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악에서구하소서] 액션과 감동 모두를 잡는데 성공하다.
"왜 그를 죽이려고 하는거지?"
"이젠 기억나지 않아. 이유는 중요하지 않게되었어."
이 대사 하나만으로도 영화의 주제와 색깔이 드러나는 영화. 이유없는 잔인한 살인이 목적이 되어버린 인물들의 서사없는 액션씬만으로도 영화 전체가 호흡이 되는 영화. 저에게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2020년 올해 최고의 한국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익스트림무비 시사회로 처음 접한 뒤, 개봉이후 재관람까지 총 6번의 관람을 통해 느낀 점을 글로 옮기려합니다.
- 한단계 성장한 액션
이 영화는 액션영화이자 느와르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꽃인 액션 연출과 무술은 홍경표 촬영 감독님과 이건문 무술감독님의 조화로 멋진 장면들이 탄생했습니다. 사실 홍원찬 감독님의 연출과 스토리도 훌륭하지만 이 두감독님이 아니라면 이렇게 멋진 액션이 나오진 못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과감한 얼굴 클로즈업과 함께 슬로우 모션 그리고 타격감을 생생하게 전달해주는 스톱모션으로 기존의 영화들과 다른 생동감있게 느껴지는 강인한 액션 장면이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좁은 엘리베이터부터 복도 그리고 건물 밖 큰 공터까지 점차 넓어지는 공간과 그만큼 커지는 액션의 스케일은 관객들의 통괘함을 선사합니다.
- 서사는 줄였지만 이해되는 공감 스토리
혹자들은 서사와 인물들의 설명이 부족하여 스토리가 부실하단 평을 합니다. 하지만 전 액션 영화란 본분에 충실하며 인물들의 구구절절한 서사에 집중하기보다 액션이라는 장점을 살린 점에 더 칭찬을 해주고싶습니다. 그리고 인남의 경우엔 영화의 주요 인물이기에 다른 캐릭터보다 좀 더 풍부한 서사를 전달해줬고 전 그 서사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서사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황정민 배우의 연기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항상 영화 말미에 큰 감동을 줍니다.
-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전 왜 이 영화의 제목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일까를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미 홍원찬 감독님의 인터뷰가 올라오긴했습니다만, 전 처음 영화를 봤을 때 영화의 인물들이 모두 '구원' 받는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지옥과 같은 현실에서 드디어 삶의 이유를 찾게된 인남, 살인에 미친 추격자 레이, 그리고 진정한 가족과 삶의 의미를 되찾는 유이와 소중한 아이 유진이까지. 이들의 끝은 모두 어떤 의미에선 구원을 받은게 아닐까. 악에서 구해져 살아남은 유이와 유진, 그리고 악에서 드디어 죽음을 맞이한 인남과 레이. 감독님은 인남의 시선으로 바라본 파나마에서 마지막으로 행복한 유이와 유진을 보여주며 그래도 인생에 악만 남은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듯 합니다.
여섯 번이라는 숫자가 무색하게 아직도 볼때마다 긴장되고 강렬함 액션엔 소름이 돋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통해 만난 홍원찬 감독님과 홍경표 촬영 감독님, 이건문 무술 감독님. 그리고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배우, 너무 훌륭한 조연들까지. 올 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영화를 넘어 앞으로 액션 영화에서 회자될 영화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또 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