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토미노 감독 인터뷰 번역

넷플릭스로 공개 예정인 건담 시리즈 최신 극장판 <섬광의 하사웨이>에 대한 원작자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인터뷰가 있어서..한번 옮겨볼까 하다가..
관련 기사로 지난 3월 <역습의 샤아> 일본 재개봉 때 인터뷰한 게 눈에 띄어서 이것부터 먼저 번역해 봤습니다.
말투가 워낙 특이한 감독이라 의역을 좀 많이 했어요.^^ 틀린 거 지적해주시면 확인해보겠습니다.
https://mantan-web.jp/article/20210322dog00m200069000c.html
참고로 <역습의 사야>도 곧 국내에 넷플릭스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건담 시리즈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마찬가지로 넷플릭스에 곧 공개될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1~3편(시리즈의 첫 시작) 보시고, 이어서 <역습의 샤아> 보시고, 그리고 <섬광의 하사웨이>를 보시면 되고요.
아래 인터뷰 내용은 <역습의 사야> 스포일러를 담고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명작 <역습의 샤아>
시간이 흘러 말할 수 있는 성공과 실패. 전설의 라스트씬 탄생 비화
1988년에 (일본에서) 개봉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토미노 요시유키 총감독) 아무로 레이와 샤아 아즈나블의 ‘마지막 싸움’을 그린 애니메이션 역사에 남을 명작의 돌비시네마판이 4월 2일부터 (일본에서) 상영되게 되었다. 돌비 시네마판의 시사회에 참가한 토미노 감독과 직격 인터뷰를 가졌다. 토미노 감독은 “합격점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55점 정도는 줄 수 있다”며 독하게 자기 채점을 하면서 성공과 실패, 전설의 라스트씬을 이야기했다.
◇ 극을 만드는 방식에 신경을 썼다
<역습의 샤아>가 공개된 게 약 33년 전이다. 토미노 감독도 “30년도 넘었어요? 그럼 안심이지. 그런 거였네요.”라며 놀랐다. “‘왜 저래?’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어요.”라며 시간이 흘러 이야기할 수 있는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오리지널(기동전사 건담(1979))의 작화 스태프로 만들었다면 작품의 인상이 좀 더 부드러워 졌거나, 샤아가 무기질적인 캐릭터가 아니었을지도 몰라요. 야스히코(요시카즈) 군의 선은 부드러우니까요. 나나이와 퀘스가 티격태격해도 샤아가 다정해 보여서, 여자들이 반했을 거예요. 30년이 지난 상황이니 이렇게 말할 수 있죠. 제작 때는 야스히코 군이 참여 안 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극을 만드는 방식에 주의를 많이 기울였어요. ‘여자가 반하는 남자란 어떤 걸까’에 대해 꽤나 고민하며 연출했죠. 합격점이라고 할 순 없지만 55점 정도는 줄 수 있네요.”
명작을 가지고 “55점”이라고 자기 채점하는 혹독함은, 감독 특유의 화법(富野節=토미노부시)으로 더 엄격하게 의견을 이어갔다.
“이걸로 마무리를 지었다고 생각해요. 그 뒤로 무기력해졌다는 자각도 있고요. 극의 짜임새가 이상적인 게 아닌, 어쩔 수 없어서 그렇게 된 결점이 보여요. ‘사이코프레임’을 다루는 방식을 능숙하게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밖에 할 수가 없었어요. 꼴불견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가 아직도 떠오르지 않아요. 어물쩍 넘어간 느낌이 아주 크게 들지만, 어물쩍 넘어간 것치고는 잘했다고 생각 드네요.”
◇ 전설의 라스트씬으로 전부 커버하다.
“어물쩍”에 대한 “필살 병기”가 된 것이 마지막에 갓난아이의 첫 울음소리가 나오는 장면이다.
“필살 병기는 마지막에 아이를 낳게 하는 거였죠. 이전까지 잘 이해 안 되던 것이, 다 커버가 되죠. 그렇게 안 하면 수습이 안 될 거란 걸 알고서 넣었어요. 스토리보드 작업이 4/5쯤 끝났을 시점에 도저히 끝낼 방법이 없어서 그 장면을 떠올렸죠. 마지막을 정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만들 수 있었어요. ‘챈’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건 궁여지책이었죠. 전쟁터에선 드라마적 전개 없이 죽여도 허용이 돼요. 마지막에 아기 울음소리를 떠올리고, 거기서 거꾸로 계산해서 생과 사를 그렸죠. 챈이 죽는 것에 설득력은 없죠. 스토리보드를 만들 때 그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남은 분량으로는 이야기를 정리할 수가 없어서, 그렇게 돼버리고 말았죠. 마무리 짓는 방식에서 서툰 부분이 꽤 있어요.”
