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영화제] 개막작 리뷰, 어느 수학자의 '모험'이라기보단 '고뇌'?
개막작 <어느 수학자의 모험>에서 제목의 '모험'을 보며 미리 짐작했던 것과는 달리, 영화는 원자폭탄이 터지는 장면 하나 보여주지 않습니다. 폭탄을 개발하는 과정도 몇몇 수학이나 물리 이론이 좀 나오긴 하지만 그리 자세하게 묘사하지 않습니다. 대신 주인공 스타니스와프 울람의 정체성과 윤리적 고뇌에 집중합니다.
울람은 폴란드 출신의 유대인으로 나치 독일과 싸우기 위해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 과정에 참여하지만, 원자폭탄(나아가 수소폭탄)의 위력을 알면 알수록 '과연 이런 거대한 파괴력을 지닌 무기를 만드는 게 정당한 일인가'라는 회의와 고뇌에 시달립니다. 그것은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해 수많은 사상자들이 나오자 절정에 달합니다.
그럼에도 울람은 수소폭탄 제조에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는데, 동료 과학자가 원자폭탄 자료를 소련에 넘긴 것이 계기였죠. 전쟁을 막으려면 억지력을 가진 무기가 우리편에도 있어야 한다는 논리로 말입니다. 근데 솔직히 이건 치킨게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느 한쪽이 미친짓을 저지르면 빵!!! 다 같이 죽는 거죠ㅠㅠㅠㅠ
영화 외적으로 우리나라의 현실도 묘하게 미소 냉전시대로 회귀한 듯한 남북 상황이 돼버려서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많았습니다. 다만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연결된 가족 배경이나 동생과의 갈등, 친구 노이만과의 우정과 폭탄 개발 과정에서의 관계 등등 이것저것 하려는 얘기가 많다보니 스토리가 한 방향으로 주욱 이어지지 못해 집중력이 좀 떨어지는 게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옆, 뒤에서 코를 좀 고시는 이들이 있더군요^^;;;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서 좀 더 나은 상영 환경으로 보면 훨씬 더 영화의 주제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식 개봉해서 익무 분들과 함께 본 후 토론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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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이 나오면서부터 상호확증파괴 가능성 때문에 또다른 세계대전 없이 지금까지 강제 평화가 이루어진 측면도 있어요.
스틸컷을 보니 주인공 얼굴만 봐도 이미 서사 그 자체네요 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