계는 철저한 상하관계에서의 폭력이다. '블랙폰'은 납치범의 공포를 부각시킬 수 있는 이 위치에서의 물리적 폭력을 배제시켜버리면서 공포를 키워낸다. 이는 영화가 가학과 피학에 의한 자극을 배제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실제로 납치를 소재로 한 범죄 스릴러 영화의 경우 성인여성을 납치해 가학을 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범죄의 공포를 심어주려는 의도도 있지만, 범죄행위 자체의 자극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다(개인적으로 '분노의 상품화'를 우려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블랙폰'은 남자아이를 납치한다는 지점과 납치범의 물리적 폭력이 배제됐다는 점에서 가학의 공포를 배제한다. 그 대신 '일상의 공포'로 빈 공간을 채워넣는다. 이는 시대상을 상징하면서 자극적으로 공포에 접근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7. 납치된 피해자가 남자아이라는 점은 강력범죄의 정의를 확실시한다. 영화 속 그래버는 남자아이를 대상으로 한 변태성욕자가 아니다. 그는 납치한 아이를 대상으로 물리적 폭력을 포함해 어떤 폭력행위를 하지 않는다. 그저 추상적인 명분을 내세우며 납치해뒀다가 기어이 죽인다(영화에서는 "게임을 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하지만, 구체적이지 않다). 영화는 그래버가 왜 남자아이만 납치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강력범죄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그저 '물리적 강자'가 '물리적 약자'를 대상으로 벌이는 일이라고 정의할 뿐이다. 실제로 '블랙폰'에서는 싸움 잘하는 아이들도 납치돼 살해당한다. 이것이 할리우드의 PC주의에 반(反)하는 결과물인지 모르겠다. '블랙폰'은 무덤덤하게 범죄를 정의내리고 성별에 따른 차별을 흐려버리면서 범죄에 대한 보편적 경각심을 일으킨다. 범죄는 강자가 약자를 상대로 저지르는 폭력적 행위가 맞다. 이는 학교폭력이나 해외의 납치·살해 사례를 봐도 드러난다('범죄도시2'의 소재가 된 사건). 다만 여성이 물리적 약자인 경우가 많아서 범죄가 성별에 따른 폭력행위라고 인식될 뿐이다. 

 

8. 범죄는 경제발전과 함께 나타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발전은 곧 양극화가 확대되는 걸 의미한다. 일본의 버블경제나 한국의 IMF 직전 경제성장 시기에서는 기회를 잡는 사람만이 부자가 됐고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가는 사람은 더 가난해졌다. 이처럼 양극화가 심해지고 대외 요인이 발생한다는 점은 저성장 시대가 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세계 초강대국으로 입지를 다졌으나 베트남전 패전 이후 전쟁 비용이 발생했고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경제적으로 불안해졌다. 여기에 1970년대 오일 쇼크까지 이어져 미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경제가 발전하는 것은 그만큼 불안한 시대를 살게 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블랙폰'이 197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한 것은 전쟁 이후의 불안과 폭력을 계승받은 아이들이 주인공이면서 그 불안이 2022년에도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와 같다. 실제로 2022년의 경제 규모는 이전보다 훨씬 더 늘어났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간 신 냉전시대로 불안은 더 커졌다. 미국의 경제위기도 여전한 상황이고 상대적 박탈감과 불안도 여전하다. '블랙폰'은 마치 1970년대라는 거울에 비춰본 2022년과 같다. 

 

9. 결론: '블랙폰'은 논란이 될 장면이 다소 보이긴 하지만, 그것을 구호처럼 전면에 내세우진 않는다. 납치 당하는 공포와 검은 전화를 통한 아이들의 연대를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공포영화지만, '블랙폰'이 다루고 있는 일상의 폭력은 생각해 볼 여지도 있다. 아동학대와 학교폭력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불안한 사회를 사는 어른들이 자신의 트라우마를 아이들에게 물려주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는 결코 아동 성범죄자를 두둔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아동 성범죄자는 끔찍하고 잔인한 짓을 저지른 만큼 그에 합당한 처벌과 사회적 비난을 받아야 한다. 다만 범죄에 대한 처벌과 함께 폭력을 일으키는 근원에 대한 고찰과 대응도 필요하다. '블랙폰'에서 허리띠로 그웬을 때리는 아버지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이후 장면에서 아버지가 그웬에게 엄격한 이유가 나오고 마지막 장면에 아버지가 무릎 꿇고 울면서 사과하지만, 이것들이 온전히 신뢰가 가진 않는다. 불안한 시대에서는 어른의 트라우마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블랙폰'에서 가장 무서운 점은 아이를 납치한 그래버나 아이의 아버지나 같은 시대를 겪은 사람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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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긴글 잘읽었습니다.
영화와 관련된 많은 사회적 요소들을 블랙폰 영화 소개하느라 삽입하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
12:54
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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