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n’s Gone Wrong [고장난 론] (2021) 리뷰-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자. {스포일러}
아, 너무 귀여운 거 아니냐. 갖고 싶다.
-어떻게 보면 완전히 스토리가 상반된 작품의 사운드트랙이다.
디즈니 영화인 줄로만 알았다. 자세히 보니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라는 배급사더라.
'소울' 이후 애인과 정말 오랜만의 애니메이션 영화 관람이었다. 귀여운 비주얼에 혹해 어떤 유치한 것도 참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즐겁게 극장으로 향했다.
가족 영화 특성상,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관람하는 부모층에게도 겨냥하는 메세지가 분명 존재하리라 믿었다. 그럼 그렇지, 곱씹을수록 참 잘 만든 작품이다.
완전히 맥이는구만.
영화는 처음부터 무얼 말하고 싶은지 보여준다. 자신의 모든 일상과 감정을 공유하여 가장 잘 맞을, 취향과 취미를 공유하는 친구들을 찾아주어 친해지도록 하는 우리 귀여운 비봇들. 조금은 유치했던 도입부에서부터, 쉬는 시간 때에 운동장을 나서는 여자아이 둘이 보인다. 둘은 친구가 될까 손을 내밀지만 각자의 비봇이 공감대가 없다는 메세지를 띄우고, 둘은 그렇게 어색한 웃음으로 멀어져 간다.
참으로 편리하건만, 삭막한 세상이다.
원래 기본 커스텀은 낭만이지.
주인공 소년은 어쩌면 불쌍할 뿐이다. 기계에 물들어 사는 것을 염려한 가족의 방침으로 그 흔한, 모든 아이들의 필수품인 비봇 하나 없이 왕따 생활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설령 비봇에 빠져 사는 것이 아이의 발달을 둔감케 하더라도, 자신의 그런 신념으로 자식에게 그런 고통을 지게 하는 건 끔찍한 행동이다. 물론 작 중 아버지는 그에 대해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란 변명 거리가 존재하긴 한다.
추가로, 바니와 론이 숲속으로 향하는 장면에서 사바나가 무슨 목이 360도 돌아가는 괴물이 있다며 위험하다 말하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대체 무얼 말하는 거지 의아했었는데, 숲으로 달려가는 바니가 외친다.
'그건 부엉이야!'
머리가 멍했다. 평소 식사 자리에서도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초등학생 사촌들에게 필자는 항상 면박을 주곤 했다. 아버지와 그러한 것에 이야기를 나눌 때에 항상 필자는 말했다. 스마트폰 때문에 애들 평균 지식이 떨어지고 있다고, 멍청해지고 있다고 말이다. 필자가 이리 말한 것은 작 중 바니의 아버지가 바니에게 기계의 악영향을 설명하며 자신의 휴대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모순과도 같은 행동이라 스스로도 느끼고는 있지만, 영화에서 이러한 현대 문제를 언급할 줄은 몰랐다.
모든 세상에 통하는 이야기였구나, 기술의 발달로 더 이상 아이들은 책이 아닌, 유튜브를 지식의 보고로 여기고 있으니 말이다.
이미 친구가 아닌 애완동물이잖아.
우여곡절 끝에 자신만의 비봇을 갖게 된 소년은, 그의 비봇이 인터넷망과 연결되지 않은, 마치 공기계와 같은 것을 알게 되고는 어떻게든 자신의 친구로 만들기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세뇌시킨다. 우정은 양방향이라는 말을 했음에도 그는 비봇이 언제나 자신만을 바라봐 줄 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드는 데에 심혈을 기울인다.
어린 나이와 그간 소년의 학교생활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그럴 만하다 생각한다. 영화가 그 모든 결점을 후에 바로잡아주기에 다시 한번 참으로 잘 만들었다 느낀다.
그럼에도 무언가 이상한 바니의 비봇은 역시 놀림감이 되고야 만다. 바니와 비봇은 그저 다른 아이들과 다른 것 뿐인데 말이다. 영화의 원제가 다시 보였다.
WRONG.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닐진데, 돌을 좋아하고, 인터넷 기능이 없는 둘은 이미 모두에게 있어 틀린 것이었을 뿐임에 씁쓸하다.
아 진짜 너무 귀여워.
버블 사의 마크와 앤드류를 보며 무엇을 겨냥한 걸까, 어림짐작만 하고 있었다. 관람이 끝난 후 돌아오는 길의 차 안에서 애인이 작 중 버블 사는 완전히 애플 사를 비꼬아 말하는 것이었다 상세히 알려주었다. 완벽히 같지는 않지만, 대충의 포지션으로 말하자면 마크는 스티브 잡스, 앤드류는 팀 쿡을 보이는 듯하다. 모든 기반을 닦은 마크는 결국 경영면에서 훨씬 뛰어난 능력을 보이던 앤드류에게 밀려 CEO자리를 빼앗긴다.
이 과정에서 앤드류가 비봇을 악용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굳이 깊게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미 보여지고 있는 것들이 실상 더 중요한 교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정도야 뭐, 앤드류의 악행 묘사로 빌런 점수에 가점을 한 셈 치는 정도.
반품!
마지막, 아이들이 오히려 비봇에 빠지다 못해 집착하며 피폐해지고, 슬퍼하는 꼴들이 나온다. 자신의 수치스러운 영상이 온 세계에 퍼져 이불을 뒤집어쓰며 슬퍼하고, 자신의 스트리밍의 시청자 수가 0을 유지하여 실망하고, 게임 랭킹 1등에 집착하고, 방구석에 신발들을 모아두고 친구들과 노는 것마냥 사진을 찍는다.
노골적인 성인 버젼으로 곧장 연상되는 것이 씁쓸했다. 가감 없이, 조금 비약적으로 말해보자면 이는 각각, 몰카 피해자, 소위 하꼬라 불리우는 무명 인터넷 스트리머, 구제불능 게임 폐인, 방구석 여행러 정도로 묘사될 수 있지 않겠는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느껴지는 것은 같았다. 아이들을 배경으로 하여 사회적 문제들을 이리 다루고 있다니, 역시 가족영화는 모두의 관점과 시선을 겨냥하는 듯하다.
필자가 입버릇처럼 달고 살던 말이 있다.
인생이 어찌 항상 자기 좋은 사람과, 자기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만 어울려 지내겠냐고.
할머니 말대로 숲속에서 친구와 노는 꼴이 됐네요.
요즘 시대에 이런 건 말도 안 된다 여겼지만,
어쩌면 이런 세상이 가진 장점이 단점보다 많을 지도 몰라요.
영화를 보고 홀린 듯 써본 글귀.
ps. 저 귀여운 녀석의 성우가 행오버에 그 또라이였다니, 새삼 놀란다.
pps. 필름마크를 비롯, 귀여운 인형도 받았다. 너무 귀엽당.
ppps. 인스타에 쓴 짤막 리뷰다.
(by. SQUARE IDIOT)
(by. 네모바보)
네모바보
추천인 4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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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부족한 글일진데... 감사합니다!!!
https://extmovie.com/movietalk/69866119
확실히 어른이 되니 시선 자체가 비슷해지는 것 같아요. 씁쓸하죠 :'(
애니에 담긴 주제의식을 쏙쏙 와닿게 정리해주신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