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촐트 기획전] 6편을 보고난 감상과 짧은 단평(뒷부분에 스포)
예전에 <운디네>와 <피닉스>를 보았기에...
이번 페촐트 기획전에선 <트랜짓> +1작품 정도 보려했으나,
어쩌다보니 <내가 속한 나라>를 제외한 남은 작품을 다보았네요. ㅎㅎㅎ
(요건 걸리는 곳이 넘 멀어서 끝내 못볼듯한...ㅜ)
개인적인 만족도는 최근작일 수록 높더라구요.
전 운디네(2020) > 트랜짓(2018) = 피닉스(2014) > 옐라(2007) > 바바라(2012) >>> 열망(2008) 순으로 좋았습니다.
점점 제취향을 저격해오는 페감독님!! ^^ (빵야!)
작년말 가장 처음으로 접했던 운디네는 취향저격으로 물욕까지 동해서 N차를 했었지요. ㅎㅎ
이번 기획전으로 4편을 더해 6편을 쭉 보다보니, 뭔가 묘하게 쌍쌍의 결이 비슷하다고 느껴지더군요.
1.옐라+운디네 : 시대를 갈아타며 적응해나가는 격변기 존재의 결단! (1여+2남)
포스터를 뚫고 강렬하게 응시하는 물빛 이미지
2.열망+트랜짓 : 이리저리 관계가 뒤섞이는 이민자/난민의 혼란스러움 (1여+2남, 남자중심)
여기서 제3자는 누구일까 싶은 세 인물의 구도
3.바바라+피닉스 : 갑갑한 새장에서 탈출하고픈/해야하는 고달픔과 미련? (여자중심)
달리는 탈것에서 주변(뒤)을 살피는 그녀
6편의 영화들 모두 여성이 극을 이끌어가거나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하는데,
니나호스와 파울라베어의 느낌도 비슷하고,
(마른 몸매와 또각구두를 신은 각선미, 앙다문 입과 큰 눈에 요오물 같은 느낌이 존똑!!)
또... 왠지 펫졸드 감독의 영화에는 기차, 물, 빨간옷, 상처나 깨진 물건, 그리고 담배?!!가 자주 쓰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ㅎ
하긴... 인터뷰/시네마톡에서도 담배를 피시니...^^;
*요 뒤의 각 작품별 단평부터는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닷! ^^
[옐라] 2007 : 새로운 남자를 따라 자본주의 빼꼼이의 물이 들었을 때.
과거(동독 비텐베르크)와 미래(서독 하노버)의 시대를 갈아타며 능력이 만개하는 그녀...
이래저래 윤리따위 상관없다는 그들이 좌회전하여 물 속에 꼴아박지 않고, 직접 운전하여 우회전 했다면...?
(운디네의 전신과도 같은... 물 웡웡, 까마귀 까악, 쾅소리가 들리는 기묘한 이야기!)
[열망] 2008 : 치정 삼각관계에 인종, 권력관계가 들어가게 되면?
모든걸 감시하는 눈치 100단 갑과 그에게 얹혀살면서도, 벗어나고픈 을들의 사랑과 믿음과 배신...
그들 위에 서서 짓누를 것만 같은 터키 이민자에 대한 두려움일까나... 결국 동행하지 못한 타살같은 순교...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뭐가 그렇게 불편해서... 마치 제2의 유대인 박해를 경계하는 듯한 시선!)
[바바라] 2012 : 떠나고픈 자들과 돕는자들과 붙잡고픈 자들과 막는 자들.
개인의 자유가 통제된 세상 동독에서, 그녀는 무엇으로 삶을 살아낼 수 있는가...
허클베리핀의 발걸음은 그림 속 렘브란트의 시각으로 바뀌고, 소설 속 시골의사의 가슴을 갖게 되는데...
(뻘생각... 페촐트 감독 영화를 보다보면, 담배가 미친듯이 고프네요.ㅜㅜ 서독담배맛은 동독이랑 어떻게 다르길래?!!)
[피닉스] 2014 : 죽어가던 미운오리새끼는 알고보니 죽지않는 불새?!
붕대계란에서 부화하여 보호자를 따라쫒으며 정체성을 인정받으려 고군분투하던 병아리는 커서...
미련없이 정체를 드러내며 불싸지르는 이스라엘이 되는건가? ㄷㄷㄷ
(마지막에 멍때리며 크레딧이 끝날때까지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뒤끝!)
