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후기
전작 점쟁이들은 안 봤지만 그전에 시실리와 차우를 괜찮게 봐서 (죽밤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이상하게 그래서 더욱 끌리는...) 혹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겐 호일지 불호일지 궁금해서 오전에 보고 왔습니다. 김성오가 언브레이커블로 흡사 터미네이터처럼 지구에 불시착?한 장면부터 이 영화의 톤앤매너는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이제부턴 이 영화의 독특한 호흡대로 달린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 개연성 따윈 개나 주고 얼마나 b급 감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 한번 보자! 라는 심정으로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죽여도 죽지 않는 인간 설정의 영화는 여럿 있지만 좀비물이 아닌 이상 한국에선 보기 힘든류의 소재라서 일단 천편일률적인 요즘 영화들에서 단연 부각되는 특이한 소재였습니다.
거기에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정현 배우를 포함한 여성 3인방이 주로 이끌어가는 여성 주도적 영화라는 점도 이 영화의 특징 되겠네요. 이건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죽밤은 주인공, 빌런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언브레이커블이면 언브레이커블. 여성 3인방이염 3인방, 그리고 브로콜리면 브로콜리. 각자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살아 있어서 각본이 허술해도 캐릭터 중심의 영화로서 지탱해 나가는 것이 가능한 영화였습니다.
다만 장르가 코미디인데 하나도 웃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초등학교 어디나왔어요?' 같은 대사는 이게 웃으라고 하는건지 얼빠진놈이 엉뚱한 말을 하는건지 분간이 안 되고, 아마도 나름의 킬포라고 생각해서 넣은 장면 같은데 만길의 부하중 심하게 노안인 분을 가지고 나이드립 치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선 실패했으나 이미 마동석 주연의 성난황소에서 써먹은 적이 있습니다.
참신한 코미디가 하나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홍보의 가닥을 b급 감성으로 잡아야 할 것 같았습니다. 코미디를 제대로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 영화를 보며 새삼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봐야하는 이유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캐릭터들에 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스크린 컴백으로 반가운 얼굴인 양동근의 그만이 소화할 수 있는 연기와 서늘하면서도 코믹한 연기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김성오와 여성 3인방 연기로 좋은 앙상블을 보여준 이정현, 이미도, 서영희 배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연부터 조단역까지 다들 좋은 배우로만 꾸려져 있습니다 이만한 캐스팅 쉽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