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아들의 이름으로] 후기 - 뜻이 좋아봤자 표현이 잘못되면
인트로부터 뭔가 싸구려 tv 프로그램 재연 장면같은 게 나와서 불안하긴 했는데..
5.18을 다룬 영화지만 속뜻을 생각해도 좋은 소리를 해 주기가 어렵습니다.
첫 번째 주된 이유는 주인공의 행적입니다. 본래 광주 시민군을 학살하던 가해자였으나, 현재는 자기 아들이 미국에서 죽은 후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학살의 책임자들이 지금도 호의호식함을 알고 자신이 직접 철퇴를 내리겠다는 주인공.
문제는 그 동기입니다. 만약에 자기 아들이 죽지 않았다면 과연 이런 생각을 했을까요? 것보다도 자기가 가해자였다면 관련자들에 대한 증거가 있을거고, 그것까지 함께 폭로하여 죄값을 치루는 선택 대신 왜 엉뚱하게 그들을 직접 없애려 나서는 걸까요? 하다못해 자기가 죽이고 암매장한 학생들로 인한 PTSD를 호소하는 연출이었다면 충분히 납득이 갔을 겁니다. 5.18과 아무 상관없는 아들의 죽음이 아니라요.
두 번째는 심각한 편집 수준입니다.
영화 중후반부 자신이 암매장한 학생들의 시신을 어디에 묻었는지 떠올리려 애를 쓰다가 마침내 생각해내는 주인공의 시점 말고도 주인공이 알고 지내는 인물 두 명 해서 총 3가지 시점에서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는데, 와.. 편집이 진심으로 못 봐줄 정도였습니다. 당장 심각한 상황을 집중 조명해야 할 타이밍에 한가롭게 다른 인물 인터뷰 하는 장면으로 돌려버리는 등의 편집 실패 때문에 영화 구성에 상당히 큰 결점이 생겨버렸어요.
개인적으로 첫 번째보다도 두 번째 이유 때문에 더 불호였습니다.
전체적인 퀄리티가 조악한 영화였습니다.
그 동안 엣나인필름 배급작은 웬만하면 괜찮게 본 편인데, 뭘 보고 배급을 맡은 건지..
아직 안 본 영화지만, 모 익무 회원분이 지속적으로 비판하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박엔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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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 참... 이게 최근 몇년간 제작된 영화가 맞는가 라는 의문이 들만큼 옛스럽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