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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MX보고 나왔습니다 - 노스포/스포 리뷰

litzj
2509 15 16

영통 MX에서 방금 끝마치고 왔습니다 ^^

 

20220727_203639.jpg

 

 일단 아직 안보신 분들을 위한 부분을 먼저 적자면

- 보십시요 -

 

 제가 이순신 전문가도 아니고 모든 관련 영상/활자 매체를 섭렵한 사람도 아니지만, 제가 봐왔던 임진왜란 / 이순신 영상 재현물들 중에서

"가장" 괜찮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매체가 연기가 더 나았건 뭐가 나았건 어쨌든 임진왜란의 해전 그리고 이순신에 관해 최근 동향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무리없이 모든 요소가 맞물려 돌아가는걸 감상할 수 있습니다.

 

(대체 명량에서는 왜 이렇게 안하신거죠? ㅠㅠ 명량같은 한국사에 몇 없는 극적인 장면에서 최민식 배우님 데리고 이 정도 구현도 였으면 국뽕 주모고 나발이고 제 마음속 전쟁영화 원톱을 찍었을지도 몰랐을텐데 ㅠㅠ)

 

 올해 최고의 영화니 하는 수식어는 아래의 스포포함 리뷰부분에서 보듯이 오버겠지만, 명량 때 받았던 "꾸리꾸리"한 느낌은 거의 없어졌고, 감독도 임진왜란의 양상과 무기, 해전 등에 대해 더 진지하게 연구한 결과물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다큐나 그런건 아니고 (그런 느낌을 받는 분들도 있는 모양입니다만) 서스펜스도 분명히 괜찮습니다. 13척이 아무리 만만하기로서니 해류하나 믿고 리슌신~하면서 뛰어가는 망나니도 이제는 없구요.

 

 몰론 명량의 그 "꾸리꾸리"한 느낌을 더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서도 어짜피 다른 영화에서는 명량형 꾸리꾸리함을 더 찾기 어려우므로 그런 분들도 한산을 보셔야 하긴 하겠습니다 ㅋㅋ

 

 

 

 

 

 

 

 

 

 

 

 

 

 이하는 스포? 포함이니 보신 분들만 아래로 컴

 

 

 

 

 

 

 

 

 

 

 

 

 위에서도 적었지만 제 취향 기준으로는 정말로 잘 나왔네요. 많은 분들이 "전쟁물"에 대해 다양한 취향이 있기 때문에 하나의 영화가 모든 걸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특히 인류역사상 인류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잔혹한 형태 중 하나인 전쟁에 대해서는 영상의 사실도만 달라져도 어떤 사람은 이게 참혹한 진실이라며 선호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진실과는 별개로 감상이 가능한 영화로써 납득하기 어려운 사람도 많습니다. 

 영상 사실도와 별개로 이야기 서사에 있어서도 비슷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특전 유보트나 마스터 앤 커맨더 같은 경우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영화를 좋아해 줄 것이라는 자신이 없을 뿐더러 또 어떤 사람들은 차분한 빌드업과 사건경과에 대한 부분은 빈약해 보여도 신나게 적을 부수는 모습 그 자체에 열광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제 기준에서 "전쟁물"은 하나의 장르 규범보다는 전쟁물 내에서도 "드라마"냐 "액션"이냐 "작품성?을 강조하는 전쟁 고발물"이냐 등으로 더 나뉘는 편입니다. 몰론 3가지를 다 만족시키면서 특히 마지막 부분이 훌륭한 경우 보통 전쟁물의 명작으로 취급받지만, 마지막 부분이 잘 강조?될 수록 사실 흥행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액션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감소되기 쉽습니다. 

 거기에 차칫 잘못 강조했다간 순식간에 국뽕물이 되기도 합니다. 전쟁고발물이 아니라 단순히 적군 고발물이 되고 아군의 감투정신을 고취하는 그런 영상물이 되버리거든요.;

 

 전작인 명량의 경우, 사실 드라마는 최민식 배우분의 원톱 캐리력에 의존하고, 액션은 여전히 올드한 원거리 함포사격설과 한국인의 처절한 감투정신에 기대는 것, 참혹함은 나쁜 니뽄놈들을 강조하는 것으로 떼깔은 좋지만 액션 재현도 높이 평가하긴 애매하고, 전쟁물로써도 국뽕물 이상이라고 하기 어려운 결과물이었습니다. 

