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영화제 홍보대사 김준면(수호) 해외 인터뷰 번역
마카오국제영화제 현지에서 해외 기자들과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모양인데..
일본 매체 기자의 인터뷰가 올라와서 번역해봤습니다.
https://news.yahoo.co.jp/byline/saitohiroaki/20191206-00153796/
사진은 마카오 특파원으로 가신 쿨스님 글에서 빌렸습니다. https://extmovie.com/movietalk/51970692
조커, 닥터 스트레인지에 매료됐다. 기발한 역할도 맡았으면... EXO 수호, 배우로서의 생각을 밝혀.
마카오국제영화제 홍보대사로
아시아에서도 아직은 역사가 짧은 마카오국제영화제. 올해로 4회째를 맞았는데 영화제를 주목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홍보대사’라는 존재다. 간단히 말하면 ‘영화제의 얼굴’인 셈이다. 참고로 올해 도쿄국제영화제에서는 그 위치를 (일본 여배우) 마츠오카 마유가 맡았다. 마카오가 적극적인 것은 이 홍보대사로 세계적인 스타를 부른다는 점. 작년에는 니콜라스 케이지, 재작년에는 제레미 레너라는 거물이 맡았고, 올해에 그 역할을 줄리엣 비노시와 함께 책임진 이가 EXO의 수호다.
K팝 인기 그룹 EXO의 리더이자 보컬을 맡아, 뮤지션으로서 대성공을 거둔 28세. 드리마와 영화, 뮤지컬 무대에선 배우로서 활약도 펼치고 있다. 수호가 출연한 영화 <선물>은 마카오국제영화제에서도 이미 매진. 그의 인기는 절대적이다.
마카오, 중화권 이외의 해외 기자들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인터뷰에 수호가 응했다. 사실 인터뷰 전에 미리 할 질문을 제출해달라는 요구가 있었고, 여러 질문들이 빠꾸당했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거의 무법지대화되어 자유롭게 진행된 인터내셔널 취재였다(일본에선 있을 수 없는 일!).
각국 기자들의 영어 질문에 통역이 거치긴 했지만 살짝 긴장한 기색으로 쑥스러운 듯이 응한 수호. 빨갛게 물들인 머리와 살짝 당황한 듯한 표정의 콘트라스트가 인상적이었다.
팀 버튼의 ‘순수함’을 사랑해
Q: 이미 배우로서 경력도 쌓고 있는데, 앞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국제적인 감독이나 배우가 있다면?
수호: 좋아하는 감독이 아주 많아요. 저는 공포영화를 좋아하는데, 그중에서 머리에 딱 떠오르는 사람이 팀 버튼과 (공포영화 감독은 아니지만 왠지) 크리스토퍼 놀란이에요. 특히 팀 버튼은 순수한 세계와 순수한 캐릭터를 그리고 있어서 무척 사랑스럽죠. 함께 연기하고 싶은 국제적인 스타는 잔뜩 있지만 누군가를 딱 말하라고 한다면... 주제넘은 소리겠네요. (웃음)
Q: 그럼 앞으로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는?
수호: 글쎄요. 지금껏 연기해온 역할들이 대부분 긍정적인 캐릭터들이어서, 이젠 악역도 연기하고 싶어요. 최근에 그렇게 느낀 건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 역에 매료되어서 일까요.
Q: 그밖에 영감을 받은 영화나 음악은 무엇인가요?
수호: <조커>와는 다르지만 최근에 좋아하게 된 영화는 사람들의 일상과 감정을 그린 작품이에요. 호아킨의 출연작 중에선 <그녀>가 마음에 들었어요. 한국영화 중에선 <기생충>이고, 역시나 일상적인 표현에 끌렸어요. 음악은 콜드플레이, 마룬5가 저의 스트레스를 진정시켜주는 밴드이고요.
Q: 연기에 대한 본인의 자세에 대해 알려주세요.
수호: 각본을 받으면 우선적으로 연기하려는 역할을 깊게 파악하려고 해요. 연구를 하면서 연기하려는 역할의 개성과 저의 성격 사이의 공통점을 찾아나가죠. 그 공통점을 점점 파고들다 보면 감정을 공유하게 되고 역할에 빠지게 되는... 그런 느낌일까요.
Q: 만약 마블 히어로를 맡게 된다면 무엇을 연기하고 싶나요?
수호: 음, 하나를 선택하라면 닥터 스트레인지죠. 영화도 좋았지만, 그 캐릭터가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제 자신이 스트레인지해지고 싶다는 욕구가 있으니까요. (웃음) 예를 들어서 겉보기에 70대인 노인이 사실은 슈퍼 히어로라면 어떨까 식으로, 외모와 능력의 스트레인지한 갭 같은 것에 흥분해요.
Q: 이번 마카오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선물>에선, <글로리데이>(2015)와는 다르게 어른스러운 캐릭터였습니다. 청춘 이미지에서 벗어났더군요.
수호: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는 청춘이라든가 십대라는 말에 끌린다는 점이에요. 그 두 가지는 꿈과 희망을 떠올리게 하니까요. 그런 역을 연기함으로써 젊은 세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죠. 하지만 저도 <글로리데이> 이후,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양한 경험을 하고 성장했죠. 청춘이라는 말이 단순히 나이가 어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몇 살이든 꿈과 목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언제까지라도 ‘청춘’인 채로 있고 싶어요.
음악과 연기 활동의 밸런스에 만족하고 있다.
Q: 음악과 연기 활동은 어떻게 밸런스를 맞추고 있나요?
수호: 여러 K팝 그룹들의 스케줄이 대체로 1년 전쯤에 정해져요. 그래서 그 시점에서 빈 시간을 알 수가 있죠. 이번에는 그 공백기에 연기 활동을 해보려고요. 그래서 밸런스가 잘 맞춰졌다고 생각해요.
Q: 음악과 연기를 병행하면서 양쪽이 서로 영향을 주는 부분도 있나요?
수호: K팝 가수로서의 일이 무척 바쁘기 때문에, 연기 쪽으로는 각본을 받으면 최대한 빨리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해요. 그리고 영화에선 K팝 가수와는 다른 얼굴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실감하죠. ‘영화 속 K팝 가수’라는 인식도 해마다 깊어진다는 느낌도 들어요. 올해 초에는 단편 영화에서 힙합 스타를 연기했을 때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죠.
마카오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빨간 머리의 수호가 등장하자마자 다른 스타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거대한 환성이 들려왔다. 일본에서 개봉되는 영화도 적어서 아직은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강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EXO로서의 활동과 병행해 아시아의 벽을 넘어 영화배우로 활약할 수 있을지? 마카오국제영화제의 홍보대사를 맡은 것이 어쩌면 그의 야심에 불을 붙였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