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코 앞에서 대스타를 만나는 방법 a.k.a 모범답안 장학우
문득 장학우에 대한 글이 쓰고 싶어서 끄적여 봅니다.
작년 1월 홍콩에서의 추가 콘서트를 끝으로 3년에 걸쳐(27개월) 230회가 넘긴 클래식(경전) 투어 대장정을 마친 장학우.
주성치의 영화에 나왔던 것처럼 여전히 장학우 콘서트 티켓은 피케팅으로도 구하기가 힘든 수준.
94년 주성치의 <파괴지왕>에 나왔던 장학우 콘서트 티켓을 구하기 위한 험난한 여정과 풍경들은
25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여기 저기서 놀랍도록 비슷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3회의 공연이 2018년 1월 매진되어 10월 공연이 또 추가 되었는데
그 추가 공연 티켓을 구하기 위해 7일 전부터 노숙하는 진풍경이 연출됨
하지만 티켓 구하는 게 어렵지 장학우를 코 앞에서 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건 안 비밀이죠.
굳이 호텔이며 공항까지 찾아가며 죽치고 기다릴 필요도 없는....
스타를 코 앞에서 보는 법 혹은 콘서트장에서 팬들을 대하는 법에 관한 이미 레전드가 된 하지만 팬에겐 쉬운 남자(?) 장학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콘서트에서..... 앉아 있는데 마구 마구 막 오는거예요!!
네, 가신님은 무대만 뛰어다니는 게 아니고
객석으로도 자주 난입(!)해서 팬들에게 아이컨택과 악수 그리고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시큐리티분들 극한 직업 애도요 ㅋ)
그 와중에도 절대 안 흐트러지는 가창력은 덤. 저러고 또 나중엔 객석을 날라댕깁니다. 분명 체력이 남아 돌아서 저러는 건 아닐 것인데...
장학우 성대를 한 번 연구해서 박제를 해야한다는 말이 농담처럼 나오는데,
아니요, 이 아재는 신체나 뇌(정신력이 어느정도인지)를 한 번 진지하게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기록을 쏟아낸 이번 클래식 공연의 규모와 무대구성, 분위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장학우의 중년 남자팬(학우의 남팬 특히나 중국 남팬들은 대단합니다. 진짜 열정적인 거 못 따라감)이 찍은
고화질의 이 하이라이트 영상을 한 번 참고하시길 추천.
'아, 근데 콘서트 자리가 저렇게 꿀좌석일 확률이 낮잖아?! 좌석이 안 좋으면 장학우는 대형화면으로만 봐야될 판인데!! 어떻게 가까이 봐??'
네, 여러분 가신님은 아주 아주 은혜로운 분이라는 거 잊으시면 안되요~ 가신님을 믿으세요
2. 공연이 끝나고.... 35년 팬서비스의 찜바란 이런 것
장학우 콘서트를 가 본 분이라면 공연 끝나자마자 관객들이 급하게 어디론가 뛰어가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뭐여?하고 덩달아 따라 나가다보면 그곳이 장학우가 나올 출구쪽이라는 걸 알게됩니다
뭐 이런 생각이 들겠죠. ‘나와도 그냥 차 타고 가겠지,손 한 번 흔들어주는 거 보러 가나?? 설마 뭐 해주겠어?’
네, 여러분 설마가 사람 잡아요
장학우 콘서트는 곡 리스트를 보는 순간 '하, 역시나 이번에도 쉽게 가지 않는구나' '이렇게 많이 노래를 해? 어떻게 지난 콘서트보다 더 많이 불러?'
결코 부르기 쉽지 않은 노래들, 소화하기 쉽지 않은 무대구성...
내년이면 환갑인 나이에 게스트 없이 혼자서 3시간 가량을 꽉꽉 채우는 콘서트를 2백회 넘게 진행 중인 상황에서
콘서트를 앉아서 보고만 있는 입장에서도 기가 확 빨리는 기분인데 3시간을 3년에 걸쳐 직접 뛰는 당사자의 피로감은 얼마나 클지는 뭐..
그래서 차를 타기 전에 뭘 해줄거란 기대를 하기 어려운데 네. 가신님 사전에 팬들에게 뒷통수만 보여주고 쌩~하고 사라지는 법은 없죠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출구에 모습을 드러낸 장학우가 펜스쪽으로 몰려든 팬들에게 다가가는 순간 완전 난리가 나는..
팬들은 엉켜서 난리가 나는데 정작 장학우는 너무 침착해서 무서울 정도. 빨리 빨리 끝내고 집에 가야지.. 이런 게 1도 안 느껴지는
진짜 정성껏 팬들 손을 잡아주는데 저 아재가 팬들 손을 어떤 식으로 잡아주는지 그 느낌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 그런지
저 영상 속 팬들이 새삼 또 부러워지네요.