[트랜짓] 2018 : 떠나야하는/떠나고픈 자와 미련이 남은/남겨진 자.
내것인가 남의것인가, 내 아내/남편/아들/반려견인가 그저 남일 뿐인가...
자격과 관계의 착시가 얽히고 섥혀 이리저리 방황하는 난민들... 떠나야만 사는 그 모순가득한 선택의 끝에는...
(나치시절인지 현대인지... 그 어느것 하나 특정지을 수 없는 이 혼란함!!)
[운디네] 2020 : 뭍으로 나와 staying alive, 그 다음을 위해 diving alone...
시대가 바뀌었을 때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여야하는 구시대 유물의 애잔함이란...
더이상 기능을 따를 수 없는 형태들에게 바치는 헌사... 심연에 잠긴 본원의 열쇠를 찾아 헤매이나니...
(베를린궁에 담긴 도시/건축의 역사와 물의정령 신화를 따라 꼬로록...)
여튼 페감독님 작품은 얼핏보기엔 걍 남녀의 로맨스를 다룬듯 하지만,
묘하게 독일의 역사와 사회적 이슈가 안에 녹아들어있단 느낌이 드네요.
차기작으론 또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기대가 됩니다. 왠지 또 폴라 비어가 나올 거 같은? ㅎㅎ ^^
* 관련된 페감독님 작품 후기는 요기!!
[페촐트 기획전] 6편을 보고난 짧은 단평(스포)
[페촐트 기획전] 주인공 이름에 담긴 뜻 (어원 검색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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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h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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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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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공... 상영관이 워낙 적은데다 타임도 적은듯요.
저도 옐라 보는데 애먹었습니다. ㅜㅜ
처음으로 열과 성을 다해 익무 리뷰를 써보게끔 꼬드긴 요물같은 작품이라...
저도 가장 애정하는 영화입니다. ^^
페촐트 영화에서는 삼각관계가 기본으로 깔리는 것 같습니다. 이 삼각관계도 서로 상반되는 선택지를 보여줌으로써 갈등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참 잘 담아냈더군요.
그리고 주연여배우들을 매력적으로 잘 찍는 것 같고요.(니나 호스 하악!!😍😍😍)
참고로 차기작에서도 파울라 베어가 나온다고 하네요.
갠적으로 옐라에서의 니나 호스 미모는 진짜 극강이란 생각이!! +_+
차기작에 파울라 베어라니...
역시... 찜콩해둔 여배우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군요?! ㅋㅋㅋㅋ
페촐트 감독이 좋아하는 스타일(???)은 <옐라>에서부터 시작했군요!🤗
빨간 블라우스와 곱슬거리는 갈색머리, 물에 젖은 그녀들...^^
(근데 구두벗는 각선미에도 은근슬쩍 꽂혀 계신듯한...ㅋㅋㅋㅋ)
갠적으론 담배에 대한 미각이 발달하신 듯 하여 최애담배 브랜드가 궁금해지더군요. ㅋㅋㅋㅋㅋ
시네마톡 도중에 전자담배 피셨단 후기를 봤는데 뭐피시려나...
그래서 운디네랑 트래짓 말곤 안읽었어요 ㅋㅋㅋ
씨집은 전국적으로 명씨네랑 압구정, 오리, 부산서면 4곳에서 명맥만 근근히 이어가길래...
페감독님 덕?에 멀티플렉스가 아닌... 그동안 몰랐던 영화관들 이름을 많이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
질문이 있어서 여기에 댓글을 답니다
옐라 마지막씬 전 남편의 차 안이 맞죠?
맞다면 초반씬과 종반씬 사이의 회계자문 및 서독 중계브로커의 내용은 모두 가사상태에서의 허구인건가요? ㅠㅠ
한번도 안졸고 초집중으로 봤는데 이 무슨...
저도 그게 의아했는데... 전 허구라고 봤어요.
마치 선택을 달리했다면? 자기가 원했던 모습을 죽음 직전에 상상한것 같은...
하노버에서 열일하다가도 중간중간 물울리는 소리랑 쾅소리랑 까마귀 우는 소리가 들렸으니 계속 죽은 상태였던듯요.
오늘 내가속한나라-옐라 보고나서 옐라땜에 멘붕 비스무리 와서 실-인연의시작 보고 쉬었다 열망 봤는데 저같은 단무지에겐 열망이 관람하기 편하네요 ㅠㅠ
강건너는 용산이 한계더라구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