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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간단한 후기.

젊은날의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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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폴 토마스 앤더슨의 마스터는 매그놀리아와 함께 그의 정점 중 하나입니다.

깊고 기이하며 모호한 이 영화는 특별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죠.

이보다 아름다운 작품은 보기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2. 화면비

일단 이 영화는 1.85:1의 비율을 채택했습니다. 65mm도 독특한 선택이지만 제가 필름에 무지해서 추가할 말이 없습니다. 비스타버전을 이용한 이유는 자명합니다. 이 영화는 프레디와 랭커스터 두 인물에 관한 영화이고 그 둘에 집중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동시에 이 작품은 망원렌즈를 자주 사용합니다. 그 결과로 인물에게만 초점이 맞고 배경이 흐릿해집니다. 그로 인해 관객들은 그들이 환경에 부적응한 존재라는 느낌을 받으며 인물들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3.이동

 이 영화는 일종의 로드무비이기도 합니다. 프레디는 작중에도 언급되는 것처럼 바람같고 떠돌아다는 뱃사람이죠. 이는 그가 본질적으로 부적응자이기 때문입니다. 

 프레디는 초반부에 오해에 휘말려 안개 가득한 벌판을 내달립니다. 그 쓸쓸한 이미지가 그의 내면이죠. 

동시에 카메라는 그와 비슷한 속도로 움직이는데 이 때문에 그는 제자리걸음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벌판에서의 이동은 뒤에 랭커스터와도 반복됩니다.  이 장면은 매우 중요한데요. 이 장면을 기점으로 그와 랭커스터는 갈라집니다. 먼저 랭캐스터는 프레임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갑니다. 그리고 프레디는 그 때 랭커스터의 가족들과 같이 롱숏으로 잡힙니다. 다음 프레디는 반대로 프레임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죠. 그리고 랭커스터의 반응은 프레디와 달리 클로즈업으로 담깁니다. 이는 그들이 갈라졌다는 것을 의미하죠. 또 랭커스터의 얼굴을 클로즈업함으로써 프레디의 이탈이 그에 미친 영향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적어도 그 장면서는 랭커스터보다 프레디의 힘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레디가 계속 움직이는 이유는 그가 정착할 수 없는 불안한 존재이며 부적응자이기 때문이죠.

 

4.바다

 이 영화에서 바다의 물결 여러 번 보입니다. 이는 알 수 없는 인간 그 자체의 소용돌이치는 듯한 마음을 반영한 것 같습니다. 동시에 일종의 시적인 리듬을 부여하는 각운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이는 폴 토마스 앤더슨이 부기나이트서 거울을 활용한 방식과 유사합니다.

 

5.대화

 이 영화의 핵심적인 대화장면은 두 가지입니다.

처음의 대화는 배에서 벌어지는 실험(?)장면이죠. 먼저 이 장면서 감독은 조명을 강하게 씁니다. 대비도 부각되는 편이죠. 이로 인해 인물들은 강렬하게 그리고 얼굴에 어둠이 고여있게 됩니다. 프레디의 내면적 어두움을 표현하죠. 또 프레디가 내면을 고백한 후 화면의 절반을 랭커스터의 실루엣이 차지하는데 이 역시 프레디의 깊은 상처,결핍,어두움을 드러냅니다. 그에 대한 랭커스터의 영향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두 번째 장면은 이 영화서 가장 중요합니다.

헤어졌다가 랭커스터의 호출을 받은 프레디가 그와 다시 재회하는 부분이죠.

먼저 감독은 멀리서 찍은 롱숏으로 시작해 클로즈업으로 끝맺습니다. 내면 깊숙히 들어갈 것임을 멀리서부터 가까이 다가감으로써 담아내는 연출이죠. 또 중간에 메리가 나가기 전까지는 상체까지 잡는 미디엄숏을 쓰다가 가 메리가 나가고 얼굴만 찍죠. 이는 메리는 이해할 수 없는 둘만의 내밀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랭커스터가 프레디보고 바람같다는 말을 할 때부터 프레디와 랭커스터의 얼굴을 클로즈업합니다. 클로즈업은 가장 중요한 순간을 포착합니다. 그런 연출로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는 불완전한 존재가 프레디고 인간임을 강조합니다. 이 장면서도 둘의 얼굴에는 어둠이 묻어있죠. 프레디도 랭커스터도 그저 인간이였습니다. 또 오버 더 숄더 숏을 사용한 전의 대화와 달리 싱글샷으로만 찍었습니다. 그들의 고독,헤어짐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6.플래시백

이 영화는 배에서의 대화장면에 플래시백을 삽입했습니다.

저는 데어 윌 비 블러드에서는 플래시백이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아마도 다니엘 플레인뷰가 뒤돌아보지 않고 질주하는 인물이기 때문이죠. 

마스터에서 프레디는 도리스를 회상합니다. 그리고 그의 떠남도요. pta영화서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있습니다. 마스터에서 프레디에게는 이미 그 선택이 이루어졌고 수정이 불가능합니다. 플래시백은 고칠 수 없는 과거를 보여주니까요. 프레디에게 난 결핍의 구멍은 고정되어 변할 수 없는 과거에 있습니다.

 

7. 배우

모든 배우들이 좋았습니다. 에이미 아담스는 늘 그랬듯 훌륭했죠.

호아킨 피닉스는 삐딱한 자세가 정확하게 프레디를 형상화했습니다. 필립 시무어 호프만은 최고였습니다.

영화팬으로서 그의 영화들을 볼 수 있어서 영광이고 기뻤습니다.

 

8. 불완전함

 이 영화는 결국 인간을 불가능한 구원과 치유를 말하지 않나 싶습니다. 마스터와 관련된 랭커스터의 대사가 암시하듯이 떠돌아다니며 불완전하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9.  엔딩

 그런 의미서 엔딩은 특별합니다.

프레디는 오프닝 때처럼 해변가에 있습니다. 그의 옆에는 모래여인이 있죠. 결국에 그의 결핍은 메워질 수 없습니다. 그의 곁에는 파도에 부서질 약한 모래조각상만 지키고 있습니다. 랭커스터를 만나고 헤어졌습니다만 그의 결핍은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엔딩서 그의 얼굴은 완전히 보이지 않습니다. 이 역시 불완전함을 드러내죠.

그리고 카메라는 부감도 로우앵글이 아니라 마치 옆에 누워있는 듯한 앵글을 씁니다.

관객 역시 채울 수 없는 결핍과 불완전함에 갇혀있는 인간이죠.

 

10. 아버지와 아들.

pta는 아버지와 아들관계가 중요합니다. 

부기나이트나 매그놀리아는 미약하고 불안정하게나마 화해했지만 데어 윌 비 블러드나 마스터서는 갈라지죠.

그가 좀 더 냉정해진다는 증거일 수도 있겠습니다.

 

마스터는 글로 쓰면 그 생생함과 마력이 사라지는 영화입니다. 글로 옮겨지는 순간 영화는 파리해지죠.

마스터의 아름다움은 오로지 영화일 때만 온전히 전달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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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4번인가 봤는데 참 묘한 영화예요. 글 잘 봤습니다.
21:25
21.02.16.
profile image 2등
봤지만 본 것 같지 않은 영화 중 하나였네요 ㅎㅎㅎ
21:35
2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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