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vicons님 나눔으로 대관하고 온 [더 마더] 노스포 간략 후기
Supervicons님 나눔으로 지난 토요일 오후 4시라는 황금시간대에 메가박스 상암에서 '더 마더' 를 보고 왔습니다.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아름다운 시간이죠. 6시경 끝나니 영화 보고 저녁 먹거나 술 한잔 하기도 딱 좋은 시간이구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 황금 시간대에 극장에는 저 혼자 뿐이었습니다. 마침 소리 누님이 혼자 왔니? 라며
저를 불쌍한 듯 바라보시네요. "네 단순히 혼자 온게 아니라 저 혼자 럭셔리하게 대관해요" 라고 소리 누님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며 그렇게 대관으로 더 마더를 관람했습니다. ㅎㅎ
저는 이 영화 무슨 영화인지 전혀 모르고 봤는데요. 영화 줄거리는 정말 간단합니다.
약물 중독인 젊은 여성이 홀로 아이를 낳아, 돈 받고 팔아버린 후 되찾기 위해 나선다. 이게 끝입니다.
정말 줄거리만 보면 아주 단순한 이야기인데 영화 보며 뭐지 이 영화? 했던게
시작부터 끝까지 화면에 자막이 전혀 안 뜹니다. 스페인 영화인데 말이죠.
그럼 이 영화가 무성영화냐? 아닙니다. 2022년에 컬러로 제작된 영화가 무슨 무성영화겠어요.
사운드는 상당히 강렬하고 날카롭습니다. 소리 때문에 깜짝깜짝 놀라게 되는 영화에요.
그런데도 자막이 하나도 없는 이유는 이 영화가 무성 영화가 아닌 '무언'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마디의 대사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인물들간의 대화는 커녕 독백도 없습니다.
영화가 시작하고 10분이 지났는데도 스크린에 아무 말도 없이 날카롭게 애가 울며 칭얼대는 소리가 들리길래
이 뭐야? 언제 대사를 치려고 이러지? 했는데 설마 끝까지 아무 말이 없을 줄이야..
이렇게 말이 없다 보니 역설적으로 긴장감이 배가 됩니다. 아이의 울음소리, 발걸음소리, 문이 삐걱이는 소리 등
대사가 사라진 자리를 일상적인 사운드로 채우는데 그것에 훨씬 더 집중하게 되네요.
그리고 마치 자연 다큐를 연상시키듯 광활한 자연과 독수리, 뱀, 거미 등 각종 동물들의 생존사투를 보여주는
장면이 많습니다. 아무 말도 없이 단순한 이야기의 영화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 강렬한 화면과
대사가 없지만 상영관을 가득 채우는 불안한 분위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혼자 보는데 메가박스 상암은 왜 이 날씨에 히터가 아닌 에어컨을 켜는지
천장에서 찬 바람이 술술 불어와서 정말 덜덜 떨며 영화를 봤네요 ㅋㅋ
개인적으로는 아주 색다른 경험이라 좋았는데 취향에 안 맞는 사람은 정말 싫어할 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색다른 경험을 해 보고 싶은 분이라면 추천 드리겠습니다.
추천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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