아이컨택 해주면서 손을 꼭 잡아주는데 팬들이 몰려서 상황이 좀 심각할 때조차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는 거 보면
아, 이렇게 세계평화가 오는구나...35년 넘는 팬서비스의 짬바가 이런 거구나...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몰려드는 팬들 때문에 옆에 가드들도 덩달아 흥분해서 막 뭐라고 할 법도 하지만 장학우의 저런 모습 때문인지 이 분들도 무념무상.
끝나고 숙소 가기 바빠서 못 봤어요, 컨디션이 안 좋았는지 나와서 전체 팬들한테 손 흔들어주고 갔어요. 너무 어두워서 얼굴이 안 보였어요 ㅠㅠ
이 경우라도 좌절금지. 가신님은 팬들을 좌절하게 만들지 않아요
3. 리허설 전.... 아재요, 안 피곤해요??
홍콩에서 콘서트가 있는 날이면 항상 오후에 리허설을 위해 홍캄 체육관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장아재님.
패턴은 항상 같습니다.
공연 당일 빠지지 않고 고사를 올린 다음 콘서트 캡모자 받아 들어 쓰고는 펜스쪽에 죽치고 기다리고 있던 팬들에게 다가가죠.
그 후 상황은 2번이랑 동일하게 흘러가는데 그래도 콘서트 끝날 적 상황만큼 압사 분위기까지는 아니라는 거.
대낮이라 또렷하게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거.
가드들이 상황보면서 대기 펜스 여닫는 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그 땐 한 명씩 떨어져 대기하다가 학우가 오면 차례대로 한 명씩 같이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받거나 농담 주고 받는 소리도 들렸는데
점차 중국팬들까지 오면서 대기하는 팬들이 너무 많아지기도 했고 시간이 많이 걸려서인지
이제는 딱 저 정도선으로 정리가 된 건가 싶기도
2 ,3번은 홍콩에서 콘서트가 있을 때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고
홍콩 아닌 지역에서 공연을 할 땐 팬들이 공연장 주차장이나 호텔, 공항에 기다리고 있다가 장학우를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때도 팬들을 대하는 가신님의 태도는 똑같죠.
막 입국해서 피곤한 상태임에도 공연 막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일지라도 언제나 장학우는 한결 같습니다.
2, 3번에 해당하는 영상들을 요즘 보고 있으면 미소가 지어지다가도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참 이상하지 않나요.
홍캄 체육관도 여전히 그대로 있고 학우도 팬도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게 하나 없는데
그 홍콩이라는 곳이 더 이상 내가 알던 우리가 알던 그 곳이 아니라는 게 저는 아직 믿기지가 않습니다.
학우의 콘서트를 오랫도록 보질 못했지만 홍콩은 매년 가는 그런 제2의 고향같은 존재였는데 이제 다시 홍콩을 가게 될 수 있을까요.
코로나가 종식이 되더라도 저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콘서트 같은 것이 제대로 열릴 수 있을까요.
장학우는 예전처럼 예전같은 기분으로 콘서트를 할 수 있을까요?
저는 학우의 콘서트를 홍콩에서 다시 보게 될 날이 있을까요
홍콩발 소식들은 암울함 그 자체이고 십 수년만에 홍콩을 가지 못하게 된 참 드문 해가 되어(이게 아마 계속되겠죠) 우울한 와중에
7월이 가신님의 생일인데다 동사서독 재개봉으로 관련 이야기들이 들리고 있으니
부쩍 그 때 그 시절의 기억이 너무 생생하게 살아나고 있어 몇 자 적게 되었네요
제가 그리고 우리가 아는 그 홍콩은 이제 아비정전에 아비가 바라보던 그 시계 그리고 그 시간과도 같은 존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어쨌거나 저는 기원해봅니다.
장학우와 제 기억 속 인물들이 그 공간에서도 행복할 수 있기를.
러스트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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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을 위해주는 스타가 진짜 스타죠.
물론 본업도 중요합니다.ㅎㅎ
본업에 팬서비스 정신까지 훌륭하면 그만큼 오래오래 더 사랑받는 거 같아요.
다들 대단하시네요 ^^
그런데 같은 문화권?임에도 불구하고 주걸륜이나 장학우 등의 놀라운 영향력이 한국에는 전혀 보도되거나
별로 알려지지 않으니 그 또한 신비롭습니다
저 나이에도 열정적인 모습 대단하네요
사대천왕 중 유일한 가수출신이죠. 중년이 되기도 전 일찍이 등려군이나 알란탐이 가지고 있는 앨범 판매량 같은 증화권 기록들을 다 깨서 이후엔 어떤 동력으로 활동을 할까 했는데 이제는 본인이 직접 연출까지 하는 콘서트로 세계기록까지 써내려가고 가고 있더군요.
흥미로운 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