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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O] 신입회원의 스카이폴 (2012) 리뷰

Gone
1143 9 8

안녕하세요.

새로 가입한 신입 회원입니다.

이 글로 시작하여 앞으로 종종 개봉한지 시간이 조금 흐른 영화들에 대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저에게는 일종의 추억여행 장치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글을 읽어주시는 다른 분들께는 관람한지 조금 오래 된 영화들에 대해 오랜만에 생각해볼 기회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

 

Skyfall (2012)

 

개봉 당시 영화관에서 봤던 Skyfall의 오프닝 시퀀스는 저에게 놀랍고도 새로웠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본 그 어떤 영화도 단순히 주연배우들과 감독,

그리고 다른 높으신 분들의 이름을 나열하는 부분에 지나지 않는 오프닝 시퀀스를

Skyfall만큼 아름답고 예술적이게 처리한 적은 없던 것 같습니다.
후에 알게 된 것이지만 (Skyfall은 제가 본 첫 007 영화였습니다)

007 시리즈는 원래 유니크한 오프닝 시퀀스로 유명하더라고요.

아무튼 시작부터 저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Skyfall은

제가 007 시리즈와 다니엘 크레이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고,

이제부터는 이 영화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007 팬, 특히 “올드 팬” 이시라면 Skyfall은 다 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람 이후 여러 리뷰들을 찾아보니 “오리지널 007로의 귀환”등의 긍정적 평가가 많더라고요.

저는 “오리지널 007”을 보고 자란 세대도 아니고,

Skyfall을 보기 전에는 007 시리즈가 유명하다는 것 정도만 알았기에

이 글은 “올드 팬”으로서의 평가나 전문적인 비평이 아닌,

그냥 “아주 멋진 영화를 본 사람”의 입장에서 쓴 글입니다.

 

1. 007이기 이전에, 하나의 스파이 필름으로서 정말 잘 만든 영화다
저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로 이 시리즈를 처음 접했기 때문에 사실 저에게는 “007 = 다니엘 크레이그”입니다.
크레이그 시대 이전 작들은 좀더 픽션스러운 플롯뿐 아니라 SF적인 하이테크 무기들이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사실 007 시리즈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던 제가 Skyfall을 재밌게 감상할 수 있게 해준 요소 중 하나가

Skyfall에서 보여준 현실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Skyfall의 플롯도 현실성과는 거리가 조금 있긴 하죠…
하지만 “슈퍼빌런 대 슈퍼히어로(슈퍼 에이전트…?)”가 아닌

인간 대 인간의 Bond(& M) v. Silva 대결구도는 (아래 4번 항목에서 이에 대해 자세히 다룹니다),

007 팬이 아닌 관객까지도 이 영화를 멋지고 재밌는 스파이 필름으로 즐길 수 있게 해준 것 같습니다.

과하게 SF스러운 전자제품들도 안 나오고…
다양한 액션씬들도 절제되어있으면서도 아름다운 영상미로 영화의 재미에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상하이 빌딩에서의 격투씬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배경의 LED? 네온사인? 간판들이 주는 사이버펑크스러운 영상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2. 주디 덴치의 M은 최고다
일단, 영화 내내 M이 보여준 다양한 dry humor는 최고였습니다.

(특히 애스턴 마틴 DB5 안에서의 승차감 불평 장면, 007에게 남긴 M의 유품, 그리고 그것에 대한 작중 대화)
한 기관의 수장으로서 책임감은 물론이며, 그 차가워 보이는 프로페셔널리즘 아래에는

자신의 기관과 그 직원들에 대한 (적어도 007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다는 것을 훌륭하게 표현한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으로 주디 덴치의 M 시대는 끝이 나죠…

이 영화로 주디 덴치의 M을 처음 접하고 참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아쉽습니다.

 

3. 다양한 매력
세버린(베레니스 말로에)의 매력적인 영어 억양뿐 아니라

Skyfall 저택으로 가는 길에 담긴 UK 북부의 안개 낀 하늘과 산,

007의 Macau 입장 씬(작은 보트 타고…)과 같이

정말 예쁘게 잘 찍은 장면들이 아름답게 배치된 영화입니다.
앞서 2번 항목에서도 말했지만 작품 특유의 dry humor도 곳곳에서 관객을 웃게 하고요.

이게 영국식 유머인가? 궁금한데 저는 잘 모르겠네요…

 

4. 가족 영화
작중에서 Silva는 계속 M을 mommy라고 부르죠.

Silva가 M에게 느낀 배신감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단어라고 생각이 됩니다.

본작에서 아주 직접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Silva가 자신을 요원으로 키워준 M을 굉장히 개인적이고 감정적으로,

일종의 어머니(mother figure)로 대했으며,

그렇게 자신에게 소중했던 사람에게 버려진 것 역시 비즈니스가 아니라

가족같던 존재의 개인적인 배신이라고 느꼈다는 것이죠.

Silva의 복수의 최종적 대상이 정부나 기관이 아닌, 결국 M 본인이었기에…
그래서 영화 후반부의 저택과 예배당 장면에서,
007의 일종의 아버지 같은 존재 킨케이드와 어머니 같은 존재 M,

타락한(?) 형의 역할을 하는 Silva, 그리고 007.
이 4자 대면이 굉장히 감정적인 장면으로 다가왔습니다.

Skyfall 저택은 단지 영화의 악역이 주인공을 찾아온 랜덤한 장소가 아니라,

007이 어렸을때 살던 집이자 트라우마가 된 장소입니다.
자신의 과거를 불태우고 그 족쇄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미래를 준 M을 지키려는 007의 모습에서

단지 상관을 지키는 의무를 다하는 요원이 아닌,

가족을 지키려는 남자가 보였습니다.
Skyfall 저택이 점점 무너지고 끝내 불타오르는 모습과,

007의 품에서 눈을 감는 M의 모습을 보는 저도 뭔가 묘한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5. 마무리하며...

높은 평점과 수많은 긍정적 리뷰들이 알려주듯 Skyfall은 좋은 영화입니다.

저는 원래 액션/Spy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고,

단지 스파이 필름으로만 생각해도 Skyfall은 훌륭한 작품이지만

007과 M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더욱 좋은 작품으로 남은 것 같습니다.

007 No Time to Die의 개봉이 기다려지네요.

 

-


이곳에서는 처음 쓰는 글이라 읽기 편하셨을지 모르겠는데,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에 대해 종종 이와 같은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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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e 작성자
Josée☘️
말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17:09
21.04.11.
Gone 작성자
해리엔젤
맞습니다. M이라는 캐릭터가 없었다면, 또는 다른 배우가 M의 역을 맡았더라면, 제가 이정도로는 Skyfall을 좋아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0:52
21.04.11.
3등

잘 읽었습니다.
샘 멘데스와 다니엘 크레이그 조합이 정말 빛났던 스카이폴. 제가 본 007시리즈 중 단연 최고였어요. ^^

20:32
21.04.11.
Gone 작성자
낯선하루
007 Spectre에서 보여줄 두명의 조합도 굉장히 기대를 하고 봤는데, 잘 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Skyfall만큼의 임팩트는 찾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새로운 감독과 제작되는 No Time to Die 역시 많은 기대중입니다.
20:54
21.04.11.
profile image
오!! 정성가득한 리뷰 넘 좋아요!^^
앞으로도 기대할게요. ㅎㅎㅎ
21:31
21.04.11.
Gone 작성자
Nashira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23:10
2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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