 그나마 떼깔과 배우분의 연기로 민망함을 감출 수 있었던 그런 정도라고 생각하고 제가 위에서 얘기한 그런 영상물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저희 부모님도 명량을 보시긴 했지만 처음에 한산에 대해 명량의 그 감독이면 안볼꺼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말씀은 안하셔도 쌍팔년도 영상물 느낌을 받으신게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다행히도 한산은 왜 갑자기 유턴을 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톤을 완전히 다르게 나갔습니다. 

"드라마"는 원톱 이순신의 감정 표현에 의존하는 것에서 완전히 이 전투의 before-current-after를 나름 잘 풀어가는 것으로 바꾸었는데 일단 여기서 제 취향에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몰론 명량의 이순신 제독이 느껴야했을 상황과 한산의 이순신 제독이 차분하게 이 전쟁을 끌어나가는 상황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명량같은 극한의 감정표현을 할 필요성 자체도 적긴 했습니다만, 그걸 감안해도 급 말끔해졌다는 생각은 바뀌질 않았습니다. 거의 칼의 노래에서 독백을 빼버리고 아무 말없는 외양만 남기면 저 모습이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 이 때문에 구현빈도는 낮아?졌어도 구현의 사실도는 더 나아지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액션은 나중에 얘기하고 드라마와 연계된 "전쟁고발물"로써의 한산을 보자면, 사실 이 영화의 평점이 더 못오르는 이유가 되는데, 한산에서는 이 부분을 거의 다루지 않게 되었습니다. 전에 얘기한 명량에 대한 비판이 의식이 되는 부분입니다만, 전작에서는 그 부분에서 마이너스 점수를 획득했다면 이번 작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음으로써 그냥 실점없이 빵점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있습니다. 

(아마 이동진 평론가님도 이런 느낌에서 장점도 단점도 없다라는 평을 남기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네요)  

 

 의/불의 의 문제, 항왜준사와의 이야기에서 해당 주제가 약간은 다루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항왜준사가 생각보다 영화의 가장 큰 사건인 한산대첩 전투보다는 의병전투와 더 긴밀하게 엮여버리면서 따로 논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들 의vs불의라는 대답은 어찌보면 이순신 제독다운 심플하고 굳건한 생각일지라도 영화의 모든 인물들이 그 생각을 향해 어떤 감응을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항왜준사가 전향했을뿐- 여전히 영화의 약한 부분이라는 것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아마 이순신 제독이 명량 다음으로 감정적일 수 있는 "노량"에서는 좀 달리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긴하는군요)

 

 다만 임진왜란물에서 -특히 우리나라에서- 일방적 침략자인 일본군을 다른 전쟁고발물의 방향처럼 다룰 수도 없고, 일본군에 의해 괴롭힘 당하는 백성들을 강조하는 것 또한 이미 너무 많이 다루어져서 사실 제가 감독했다고 한들 딱히 이 부분에서 좋은 방향이 떠오르는게 없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액션"은 앞서 얘기한 "드라마"의 방향 변경과 추가 연구에 힘입어 가장 많이 개선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드라마를 최대한 하이라이트에서 보여줄 액션이 "왜 이렇게 되는가"에 대한 것으로 포커스를 변경했기 때문에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에서야 등장하는 액션에 대해 납득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부분의 기승전결을 살짝 어물쩍 잘 넘겨서 전투의 기승전결에 온연히 집중했다고 해야할까요.

 

 이 부분에서는 탑건과 비슷한거 아니야? 싶을 정도지만 탑건은 전쟁물보다는 항공-청춘(매버릭에서는 은퇴-노년으로 완벽한 수미상관)물로써의 기능을 하기로 작정?한 영화이고, 감정선의 비율 또한 비슷하게 짧지만 대단히 깔끔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평가가 높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이 직접 피 튀기는 느낌이 적은 전쟁물이 아닌 항공물의 장점아닌 장점이라고 해야하나요.