토미노 감독의 분석은 혹독하지만, <역습의 샤아>는 지금 봐도 낡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명작이라 불리고 있다. 토미노 감독은 “그 점에 관해서는 (만들) 당시부터 자부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당시 주위에선 전개가 너무 빨라서 이해가 안 된다, 며 철저히 미움을 받았지만, 전쟁영화는 그런 템포로 진행해야만 한다는 엄연한 계산이 있었죠. 지금 봐도 그 점에 관해선 혐오감이 없어요. 다만 내 스스로 평가를 짜게 하는 것은 <포레스트 검프>에 못 미치기 때문이에요. (그 영화는) 전쟁물이면서 남녀관계의 이야기를 정말 멋지게 만들어 냈죠. (<역습의 샤아>는) 그냥 극으로서의 구성이 아마추어적이에요. 전쟁물이기 때문이라는 것과는 상관없이, 영화란 남녀관계라는 기둥을 가지고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역습의 샤아>는) ‘지구에 살고 있는 우민들은!’ 같은 터무니없는 대사를 하면서, 나나이를 부둥켜안고서 우는 이상한 남자가 있는 이상한 이야기죠. 그런 부분이 재밌어요. 영화로서 최저 기준은 채우고 있어요.”
◇ <건담> 디지털화 팀은 세계 최고!
이날은 관계자들 대상 돌비시네마판 시사회가 열려서 토미노 감독도 참석했다. 최첨단의 영상, 입체 음향을 즐길 수 있는 돌비시네마판을 보고서 “오래된 영화지만, 한 가지 알아주셨으면 하는 것은 <건담> 관련 영상 작품의 디지털화는 일본 최고가 아니라 세계 최고일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이번에도 노 체크입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저처럼 노땅인 사람이 ‘이건 틀렸어!’라고 말하는 건 아니죠. 20년 전쯤에는 예전 색상과의 조화 등에 관해 이야기를 했었죠. 그 시대의 영상 매체가 가진 특성에 맞추면, 오리지널의 것과는 차이가 생겨요. 지금의 <건담> 팀은 기본적으로 같은 스태프들끼리 20년 동안 작업을 해오고 있어요. 저는 예전 색감을 알지만, 새로운 기술로 상영하기 위해 무엇을 할지는 그들의 몫이죠. 시대에 맞는 영상 매체의 특성을 (그들이) 세계에서 가장 잘 알고 있죠. 나 같은 늙은이가 꺼낼 말은 아예 없어지게 된 거죠. 명작 영화를 디지털화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왜 이렇게 해상도가 낮지? 옛날 그대로인가?’라고 말이죠. 옛날 그대로 필름 입자가 보이는 편이 좋다고 하는 의견도 있는데, 그래선 보기 불편하죠. 그런 작품들을 생각하면 <건담> 팀은 어설프지 않아요. 자랑할 만합니다. 다만 제가 한 작업은 아니라서 좀 아쉽네요.”
토미노 감독은 “리마스터링 만큼은 칭찬합니다. 작품에 관해선 칭찬할 수 없네요. 긴 이야기인데, 거듭 거듭 전투씬만 나와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거나 “못 만들었지만 ‘라라’를 구해냈다, 라고 보는 시각도 있죠. <기동전사 건담>을 좋아하는 사람은 ‘나도 나이를 먹고서 이해하게 됐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팬들에겐 감사하고 있지만, 역시나 전투씬들뿐이라서 보고 있으면 화가 납니다!”라고도 말했다.
토미노 감독은 복잡한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지만,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가 명작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세계 최고’의 스태프들이 만든 돌비시네마판은 더욱 매력적으로 나왔고 보고 나면 새삼 깨닫게 되는 부분도 있다. 꼭 직접 확인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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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노 감독이 <섬광의 하사웨이>에 대해 한 인터뷰는 아래 보시면 됩니다.
https://extmovie.com/movietalk/66016463
본심 : 리마스터링은 잘했지만 내가 참여못해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