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영화제] <미나의 선택> 후기 – 추천 /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감독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
<미나의 선택>이라는 제목만 들으면 어린 소녀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하고 그려집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중년여성 미나의 한 순간의 선택으로 펼쳐지는 우여곡절에 대해 그리고 있습니다. 미나는 마약을 판매하며 먹고삽니다. 마약범들에게 사기를 쳐 돈을 타낸 후 도망갑니다. 도망가면서 만난 이들과 불법체류지인 캠핑 존에서 먹고살지만, 이내 마약범들과 경찰 모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그러면서 펼쳐지는 미나의 순간들과 선택 그리고 현실을 그린 작품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어두운 작품들은 보기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십니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겠죠. 이 영화도 꽤나 어두운 우리 사회의 단면들을 영화 내내 비추고 조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꼭 보시라고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영화적 만듦새와 짜임 있는 구성, 96분이라는 콤팩트한 런닝타임까지. 이 영화를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우선 <미나의 선택> 이 영화는 힘이 있는 영화입니다.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감독의 힘이 느껴집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시간을 한 번도 확인하지 않을 정도로 빨려 들어갑니다. 영화 안에서 많은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캐릭터와 상황이 마주하는 장면들로 이해가 됩니다. 미나의 선택을 중심으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을 극한으로 밀어붙여 심장을 조이는 듯한 연출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임에도 현실보다 더 현실감 있게 보여줍니다. 스웨덴은 복지국가라는 우리의 인상과는 달리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 노숙자 등등 복지에서 밀려난, 혹은 위태로운 사람들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마약범인 주변 사람들과 ADHD를 앓고 마약을 판매하며 복지관을 전전하는 주인공의 눅진한 현실을 잘 담았습니다.
이러한 눅진한 밑바닥 현실은 꼭 <노매드랜드>를 생각나게 합니다. 실제로는 <미나의 선택>이 2015년에 세상에 선보였으니, 시기적으로는 더 먼저 입니다. 저는 <노매드랜드>를 먼저 보아서 그런지 현실에 비판적 요소가 비슷하게 들어있다는 점에서 생각이 나더라구요. 한 편으로는 <나 다니엘 블레이크>도 생각이 났습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처럼 복지제도의 문제만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느껴지는 공기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좀처럼 믿어주지 않는 제도와 건조한 행정에 대한 묘사와 아동 위탁 시스템의 한계 등등 말이죠. 님비 현상을 통해, 범죄자 취급하는 공무원과 그 주변 사람들에 대한 묘사도 사실적이어서 기억에 남습니다.
회색 빛 어두운 채색의 도시를 배경으로 감독은 어쩌면 ‘신뢰자본’과 성장과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눅진한 삶이 펼쳐지더라도, 신뢰가 있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변화하고 싶지만 녹록치 않은 늪 같은 마약범죄의 세계를 통해 묵직함을 선사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미나의 선택> 꼭 추천 드리고 싶네요!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감독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 <미나의 선택>이었습니다.
추천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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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있어서 아직도 잔상이 기억에 남네요 ㅎㅎㅎ
스웨덴 특유의 어두운 회백색 풍경에 캐릭터 맛, 콤팩트한 런닝타임까지 빨려 들어갔다 왔어요 ㅎㅎㅎ
셰리님도 마음 편한 추석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