 

 잠시 얘기가 샜지만, 한산은 함포를 쏘는 것도 장거리에서 쏘는 것과 학익진에서 조란탄과 포탄을 조합해 "일제사 결정타"를 보여주고, 거북선도 다양한 배리에이션과 다양한 전투 모습을 최대한 납득할만한 모습으로 보여줍니다. 그야말로 우리가 보고 싶어했던 이순신 제독 휘하 조선 수군의 ""정점""을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정말 이 부분 한정해서는 해전관련 영화들 중에서도 고전-중세-현대를 안가리고 가장 낫지않나라는 생각도 감히 해볼 정도 입니다. 이 부분만 해도 이미 표 값은 하고도 남는다라는 것도 가능하구요. 

 앞으로 관련 영상 매체에서 완전히 새로운 학설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 부분을 자료로 써도 딱히 뭐라 할 사람도 없을 듯할 정도. 어떤 분들은 "일제사 결정타"가 한큐 내지는 대장선 끝내기 위해 한번 더 정도 나오는게 아쉬울 수 도 있겠지만 굉장히 담담한 이 영화의 톤에는 이 쪽이 더 어울린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명량도 함포야 장거리/근거리, 포탄 종류 안가리고 쐈지만, 초반 이후로는 극한에 몰린 사람이 되는대로 갖다 쏘는 인상이 심해진데다가 화폭선의 그 씬... 과 저격수, 리슌신~, 백병전이닼! 하는 전개로 인해서 두서있는 모습이라기 보다는 그냥 다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었구나 라는 느낌이 심했었습니다. 칠천량 이후 차분하게 군비와 작전을 준비하는 모습보다는 아들 붙들고 "죽어야겠지 내가" 라든지 장군님! 저희가 왔습니다요. 구선이다 구선이 나타났다! 등등... 그만해야겠습니다. 생각할수록 설명하기 난감한 장면만 늘어나네요. 

 

 어쨌든 한산에서는 그러한 모습없이 서로가 조심스럽게 최소 수천~만 단위 인력과 함선의 지휘관답게 탐색하고, 정보를 통해 초기 계획을 상황에 맞게 틀어가며 상대에 접근하는 빌드업이 정말 잘됐습니다. 드라마 부분에서도 얘기했지만 인물 드라마가 약할지언정 전투 드라마와 액션의 상호관계는 정말 매끄럽구요. 

 

 상대도 멘붕하기 보다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승기가 자신의 것이라고 확신했고, 또 자신이 꽤 부지런하게 확보한 정보에 의하면 그 순간까지도 합리적인 판단을 했다고 보기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중세의 전투들도 당시의 한정된 정보와 느린 전달속도 등을 다시 따져보면 패배한 지휘관이 무조건 무능해서 그런 판단을 내린게 아닌 점들이 후세에 많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영화도 그런 식으로 이 전투를 바라본 듯 하구요. 

 

 마지막 엔딩도 후손 드립으로 참 거시기했던 명량과 달리 이 영화내내 이순신 제독이 보여준 스타일과 비슷할 정도로 냉정하게 후속 전투를 이어가고 이 전투가 미친 영향을 정리하는 것으로 잘 끝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이 끝난 전투도 아니어서 끝맺음하기 어려운 지점인데 과잉이나 부족없이 깔-끔했습니다. 

 

 

 

총평

 

 명작 전쟁영화로 놓기에는 사실 전쟁고발물이든 인간 드라마든 그런 부분이 참 없는 영화입니다. 어설프게 시도했던 명량에서 엄청난 비판을 들었기 때문인지 아예 들어서 빼버린 인상을 받았습니다. 실점할 바에는 득점도 하지 않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머지를 재현하는데 있어서는 그간의 임진왜란 / 이순신 제독 관련물들 중에서는 감히 제일 낫다고 생각해봅니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지라도 최소한 감독과 제작진이 불확실한 부분이 많은 함포, 판옥선, 거북선 그리고 각 지휘관들의 생각을 재현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점까지 부인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영화의 톤과 지향점이 배틀 오브 브리튼 생각이 좀 나기도 합니다)

 

 

 

ps. 카메라 웍과 연출이 좀 살짝 촌스러운 장면이 몇 컷 있긴 합니다. 참 이게 비율상 욕 안먹을 정도로 아슬아슬할 정도로만 있어서 ps에서만 언급하겠습니다. 

