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 그의 춤은 그토록 아름다웠습니다
무용의 재능을 이어받은 메라비는 조지아 국립 무용단에서 인정받기 위해 모든 노력으로 연습을 거듭한다. 하지만 조지아 전통 무용의 강한 남성성을 표현하기에는 그의 움직임은 지나치게 부드럽고 유연하다. 어느 날 무용단에 새 무용수 이라클리가 들어오고 그와 메라비는 경쟁관계에 서게된다. 그리고 그를 통해 메라비의 삶은 서서히 변화한다.
조지아의 전통 무용은 한때 유연함을 품은 적도 있었지만 50년 전 모두 버려지고, 남성적인 힘과 절도를 바탕으로 '국가의 정신'을 강인함과 당당함으로 표현합니다. 전통을 잇고 의미를 전하기 위한 방식으로 무용을 활용하기 위해 격식과 형태가 확립되었지만, 혼이 담긴 예술을 하나의 틀 안에 가둬놓을 수는 없지요.
할머니 대부터 이어져온 무용의 재능에도 불구하고 춤의 표현 방식이 전통이라는 명목으로 획일화되어가며 아버지 대의 몰락에 이어 메라비와 그의 형은 가난에 허덕이고 변두리 인생을 살고 있어요. 메라비는 몸이 상하더라도 결코 놓을 수 없는 무용이기에 점점 무리하게 되고, 급기야 주저앉고맙니다.
무용계 원로는 조지아의 전통춤은 단지 완벽함이 전부가 아니고, 국가의 정신을 담아 표현해야만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격식과 형태를 파괴하더라도 온전히 그 정신이 전달되면 되는 것이 아닐까요.
각본과 연출을 한 레반 아킨은, 한 때 풍성하고 다채로웠던 조지아를 떠올리며 춤이라는 매개를 통해 현재의 경직되고 답답한 이 사회가 다시 유연하고 활기찰 수 있기를 바라는듯 합니다. 전통이 옳다는 주장에 대해, 그 전통이라는 것도 겨우 50년 된 방식의 하나일 뿐, 유연함으로 그 강인함을 품어낼 수 있다고 말이지요.
메라비는 다친 몸으로 다시 춤을 춥니다. 하지만 이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장 즐거울 수 있는 춤을 춥니다. 모든 환희와 고통을 거친 후 그의 정신이 고스란히 표현되는 그만의 춤, 자신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당당하게 표현하는 그 춤은 그토록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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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지나갈 뻔 했어요.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