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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극장전)[끝없음에 관하여] 고요한 일상에 더해진 기묘한 상상의 세계

테리어 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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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무 초대로 찬란과 슈아 기획전 '설레는 극장전'에서 또 흥미롭고 재밌는 영화 한편 보았습니다. 이 기획전에 상영하는 개봉예정 또는 미정의 신작들이 아주 옳습니다. <뉴 오더>, <러브 어페어>에 이어 <끊없음에 관하여> 역시 2021년 관람한 인상적인 예술영화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찬란 수입/배급작이니 올해중 개봉할 듯 싶은데, 샤갈 그림같은 포스터도 받았습니다. 관람을 놓친 <슈퍼노바>는 5월중 개봉예정이고, 슈아 수입배급의 인도영화 <잘리카투>는 아직 상영일정이 남았지만 언젠가 볼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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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봄날의 남산을 구경하며 충무로를 지나 서울극장에 있는 서울아트센터를 도보로 가려던 계획이였습니다. 넉넉하게 1시간 30분의 여유를 잡았으나, 길치라 한참을 뱅뱅 돌아 결국은 시간에 쫒겨 결국 영화 시간 임박해 도착했더니 자리가 가장 앞줄밖에 없다네요? 매진이면 다시 일요일에 와야하는데, 저번주 토요일 <러브 어페어> 거진 매진을 생각하면 익무초대권이 훨훨 날라갈 위험이 있겠더군요.

감사히 표를 받고 겨우 한자리 잡고 앉으니 와...용아맥 D열 앉을 때보다 더 익스트림 각도 ㅋㅋㅋ 서울극장 3층에 전세를 낸 서울아트시네마는 F열이 시선일치열입니다. 재미난 건 앞열에 앉으니 늘 시야방해였던 비상구등이 안보이고, 마치 미술관 미디어 아트 감상시 의자에 앉아 볼 때 느낌나고 좋았습니다. 결국은 영화 몰입에 더 도움이 되었고 간만에 미술관 나들이가 무척이나 땡기더군요. 

 

로이 안데르손이라는 저에겐 생소한 북유럽, 스웨덴 감독인데, 베니스 영화제서 감독상 수상이 처음 시작에 뜨는 것을 봐선 유명한 분같네요. 영자원에 언제 시간날 때 까서 필모그래피에 있는 주요작품을 다 보고 싶어집니다. 영화는 스웨던어, 네덜란드어, 독일어가 사용된 것 같습니다. 

 

영화는 한시간 25분간 다소 짧은 시간에 언듯보면 평범한 일상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여럿 담은 사실적인 소품같습니다. 이 영화가 특이한 것은 각 에피소드가 독립된 옴니버스인 것 같다가 전체 줄기를 보면 희미한 연결점이 있습니다. 한 2~5분 남짓한 짧은 일화의 행위가 끝나면 "나는 한 남자/여자를 보았다. 그는 무엇을 하고 있었다"라는 한 젊은 여성의 차분한 나레이션이 울려 퍼집니다. 음악의 사용은 극히 절제되며 영화를 보면 멍한 기운이 드는 가운데, 간혹 생각지 못한 유머스러운 장면으로 절로 쿡쿡 웃음이 나옵니다.. 

 

유럽의 부조리극이 생각나던데 한편의 전위적 미술작품을 보고 온 듯합니다. 마치 안개가 자욱한 새벽의 숲속을 거닐며 상쾌한 기분과 종잡을 수 없는 모호함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딥 포커스로 뚜렷하고 일상적인 모습이 대부분이나 코미디에 초현실적인 상상력의 가미로 '마법적 사실주의'가 언듯 생각났습니다. 

 

무엇이 끝없을까란 궁금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은 끊이 없다는 것인지 인간의 삶이 쳇바퀴 돌듯 비슷한 모습이 끝이 없다는 것인지, 아님 영화 포스터 속의 샤갈의 그림같은 모습처럼 폐허가 된 도시 위를 유령처럼 배회하는 모습이 끝이 없는 것인지 잘 다가오진 않습니다. 샤갈의 그림은 프랑스 파리 에펠탑의 연인의 모습인데 그것을 패러디한 것 같은데, 그들의 사랑이 끝없고 영원하다는 것인지, 인간의 영혼은 죽음 후에도 끝이 없다는 것일까란 생각도 듭니다.