 

ps2. 리뷰 톤이랑은 안어울려서 본문에는 뺐지만, 거북선이랑 일제사는 쩔긴 쩌네요... 하... 저도 한국인 맞습니다...

 

ps3. 명량과는 음악만 같고,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담담한 이순신 제독님 전쟁영화에 대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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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인물서사를 배제하고 상황과 사건을 담담하게 그려낸 부분이 흥행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02:12
22.07.28.
litzj 작성자
ejectejecteject
네 어떻게 보면 명량과 톤이 반대로 나간 영화인데 같은 감독이라니 ㅎㅎ
02:15
22.07.28.
profile image 3등
해전 연출은 확실히 좋았으나... 스토리가 여러모로 아쉽더라구요. 이렇다 할 특별한 점 없이 무난하게 눈요기용으로 만든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론 이순신 개인의 고뇌와 서사가 좀 더 표현됐으면 했네요.
02:42
22.07.28.
litzj 작성자
강꼬
추측이지만 그 고뇌와 서사시도가 명량에서 깔끔하게 혹평당한 탓에 몸을 사린거 같습니다
02:48
22.07.28.
profile image
litzj
전 명량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던게 이순신 묘사여서... 묘사를 너무 줄인 나머지 사려도 너무 사린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ㅋㅋ
03:01
22.07.28.
litzj 작성자
강꼬
그래도 실록이나 타 기록에 나오는 엄정하고 재미없는? 사람이었다는 느낌은 잘 살았습니다ㅋ
07:07
22.07.28.

명량이 아닌 한산 스타일의 후기네요^^
잘 읽었습니다
영화 초보라 한마디 할 수준은 아니고 그냥 보고 재미있고 시간가는 줄 모르는 영화면 마음껏 즐깁니다
얼마전 헤어질 결심보고 푹 빠져서 이야기할 곳 찾다가 수준높고 매너좋은 익무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한산 좋았고 이순신 장군의 모습도 박해일 배우에 대한 사심 가득인지라 그 연기에 행복했고 해전씬은 두말하면 잔소리고 앞부분의 빌드업도 좋았습니다
뻔한 이순신 영화나 드라마는 세상에 널렸으니
익무 초보는 그저 이런 좋은 후기 접하면서 겸손하게 배우는 중~

06:49
22.07.28.
litzj 작성자
Olim

ㅎ 감사합니다 아쉬운점이은 있어도 빌드업ㆍ전투등은 명량보다 잘 개선되고 더 나은 영화라 봅니다

07:08
22.07.28.
profile image

말씀하신 "꾸리한 느낌"이 부족하다면 <명량>을 보면 되고...

훨씬 제대로 된 전쟁 영화를 원한다면 <한산>이고...

흥미로운 시리즈라고 생각합니다.^^

10:31
22.07.28.
litzj 작성자
golgo
넵 같은 감독이 이렇게 다르게 뽑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59
22.07.28.
profile image
신파도 없는 듯. 질질끄는 느낌도 안 느껴지게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글이 참 잘 읽혔습니다. 고증도 공을 들인 것 같고 어느정도 영화적 상상도 있겠지만 잘 만들었단 생각을 하게 되어서 반응이 나쁘지 않게 이어질 듯 합니다.
10:39
22.07.28.
litzj 작성자
나란46
넵 적어도 지금 후손들이 할 수있는 상상력 내에서는 잘뽑은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10:58
22.07.28.
후기 잘 읽었어요^^
이로써 마지막 노량이 더 기대되네요 🤗🤗
10:46
22.07.28.
litzj 작성자
YesMemory
감사합니다. 저도 이번 작이 괜춘해서 노량이 기대됩니다. 김윤석 배우님 사극연기야 이미 대단하기도 하고
10:59
2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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