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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수다 [말레피센트 2] 간략후기

  • jimmani jim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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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가 또 다시 타이틀롤을 연기한 디즈니 라이브 액션 <말레피센트 2>를 보았습니다.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던 2014년에 나온 디즈니 라이브 액션 초기작이자
원작이나 주인공의 시점이 아닌 빌런의 시점을 빌려와 가장 진취적인 이야기 변주를 시도했던 전편에 이어
이번 <말레피센트 2>는 더 확장된 세계들의 조합으로 말레피센트라는 메인 캐릭터의 변주를
개인의 성품을 넘어선 사회적 메시지 차원의 것으로 끌어올리려 합니다.
다만 그 의도가 담긴 이야기가 다소 성긴 관계로, 이야기보다 메시지의 목소리가 더 큰 영화가 되었습니다.
 
전편의 말레피센트(안젤리나 졸리) 개인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오로라(엘르 패닝)와의 관계를 다시 그렸다면,
이번 편은 그렇게 새롭게 정립된 말레피센트와 세계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려 갑니다.
오로라를 저주에 빠뜨린 악역에서 오로라의 수호 요정 대모로 말레피센트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졌나 했지만
여전히 말레피센트가 있는 무어스 숲은 인간 세계와 아슬아슬한 공존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오로라와 필립 왕자(해리스 디킨슨)의 결혼을 기점으로 말레피센트는 인간에 대한 증오를 좀 누그러뜨리고
인간 세계와 손을 잡기 위해 애써 보려 하나 세상의 여전한 선입견이 그의 그런 의지를 가로막습니다.
이후에 펼쳐지는 요정 세계와 인간 세계의 대립, 새롭게 등장하는 요정 종족과 뒤이은 전투가
이러한 말레피센트와 세계의 갈등을 극단적인 형태로 확장된 결과이기도 할 것입니다.
 
전편의 스토리도 그리 탄탄하다고 보긴 힘들었지만 흥미를 끄는 줄기가 있었습니다.
말레피센트가 어째서 인간을 그렇게 증오하게 되었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하여 되짚어 가는 그의 과거는
가족용 디즈니 영화이기에 그 굴곡을 키우는 데 한계야 있었겠지만 음모와 배신이 도사리는 이야기였고,
그런 과거를 뚫고 폭주하는 말레피센트의 모습은 '악행'이 아닌 일종의 '복수'로서 카타르시스를 주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편에 또 다시 말레피센트를 자극하는 인간 세계의 감정은 '왜 아직도?'라는 의문을 남기며
매듭지어 보려 노력해도 좋을 시점에서 또 다시 갈등을 길게 끌어가려는 인상을 줍니다.
그 의문에 부응하는 숨겨진 진실은 개인보다 종족과 종족, 왕국과 왕국 간 갈등으로 나타나면서
이야기의 선은 전체적으로 굵어졌지만 관객의 감정을 낚아채기 위해 뾰족해져야 할 포인트는 무뎌진 듯 합니다.
이처럼 갈등의 양상이 확대되면서 타이틀롤인 말레피센트 본인의 존재감까지
어떤 순간에는 '말레피센트는 지금 어디 있지?'하는 생각에 이를 만큼 희미해지기도 하고요.
 
이렇듯 영화 중반 잠시 시야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던 말레피센트는 그래도 후반부 전투 장면에서 제 몫을 해냅니다.
인간 세계와 요정 세계 간에 펼쳐지는 대낮의 전투 장면은 기대 이상으로 스펙터클한데,
그간 디즈니 라이브 액션에서 보지 못했던 대형 공성전이 꽤 특색 있고 섬뜩하게 펼쳐져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시대 정신과 맞물려 특히 도드라져 보이는데,
세상에 악역으로 남은 이라 할지언정 변화나 사과를 강요하지 않고, 사랑하는 존재에게는 아낌없이 사랑을 주되
세상을 향해서는 끝까지 자기 자신으로서 당당하기를 바라는 의지를 이야기하는 듯 했습니다.
최근 '디즈니 빌런' 전시회에서 보았던 'No Mercy, Not Sorry'라는 슬로건과도 통하는 듯 했고요.
 
어쩔 수 없이 건전한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엔딩일텐데도, 안젤리나 졸리는 극적인 변화를 겪는 인물의 내면을
찰나의 표정과 눈빛만으로 선명하게 표출하며 보는 이의 마음에 동요를 일으킵니다.
2편의 영화를 통해 '악의 화신'이었던 인물을 '인간을 향한 증오를 자유로운 비상으로 승화시킨 인물'로
새롭게 확립시키며 안젤리나 졸리는 디즈니가 숱한 빌런들의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
'나를 지키기 위해 세상에 호락호락하지 않는 인물'로서의 주체성을 상징하는 데 성공한 듯 합니다.
말레피센트와 격렬한 대립을 이루는 '잉그리스 왕비' 역의 미셸 파이퍼는 개인의 안위를 넘어
국가를 향한 영욕에 불타는 인물로서 명불허전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고요.
 
아무리 대외적으로 빌런으로 취급되는 인물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디즈니 영화인 이상
주인공의 악화를 <조커>마냥 종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그려낼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말레피센트 2>는 단단한 배우들의 연기와 이를 통해 전달되는 납득할 만한 사회적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흥분과 확장 이후 적당한 마무리를 염두에 둔 듯한 편의적인 스토리 연장으로
디즈니 세계의 어두운 면을 대변할 대표주자가 될 캐릭터의 목소리가 기대보다 약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진취적이게도 디즈니는 DC보다 먼저 악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성과가 그만큼 앞서진 못한 듯 합니다.
 
 

추천인 6

  • Hyo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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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golgo 2019.10.19. 22:57
글 잘 봤습니다. 각본 문제가 좀 많은 것 같네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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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ani 작성자 2019.10.19. 23:04
golgo
감사합니다. 한시간 반 내외로 끝내도 됐을 이야기 같았습니다 ㅎ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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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셋져 2019.10.19. 23:10

1편때도 매력적인 비틀기를 보여줄 수 있었음에도 정형화된 이야기로 가서 아쉬움을 느꼈어요.
그건 비단 2편도 마찬가지였구요.
스케일을 키우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정작 보여줘야할 인물의 내면묘사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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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ani 작성자 2019.10.20. 00:50
셋져
캐릭터 내면 묘사에서는 제자리걸음 하는 느낌이었죠 ㅎ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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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이마루 2019.10.19. 23:11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ㅎ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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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ani 작성자 2019.10.20. 00:50
이마루
감사합니다.^^
댓글
미션시바견 2019.10.19. 23:42
엠마 스톤의 크루엘라에서는 좀 더 나아지길 기대해봅니다ㅎ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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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ani 작성자 2019.10.20. 00:50
미션시바견
감독 연출력을 믿어보려 합니다 ㅎㅎ
댓글
rhea 2019.10.20. 00:46
가능성과 한계가 둘 다 보이는 영화였습니다 ㅎ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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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ani 작성자 2019.10.20. 00:51
rhea
다른 영화들이 그 가능성을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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