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디네] 건축가의 시선으로 본 해석 리뷰 (스포) 2탄!
건축가의 시선으로 본 운디네 후기 2탄입니다.
1탄의 뒷부분도 매끄럽게 좀 다듬었습니다.
https://extmovie.com/movietalk/61644658
(12/30일 전에 보신분들한텐 새로운 부분이 쫌 있을거에요. ㅎㅎㅎ)
한동안 잠수사 피규어의 존재가 뭘뜻하는지 명쾌하게 풀리지 않아 계속 찜찜했었습니다.
고것이 2탄을 쓰게된 이유지요...ㅎ
이왕이면 1탄을 먼저 보시길 권장해봅니다. :D
아마 여러가지 해석이 있겠지만, 저는 우리나라 상황과도 비슷한 전통건축, 도시개발과 영화를 연결지어 봤는데요.
1탄에서 다룬 메타포들을 다시 요약해보면...
⦁ 운디네: 베를린궁(전통건물) (≒우리나라 경희궁)
⦁ 구남친: 빌헬름제국~동독시대 (≒조선~일제강점기)
⦁ 현남친: 통일후~현대 (해방~현대)
⦁ 현남친 새애인: 이민자들과 공존하는 미래
⦁ 아이: 베를린궁 복원(올해완공!) 이후의 미래
⦁ 미테지역: 재개발붐이 일어난 구도심 (≒강북지역)
⦁ 운터덴린덴: 역사건물이 가득한 거리 (≒광화문로)
⦁ 훔볼트포럼: 베를린궁복원 박물관재단 (≒문화재청)
⦁ 박물관: 도시에 있던 제국시절의 동화같은 삶
⦁ 임대주택: 도시에서의 팍팍한 현실의 삶
⦁ 까페: 운디네는 출입금지라... 그럼 동독시절의 삶?
⦁ 까페안 수조: 베를린장벽 (≒해방)
⦁ 기차: 과거~미래의 조우, 여러모로 의미있게 쓰인듯 한데... 방향이나 사운드의 역할을 주의깊게 보셔도 좋을듯요 :D
⦁ Form Follows Function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FFF): 역사박물관 기능에 맞게 베를린궁으로 복원
(*FFF = 전남친이 반했던 섹시한 유니폼은, 현남친이 반한 지적인 도슨트기능을 하려고 입는거임!)
(*FFF = 본래 전통, 역사와 단절을 꾀했던 모더니즘의 캐치프레이즈)
⦁ 심정지 : 형태(Form)나 기능(Function)을 상대방에게 맞추기위해 잠시 공사중!
⦁ Staying Alive : 살아있어!! 란 뜻인데 노래부르는 사람이나 장소가... 생각해보면 참 슬프죠...ㅜㅜ
- 남친이 물에서건져 인공호흡하며 "제발 살아나!"
- 그녀가 아파트안에서 "그래 살아볼게!!"
⦁ 물 : 도시형성의 근원지
⦁ 메기 : 제국 이전부터 존재해온 이 땅의 전설
(*니벨룽겐 전설 속 독일영웅 군터는... 우리로 치면 단군 할배? ㅋㅋㅋ)
⦁ 댐 : 도시개발을 위한 과거와의 단절/공사
⦁ 잠수 : 근원으로 내려가... 전통 덕에 생기발랄 해지기도, 자칫 거기에 잠식되기도 하는...
(*서양에서 잠수는 변화하기 위한 세례를..., 와인은 같아지란 의미의 영성체/성찬을 뜻하기도...)
⦁ 산업잠수사 : 현대를 유지하려고 근원 속에서 과거의 홍수를 계속 막아내는...
잠수사 피규어가 과거~미래를 잇는 기억의 조각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왜 하필 과거를 의미하는 물고기(메기)형상이나 인어(물의정령 운디네)가 아닌,
현대를 의미하는 남친의 형상일까? 이 부분에서 계속 의아했습니다.
게다가 마지막 어항에 왠 모아이석상? 독일의 돌하르방인가?! 것도 두개라니!
부부가 쌍으로 전설속의 대과거로 회귀한단건가...?란 의문으로 한동안 골머리를;; ㅜㅜ
그러다가... 물을 도시의 근원지이자 동시에 변화하러 들어가는 '문'이라고 봤을 때,
피규어는 남친이 운디네에게 건네주었다는 점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열쇠 : 전통'이라고 살짝 틀어봤습니다.
[피규어=전통 시점의 해석]
동독시절 물속에 잠겨있던 전통문화(피규어)는 베를린 장벽이 깨지면서 밖으로 나오고,
현대에 와서 베를린궁(여주)에게 선물로 쥐어주죠.
