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일장춘몽>아이폰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리고 진정한 뜻
<일장춘몽> https://youtu.be/Ut7Xblc9yJE
박찬욱<일장춘몽>아이폰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리고 <일장춘몽>의 진정한 이야기
박찬욱 감독의 아이폰 영화<일장춘몽>이 화제입니다.
신기하게도 영화관 어플에 들어가보면 광고의 형식으로 감상이 가능하게 링크되더군요.
<일장춘몽> → 유튜브 → 아이폰(애플) 로 이어지는 마케팅 구조가 인상적입니다.
박찬욱 감독 외에도 거장감독들의 아이폰 촬영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죠.
제가 <일장춘몽>을 감상하며 놀란 점은 "아니 이거 진짜 아이폰만 사용했는데?" 라는 것 이였습니다.
물론 박감독님의 아이폰에 비친 피사체와 조명은 최상의 조건이겠지만
하드웨어적으로는 분명 아이폰13의 화각이 그대로 보였습니다.
즉, 추가적인 렌즈를 사용하지 않고 아이폰 카메라만으로 촬영된 것이죠.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것에 대해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얼마전 익무의 글에서도 많은 분들이 <일장춘몽>에 추가적 렌즈를 부착해 촬영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걸 보았고
해당 글의 조회수도 매우 높았죠. 하지만 그런 오해에 대해 바로잡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어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카메라에 랜즈 달았는데요?"
오해의 원인 : 메이킹 필름에서 보이는 렌즈 같은 것!
<일장춘몽>메이킹 필름에서 아이폰의 전면이 나오는 장면이 여럿 있습니다. 그 중에서 카메라에 무언가를 장착한 장면이 여러 번 나오죠.
카메라에 대해 잘 알지 못하시는 분들이 보면 충분히 오해하기 쉽습니다.
아이폰 카메라 앞에 붙은 것이 렌즈가 아닌 이유는 렌즈의 광학적 구조가 얼마나 정교한지 이해한다면 바로 납득이 가능합니다.
카메라의 렌즈는 정말로 정교합니다. 0.01mm가 아닌 나노미터의 오차에도 화상이 틀어지고 초점, 선예도가 떨어집니다.
특히나 영화촬영을 위한 시네마 렌즈의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정교함과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죠.
따라서 아이폰 카메라에 랜즈가 장착이 된다면 매우 정교한 형태로 장착이 되어야 합니다.
사진에서 처럼 딱봐도 중앙이 아닌 위치에 3개의 랜즈를 퉁쳐서 위에 대충 얹은 형태라면 광학적 구조가 형성될 수 없습니다.
(아무튼 엄청 정교하다는 자료)
두번째로 만약 아이폰용 시네마 렌즈가 있다면 그것의 개발비용은 너무나 비쌀 겁니다.
카메라 렌즈는 모두 일정한 마운트 규격이 있고 탈착했을 때 오차가 없이 작동하도록 정교하게 설계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아이폰은 그러한 규격도 없고 매번 새로운 폰이 나올 때 마다 카메라의 모양, 스펙이 변경되기 때문에
이 모두에게 호환되는 렌즈를 만드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만약 아이폰13pro만을 위한 시네마 렌즈가 있다고 한다면 그 가격은....
그 돈이면 그냥 시네마 카메라로 찍는게 낫겠다 라는 소리가 나올 겁니다..
"그럼 이건 뭐냐고! 구글에 치면 싸고 좋은거 다 나오는데!"
사실 이런 카메라 렌즈의 구조는 매우 조악합니다.
기본 카메라와 비교했을 때 이런 것을 장착하면 무조건 선예도와 광량에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추가 렌즈를 사용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뿐입니다. 아이폰 기본 카메라가 담지 못하는 특수한 화각을 표현해야 할 때.