그냥 이해가 되지 않으면 의식적으로 '의미를 찾아' 해석려는 인간의 습관이 끝이 없는 걸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ㅋ 남산에서 출구를 찾아 끝없는 숲길을 헤매던 생각이 들어선가 마치 영화속 인물 중 하나가 된 기분이였습니다. 관람하실 분은 되도록 앞자리서 보시길 권해요. 

 

또 영화를 보면서 샤갈 외에 생각난 그림이 몇점 있습니다. 앤드류 와이어스의 <크리스티나의 세계>와 도시 속 인간의 고독을 그린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이요. 감독은 회화서 영감을 얻었을까 궁금한데, 정식 개봉후 GV가 있다면 한번 참석하고 싶네요. 이번주 일요일 오후에 이용철 평론가의 GV가 있지만 시간상 가진 못할 듯해서요. 미술평론가의 GV도 있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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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와이어스 '크리스티나의 세계', M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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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 밤을 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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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 영화 중 이 장면과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익무와 찬란과 슈아의 기획전 덕분에 사고의 폭이 넓어진 기분이에요. 덕분에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 영화 속 세트가 어딘가 자크 타티 속 영화들이 생각났는데, 혹시 감독이 영향을 받았나 싶었습니다. 언젠가 자크 타티 특별전 있었음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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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테리어 작성자
목표는형부다
영화 특별전에서 가로 자막일 경우 개봉할 확률이 높지요. 찬란 수입 배급이니 믿어봅니다.
20:04
21.04.16.
profile image 2등
A열의 장점이.. 관크가 닿을 수 없는 무적의 자리입니다 ㅎ
20:35
21.04.16.
profile image
테리어 작성자
spacekitty
몰입하기 무척 좋더군요. 어제 영화가 미디어아트같아서 마치 미술관에 와있는 기분이라 더 좋았습니다.
20:41
21.04.16.
profile image 3등
개인적으로는 좀 불만스러웠어요. 짧은 에피소드로 연결해 만드는 이런 영화는 엘리아 술레이만같은 감독이 이미 좋은 예를 보여준적이 있는데, 이런 감독들은 분산되어있는 에피소드를 한가지 주제를 향해 통일성있게 연결하여 나무에서 시작해서 숲으로 끝나는 짜임새를 보여주는데 반해, 이 영화는 나무만 보여주다가 끝나는거 같다고나 할까요...
21:22
21.04.16.
profile image
테리어 작성자
네버랜드

엘리아 슐레이만도 처음 듣는 이름이데 비교 감사합니다. 검색 해봐야겠네요. 저는 안데르손의 미술 작품에 영감을 받은 듯하고, 부조리극같아 재밌었습니다. 이전에 접하지 못한 세계로 초대받은 기분이라 즐거웠는데, 비슷한 유형의 영화가 있다면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이 공로상 개념이거나 '나무만 있는 영화'에 수여된 것 같지 않고, 어떤 유형으로 묶인다고 같은 유형의 타감독들처럼 연출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21:30
21.04.16.
profile image
테리어
뭐 같은 영화를 보고 꼭 같은 평가를 할필요도 없고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받았다고 해서 제 마음에 꼭 들 필요도 없지요. 엘리아 술레이만의 영화는 그해 칸 그랑프리 받았으니 상으로 치면 못할것도 없구요.
내가 마음에 든다고 남이 꼭 좋아해야 하는것도 아니죠.
21:42
21.04.16.
profile image
테리어 작성자
네버랜드

말씀하신 것처럼 같은 영화를 보고 같은 평가를 할 필요가 없듯, 창작자가 남과 같은 연출을 할 필요는 더더욱 없지요.^^ 게다가 다른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엄연히 있으니까요. 타영화감독의 타영화제 수상 언급은 좀 의아하지만, 네버랜드님 의견 잘 들었습니다. 

21:47
21.04.16.
profile image
A열은 가야 비상구 안보이나요 ㅋㅋ 차근차근 앞으로 가봐야겠네용- 후기 잘 읽었습니다! 미술이나 다른 감독같이 관심분야에 알수록 생각이 더 풍성해지는 것 부럽고 멋지네요!
22:02
21.04.16.
profile image
테리어 작성자
등불
D열과 E열서 비상구 등이 매우 잘 보였던 관계로 앞으로 갈수록 시야각서 벗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ㅋㅋ 영화가 짧아서 GV까지 들어도 부담이 없을 것 같아요. 일요일 이용철 평론가 GV까지 들으신 분들의 후기가 기다려집니다.
22:07
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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