그러나 궁전(여주)은 전통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 깨뜨리지만, 티안나게 잘 이어붙이고...
하필 현대(현남친)는 전통을 따라 근본(물)에 너무 심취하다 잠식당해버립니다.
각성한 베를린궁이 과거시대(구남친)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리고...
(*전설로 남는 박물관 신세를 뜻한게 아닐런지.ㅜㅜ)
그러나 미래(아이)를 준비할 땐, 다시금 근원(물)을 들여다보며 물밖으로 꺼내오는 게 전통이기도 하죠.
전통이란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열쇠"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왜하필 마지막에 2개의 모아이석상이지?!란 의문이 약간은 풀리는 듯한...
부모는 아이들에게 옛날옛적 아주먼~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잖아요.ㅎㅎㅎ :D
인종(고대 석상)이 다른 이민자(이란계 배우)와 함께하는 다문화의 미래를 꿈꾸며...
(*운디네 2탄은 아이가 놀다가 어항 속의 모아이석상을 꺼내오며 시작하겠단 뻘농담을 끝으로...)
이제 해석은 고만 때려치우고, 새해를 맞아 함 더볼까 싶습니다. (머리말고 감성에 젖어서...)
서울 강북지역, 광화문로의 가엾은 조선시대 궁궐들, 특히 경희궁을 떠올리며...
'메기가 하품을 하거나 개미가 침만 뱉어도 물에 잠긴다'던 잠실의 아파트를 바라보면서...
송파강이 흐르던 잠실 석촌호수 근처에서 메기매운탕을 먹어볼까나... (실제로 아직도 호수에 메기가 살고있단 소문이!! )
* 운디네 리뷰 1탄은 요기에!
https://extmovie.com/movietalk/6164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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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hira
추천인 32
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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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얘기가 많이나오는 걸 보고... 전 왠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환을 담은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아마 각자 나름대로 동네에서 사라져가는 소중한 곳들을 떠올려도 좋을거 같아요.
저는 경희궁과 석촌호수가 그렇게 생각나더라는...ㅜㅜ
2~3회차 하고 나서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일하는게 문과갬성이네요 쩝
전 이 좋은 영화를 너무 딱딱하게 도식화해버린 게 아닌가... 오히려 걱정을 했었지요. ㅋ
으핫... 실제론 리뷰를 잘 작성을 안하는 편인데... (원래 좋아하는 장르는 밀덕물이라... ^^;;)
근데 이건 워낙 대놓고 건축얘기가 많아서 흥미롭게 봤어요. 보물찾기마냥 숨겨진 장치들이 많아서 저도 좀 씐이 났네요 ㅎㅎ
N차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이 영화 매니아층이 생기고 있나봐요...ㅎㅎ
다회차를 부르는 영화죠 ^^;
'narisha' 님 리뷰 다 나오면 한 번 더 보러가야겠어요 !
기차의 영화적쓰임새가 궁금하긴 한데... 요건 왠지 vod가 나와야 제대로 보일듯하여... 영잘알님들께 넘겨봅니다 :D
잠수장면이 몇번 있는데... 전 굉장히 신선했던 경험이었어요! 영화관에서 보심 진짜 물속에 있는거 같거든요 ㅎㅎ
그거때문에라도 전 영화관을 추천해봅니다! 난해한건 그저 쥔공의 강의내용과... 왜 이렇게 행동하지? 정도라... 보고나서 해소하셔도 될듯요 :)
기억을 더듬거리면 이 단어는 2014년 4.16일 이후에 너무 잘 알려진 단어가 되어버렸군요
한-독 도시 구도와 구성된 물의 이미지, 너무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날카로운 분석에 혹 더 도움이 될까 싶습니다
독일 낭만주의 작가 푸케Friedrich de la Motte Fouqué의 '운디네'를 언급한 게 있어 링크 걸어봅니다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ichigeki1028&logNo=220661023226&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
오!! 링크 감사합니다. 근데 언딘으로 읽으니 아아아.... 그때그 언딘과 같은 말이었군요 ㅜㅜ
물이란 꼭필요한 거지만 동시에 참 무서운 존재라는....
댐의 의미가 단절을 의미한다면 어느정도 의도한 카메라 워킹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어요.
물은 또 정말 깊고 꼬로록하게... 보여줘서 내내 같이 체험하는 듯 했네요 ㅎ
역시 경험과 지식에 따라 영화를 느끼는 게 많이 달라지는군오~
예상치못하게 취향저격 당한 영화였어요 ^^; 로맨스물인줄 알았건만....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