하지만 <일장춘몽>에서는 특수한 화각의 장면은 사용하지 않았고 철저하게 아이폰 기본 화각을 계산하여 구도를 연출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애초에 아이폰13프로의 화각은 정말 다양하고 표현력도 좋습니다. 13mm(초광각), 26mm(광각), 77mm(3배율) 외의 화각을 연출하기 위해 굳이 렌즈를 씌워 화질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며 영화를 찍을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렌즈의 형태를 보더라도 너무나 다르죠
렌즈는 기본적으로 화각의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초점거리가 필요하게 되고 고배일 줌일수록 렌즈가 길어집니다.
아무리 초광각 렌즈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이 정도의 두께의 초점거리가 확보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아이폰기본카메라에 딱 붙어있는 저것은 렌즈의 기능을 할 수 없습니다.
(팬케익렌즈. 렌즈가 아무리 얇아도 이정도는 된다고)
장착된 렌즈의 길이가 짧다 = 초광각
근데 아이폰에도 초광각 있는데요? 그러니 굳이 초광각 랜즈를 달 필요 없는 것!
“여기 시커먼 건 뭐야? 이건 렌즈 같은데?!”
이 사진을 보면 아이폰에 붙어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정체가 확실히 드러납니다.
그것은 바로 ND필터
해당 장면은 야외에서 촬영하고 있네요. 야외 촬영의 경우에는 카메라로 들어오는 광량이 매우 강합니다.
이때 카메라에 선글라스처럼 ND필터를 씌워 과노출을 방지합니다.
(과노출을 방지해야 셔터스피드를 낮출 수 있고 모션블러의 역동적인 장면 연출가능)
이어서 나오는 발차기 장면 (아프다)
또한 필터의 두번째 기능으로 카메라 보호의 목적이 있습니다.
휴대폰 액정에 보호필름을 부착하듯 카메라 렌즈 끝에 필터를 장착하여 렌즈에 스크래치/손상이 발생하지 않게 보호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메이킹에서도 보란듯이 카메라를 발로 차는 장면이 이어서 나오네요.
“실내 촬영은 필터가 필요 없는 것 아닌가?”
아이폰에 장착된 이것의 정체는 렌즈가 아닌 필터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제 추측이 맞다면 아이폰에 장착된 것은 UV필터입니다.
아이폰11 이후 카메라의 치명적 결함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고스트, 플레어 현상입니다.
다양한 조명을 사용하는 영화촬영장의 특성상 아이폰으로 촬영 시 고스트와 플레어가 마구 찍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화에 정체 불명의 빛이 둥둥 떠다니면 안되겠죠. 이를 보정하는 역할을 UV필터가 할 수 있습니다.
[확인사살]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220218/111892376/1
박찬욱 감독이라면 정말로 아이폰만으로 촬영하지 않았을까?
저의 생각은 그렇습니다. 애플에서 아이폰으로 촬영하여 영화를 만들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을 때, 박찬욱감독이라면 정말 아이폰 카메라만으로 영화를 찍겠다는 고집을 끝네 완수할 사람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카메라 어플, 마이크, 사운드 이펙트, 조명, 배우, 소품 등등은 프로페셔널 하게 구현되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만큼은 순정아이폰 그대로입니다. 이것은 생각보다 큰 의미를 가집니다.
“난 영화를 찍는 게 불가능 해”에서 “나도 어쩌면 이 아이폰으로 <일장춘몽>같은 영화를 찍을 수 있어”
라는 가능성이 열리게 되는 것이죠.
“일단 아이폰을 들고나가 뭐든지 찍는 일부터 시작하라. 거기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것이다”
- 박찬욱 감독, 일장춘몽 메이킹 필름 중
<일장춘몽>을 통해 박찬욱 감독이 진정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영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전하라는 격려와 당신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렇기에 박찬욱 감독은 다른 트릭 없이 아이폰의 카메라만을 이용하여 고집스럽게 영화를 완성했을 것입니다.
쓰고 보니 애플에서 돈 받고 쓴 글처럼 보이네요 ㅋㅋ
사실 박찬욱 감독과 똑같은 폰으로 아무것도 안 하는 저를 질책하기 위해 쓴 글입니다.
(영화쪽일은 아니지만 카메라도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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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필터 영상입니다.
좋은 렌즈 썼겠지.. 했는데 의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