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사람들(익무 시사회 후기)
11일 오후 2시 건대 스타시티 롯데시네마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 시사회를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공승연 배우가 맡아 연기한 '유진아'라는 캐릭터가 너무 단조로웠다는 것입니다.
평상시의 표정과 당황하거나 내키지 않는 상황, 화가날 때 등 그녀의 얼굴은 거의 같습니다. 끽해야 눈만 조금 커질 뿐 표정이 하나인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후반부에 달라지는 주인공의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한 연출일 수 있지만 한 가지 표정만 짓는 인물은 관객 입장에서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집에 설치된 홈캠과 관련된 설정이나 인물의 행동은 조금 어색한 부분이 있지 않나싶습니다. 그것들을 제외한다면 영화는 느낌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말하고자 하는 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문제와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어 좋았는데요.
요즘 많은 사람들이 혼자가 훨씬 편하다고 하는데 그건 정말 혼자 있는 것이 좋은 게 아니라 마음 맞는 사람이 없기에 택하는 차선책인 거라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진아는 수진에게 악감정이 있어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혼자 점심 먹는 것을 택한 것일 겁니다.
물론 맞는지 아닌지 노력조차 하지 않았고 그런 노력이 어렵고 또 귀찮아 행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진아의 잘못이 아니라 그녀가 삶을 살아오며
겪은 수많은 일들 탓에 생긴 버릇이고 생존방식이겠죠. 그런 진아도 일련의 수진과 관련된 일들을 보고 겪으며 자신의 마음을 서툴지만 천천히 표현하게 되는데요.
그것을 보고 느낀 건 처지가 닮아있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보다 수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현재 '혼자 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처지가 비슷한 이들이 늘어나는 것이죠. 즉 우리는 서로를 보다듬어줄 수 있고 품을 수 있는 존재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가장 좋다고 느꼈던 것은 아버지와 통화하는 후반부 장면이었습니다. 진아가 달라지려 노력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변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버지와 통화를 하며 미소를 띠지만 진아는 적당한 거리감을 지닌 채로 살아가자 말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변한 그녀에게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기에 서로의 생각이나 감정도 온전히 알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타인이 쌓는 벽을 최대한 존중해야 하고,
그 안이 궁금하다면 문을 열어주길 기다려야하며 보여주는 것만큼만 보는 게 중요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영화를 보며 들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익무에서 만들어주시는 좋은 기회들 덕분에 가볼 일 없던 영화관을 여행하듯이 이곳저곳 다니게 되어 기분 좋습니다.
건대 스타시티 롯데시네마는 처음인데 굉장히 쾌적하고 깔끔하더군요. 앞으로 건대에서 영화 볼 일이 있으면 고려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