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무 언택트 시사회)모추어리 컬렉션-후기
코로나 19가 강제로 시대를 변화시키는 걸 절감합니다. 아쉽게도 저 역시 영화관보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서비스나 VOD에 최근 많은 영화를 의존합니다. 아쉽다는 뜻은, 아마도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것이다, 라는 대전제가 무너져 가는 개인적인 소회겠지요.
현실을 반영하듯 익스트림무비를 통해 언택트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온라인 시사회라는 이름을 바꾼 거라고 하기에는 그야말로 현실이 막엄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언택트 시사회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모추어리 컬렉션은 옴니버스 영화이네요. 아무 정보 없이 봤던 터라.
단편의 길이와 강도를 점점 고조하는 세 개의 이야기와, 내러티브를 풀어가는 소녀 샘과 장의사 간에 주고 받는 이야기, 더해서 샘의 이야기 중에 제목까지 거창하게 들어갔던 '베이비시터 살인사건'을 반 개짜리 이야기라고 둔다면, 4+0.5개의 이야기가 111분 러닝타임에 꽉 들어찬 공포영화였습니다.
장의사가 들려준 세 편은 "매우" 고전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소매치기 여인이나 대학축제의 원나잇스탠드, 뒤이어지는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 때까지'라 서약하지만 정작 부인을 내쳐야 할 상황에 놓인 남자의 에피소드까지. 세 이야기는 길이와 강도를 점점 고조하며 확장합니다. 공포보다 판타지 성격이 강하고 너무나 뻔하다는 단점은, 아마도 단점 축에도 못 낄 듯합니다. 샘에 이어지는 장의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밑밥 정도라고 해두면 깔기에는 괜찮지 않나, 싶은 정도로 이해하게 됩니다.
세 이야기 즈음에서 심심하다, 응당 좀 지루하다 싶어질 때 샘의 이야기가 더해집니다. 반전이라면 반전이랄 수 있는 샘의 이야기와, 이를 한 번 더 옥죄고 비트는 장의사를 통해 내러티브는 정점에 다다르네요. 그리고 처음 등장했던 소년이 샘에게 이야기를 듣는 형태로 마무리함으로 인해, 서사는 매끈하고 너끈하게 끝이 납니다.
영화를 칭찬하자면, 군더더기 없음입니다. 딱 필요한 만큼 묘사도 서사도, 더 들어가지 않는 군더더기 없음.
다만 이 군더더기 없음으로 인해, 조금 더 질척거리거나 귀찮게 해도 될 공포가 판타지 속으로 스며들어 버린 것은 아쉬움입니다. 아마 [스캐어리 스토리]를 보았던 관객이라면 이 영화가 주었던 감정을 똑같이 재현하지 않을까, 싶으네요.
사족 하나 달자면. 영화를 다 보고는 오랜만에 크립쇼 시리즈가 떠올랐습니다.(요즘 볼 방법이 있으려나요? 일단 넷플릭스에는 없네요) 왜 그랬나, 되짚어 보니. 역시 매우 고전적인 내러티브 탓이지 않을까. 그 정도로 편안한(!) 영화였다는 사실.
사족 둘일까요. 제가 0.5로 표현한 베이비시터 살인사건은 누가 보아도 [할로윈] 오마주가 아닌가 싶은. 쿡쿡 웃으며 봤답니다.(공포영화인데)
맺음하자면, 매우 편안하고 고전적인 판타지 공포물이었습니다. 물론 많은 이들은 공포가 어디있나 찾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영화 역시 극장보다는 안방이 어울리지 않을까, 조심스런 마무리 문장으로 맺습니다.
추천인 8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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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 스스로도 맨 처음 에피는 '좀 시시한가?'라고 말했지마 점점 (아주 매끈하게) 고조시켜서 맨 마지막에 빵! 깔끔하게 마무리하더라구요.
저도 환상특급이나 크립쇼 같은 게 떠올랐는데... 이 글 보니 저도 크립쇼 다시 한번 보고 싶네요 ㅎㅎ
스케어리 스토리가 생각보다 무섭지 않고 결말도 모호 해서 뭐야!!했거든요.
애매한 결말을 안 좋아해서요
영화관에서 보긴 애매한거 같고 급궁금은 해지고 시사회 신청할걸 그랬다는 생각이드네요
집에서 볼 자신 없어 신청 안했는데..;
제가 친숙하게 봤었던 영화들도 보여서 저는 재미나게 봤어요.
일이 있어서 시사회 신청을 못하다보니 좋은 평들 보니 빨리 보고 싶네요 ㅜㅜ
굳이 영화관 찾아가서 볼 정도의 영화는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