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로드 후기...자연이 주는 난관과 인간이 주는 난관
확실히 잘만든 수준은 아니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어 보이는데 그럭저럭 봐줄만은 합니다.
예전에 이 영화에서 말하는 아이스 로드는 아니지만 눈과 얼음으로 된 지형을 운전해 본 적이 있습니다. 날씨에 따라서 출입이 통제되는데 영화의 4월 정도면 확실히 출입은 불가능하겠죠. 3월이면 얼음이 녹기 시작하기에 일반 승용차도 출입이 통제될텐데, 35톤 초고중량 트럭이 들어간다라...솔직히 저거 자살행위 아니냐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눈과 얼음으로 된 지형은 어디가 길의 경계인지 구분이 잘되지 않습니다. 영화에서는 4월이라 이미 눈이 녹아서 이런 지형이 나온 것 같지는 않은데, 겨울이면 제설차가 눈을 길 가장자리로 치워두기에 길 양옆으로 눈벽이 쌓이게 됩니다. 그런데 길도 하얗고, 눈벽도 하얗고해서 실제 길은 오른쪽으로 살짝 굽어 있는데 그게 그냥 직선 도로로 보여서 직진하다보면 눈벽에 쳐박힌다거나 하는 등 확실히 일반적인 지형에서보다는 운전할 때 더 신경쓰이고 체력은 더 떨어집니다. 아...실제로 눈벽에 쳐박혀서 삽으로 눈파내고 차빼려다가 실패해서 그냥 렉카차 불렀던 적이 있습니다. T.T
당연히 트럭 1대에 운전자 여러명으로 교대로 운전할 줄 알았는데 각자 트럭 1대씩 몰고 가더군요. 35톤 초고중량 트럭으로 아주 위험한 아이스 로드를 운전해야하는데 쉬는 시간 없이 30시간이라....확실히 정신나간 계획입니다. 영화에서 이 운전의 피곤함을 부각시켜주면 좋을텐데 워낙 베테랑 실력자들이라 이런 점은 생략한 듯 합니다.
영화는 2가지 측면에서 난관을 부여합니다. 자연이 주는 난관과 인간이 주는 난관이죠. 자연이 주는 난관은 여러모로 대단하고 이것을 극복하는 과정도 볼만합니다만, 인간이 주는 난관과 극복 과정은 확실히 아쉬운 감이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그럭저럭 봐줄만은 하고, 주변에서 보여지는 풍경은 시원합니다. 특히 등장 인물이 물에 빠졌던 장면에서 아주 시원해졌는데, 실제로 영하의 날씨에서 물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살면서 이러다 죽는거 아닌가 싶었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이 물에 빠졌을 때가 그 중 하나입니다. 물에서 나오고나서 오들오들바들바들부들부들 떨었던 기억이 나더군요. 체감은 반팔로 영하 40도에서 있는 것보다 물에 빠졌다가 나온 직후가 더 추웠던 것 같습니다. 위에서 눈벽에 쳐박은 경험은 자연이 주는 난관이었고 물에 빠진 경험은 인간이 주는 난관이었습니다. 역시 영화에서나 현실에서나 욕은 인간이 주는 난관에서 더 나오더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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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죽을 고비 넘기신적 있군요. 영화에 더 몰입됐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