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 : 사라지지 않는 익무 시사 후기입니다
몇년 전이었는지.. 길가에 걸려있던 현수막이 기억났습니다. 6.25 전사자 가족들의 dna를 채취한다는 내용이었어요. 현대사에 부침과 아픔이 많았던 우리나라인지라 전쟁, 전사자와 관련된 현수막임에도 특별한 인상을 남기진 못하고 그렇게 흘려 지나갔습니다.
이 영화는 206개로 이루어진 인간 뼈, 장례의식을 치르지 못하고 매장된 과거 전쟁 희생자들의 유해를 발굴하는 이야기입니다. 전쟁과 집단 학살로 목숨을 잃고, 반공을 국시로 한다는 등의 지배 이념으로 죽음마져 잊혀진 이들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을 기록한 기록물입니다.
다큐멘터리 장르로서 완성도가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영상자료를 모은 작품(물론 그런 작품도 작품마다의 가치가 있습니다)이 아닌 기획부터 작품의 완성을 염두에 둔 티가 나는 만듦새이면서도 너무 현학적이지도 않게 작품을 풀어나갔기에 다큐멘터리 그 자체를 즐기기에도 흡족했습니다. gv 질문에 나왔던 종소리 효과음 같은 부분에서 감독님의 섬세함이 느껴지기도 했네요.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감독의 할머니와 사회운동가, 자원봉사자, 그리고 유족인 유해발굴단 단원들이었습니다. 사회운동가는 왜 어떻게 유해발굴단 작업을 하게 되었는지, 자원봉사자들은 유해발굴단 작업을 하며 어떤 일들이 있었고 작업을 하며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유족은 이 유해발굴 작업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어떤 두개골을 발견했을 때 꼭 그 두개골이 (즐겁게)웃고 있는거 같았다는 발굴단의 인터뷰나 교과서에는 한 문단도 안 될, 한 줄 정도의 설명이 수많은 이야기가 쌓이고 세월이 축적된 사실의 집약이었다는 이야기, 자신의 어머니에게도 말하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고백한 유족의 이야기는 참으로 여운이 길게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그 당시를 살다 사라지게 되어버린, 이제야 발굴이 된 그 흔적들이 매우 인상적이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반가웠구요.
만듦새도, 그 만듦새로 보여주고 들려준 이야기도 인상깊었던 작품이었습니다. 호국보훈의 달 6월에 보게 되어 더 의미있게 느껴진 작품이었어요.
덧, 엔딩크레딧을 보니 '공동정범'을 연출한 김일란 이혁상 감독의 이름도 있었던거 같았는데(좋아하는 다큐멘터리 작품이라 감독님들 성함을 외우게 되었네요) 잘못보았을 수도 있겠지만 괜히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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