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한줄평: 슴슴한 간의 자연식을 먹고 온 듯
영화는 간이 세지 않아 슴슴한 맛에 정갈한 무공해 음식같습니다. 크게 갈등이나 사건이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데, 한국과 미국의 문화차로 소소한 웃음을 유발하면서 관람 반응이 좋았습니다.
다만 주변에 대여섯명 아주머니 일행의 지방방송이 간간히 있었는데, 판소리 공연보다 추임새처럼 여기기로 마음먹으니 크게 거슬리진 않았어요. ^^;
친척중 이민가정이 몇몇 있지만 당사자가 아니라 그런지, 영화를 보며 울컥하는 감정이 밀려오진 않습니다. 그러나 인간만사 보편적인 삶의 굴곡을 반영해선지, 내내 막히나 이제사 뭔가 풀릴까 싶으면 뜻하지 않는 시련이 닥치는 것에 가슴이 덜컥 내려 앉습니다.
주인공 가족은 교민이 몰려사는 동부 뉴욕주나 서부 캘리포니아주를 떠나 미국 남부의 아칸소주로 희망을 찾아 왔습니다. 다만 그 희망이 아버지의 일방적인 꿈이란 게 갈등의 원인입니다.
영화서 젊은 부부는 한국전의 전후세대로 한국에 남은 가족이 거진 없습니다. 젊은 아빠 제이콥은 찢어지게 가난해 살기 힘들었던 한국에서의 삶을 뒤로 한채 이민길에 올랐습니다. 아내에게 서로의 구원이 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꿈의 방향 때문에 부부는 갈등합니다.
갈등의 원인 중 하나는 막내 아들인 데이빗의 심장질환입니다. 모니카는 아들을 위해 병원이 인접한 대도시서 살길 원합니다. 그녀는 신앙심이 깊고 아이들 교육과 인간관계 형성 때문에 한인교회를 나가고 싶어합니다.
제이콥은 십년간 유능한 병아리 성별 감별사로 일하며 LA와 시애틀의 대도시서 제법 돈을 모았습니다. 반면 모니카는 손이 느려 대도시선 일을 구하기 힘들었던 듯하지만, 연습을 통해 기술을 발전해 대도시로 다시 돌아가길 희망합니다.
반면 제이콥은 평생 병아리 똥구멍을 보면서 살수 없다고 단호히 말합니다. 전재산을 털어 사람이 적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대규모의 땅을 일구어 정원을 넘어 농장을 키우길 꿈꿉니다.
아이들에게 아버지가 뭔가를 성취한 모습을 보여두길 바라며, 상황이 어려워지면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대도시로 돌아가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모습에 모니카는 남편이 이기적이며, 함께 할수 없다면 더 이상 가족이 아니라 생각합니다니다.
인맥혈맥 등에 아무것도 없는 동양인은 촌에서 뭔가를 이루려니 어렵습니다. 그는 최대한 돈을 아끼려 수맥을 찾아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스스로 우물찾아 나섭니다.
농장이 자리잡기 전에는 맞벌이로 생계를 유지해야합니다. 베이비시터를 구하기 힘들자 모니카의 어머니가 한국서 도움주려 옵니다. 데이빗은 아직 5살 남짓의 어린이지만 자신의 방을 낯선 외할머니와 공유하는 게 정말 싫습니다. 한국어보단 영어가 훨씬 편한데, 가보지 않는 한국의 냄새를 풍기는 것에 거부반응을 일으킵니다.
일반적이지 않는 할머니와 잔뜩 심통난 손자와의 갈등이 웃음을 유발하는데, 아마 감독의 자전적인 요소를 풀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할머니가 한국서 가져온 미나리는 물만 있으면 잡초마냥 쑥쑥 잘 자랍니다. 제목의 미나리는 잡초같이 질긴 생명력을 지닌 이민가족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윤여정 배우의 물 흐르듯 자연스런 연기가 돋보였습니다. 천연덕스럽고 낙천적인 모습이다 후반에 눈물이 나더군요 ㅜㅜ
미국이 이민자로 구성된 나라라 그런지 이 영화로 울리는 잔상이 큰것 같습니다. 각종 영화제서 수상이 한국서도 인지도 올리는 데 호재로 작용하는 것 같은데, 아카데미 시상식서도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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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콥이 이전 대도시에서 돈을 많이 벌었지만 그 돈은 한국에 있는 제이콥 가족에게 보냈던거 같습니다. 부부싸움 중 모니카가 "그 돈 다 어디로 갔는데? 우리엄마는? ~~~"하니 제이콥이 "난 장남으로.." 뭐 이런 식의 대화가 있었습니다.
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