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2 관람 기념 잡설
애초에 마스터피스에 대한 감상평을 다시 올릴 이유는 없을 것 같아요.
엄청난 재관람 끝의 재관람이니만큼 그냥 이런저런 수다로 풀어보겠습니다. (라고 쓰고 게을러. 라고 읽습니다)
수다라고 해도 김정대님의 칼럼처럼 엄청난 뒷얘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내면 좋겠습니다만
뭐 그런 정보도, 필력도 없습니다. 그냥 개인적인 잡설이 되겠군용.
-여기서 늘어놓는 이야긴 다 제 개인적인 생각일뿐이므로 그대로 믿으면 골룸-
1. 로봇에 관해서.
티투는 뭐 여러가지 혁신적인 장르적 지표를 제시한 영화입니다만 역시 이 프랜차이즈가 내놓은
가장 커다란 스타는 티-팔백일거에요. 이른바 아놀드 버젼. 여기서 '어? 로봇이 왜 일정한 외양을 가지지?'
라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죠. 그건 심지어 액체금속인 티-천도 마찬가지구요.
이건 나중 (일단은) 정식으로 이어진 시리즈물에서 그 모델들의 인간 모델. 즉 원형이 되는 사람이
있음이 언급됨으로 해소됩니다. 아무리 자유사고를 가진 컴퓨터라고 해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에는
아직 소질이 없는 모양이에요. 단 한 대만 양산되었다는 프로토타입 티-천도 로버트 패트릭 병사(?)
를 토대로 만든 로봇일 가능성이 있죠.
아시다시피 2편과 3편은 약간 설정충돌이 됩니다.
애초에 2편을 만들 때도 감독이 '1편에서 할 거 다했는디?' 했던 시리즈인지라(매트릭스 이야기 아님)
3편은 생각도 안 했겠죠. 김정대님의 칼럼을 보면 2편의 엔딩이 교체된 것은 단지 '속편을 위해서!' 뿐이 아니라
감독이 보기에도 톤이 좀 튀는. 그런 이유도 있던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제임스 카메론 머릿속에 터미네이터 3편.
이라는 개념은 거의 없었던 거 같아요. 애초에 시작할 때 '기계들은 날 죽이려고 터미네이터를 둘 보냈었지..'
하는데 그렇게 치면 3편은... 예쁜여자는 기계로 보이지 않아!! 라던가...
그리고 역시나 김정대님 칼럼에서 언급한 돈 아끼느라 못찍은 2편의 장면들. 을 보면 사이버다인의
타임머신 장치를 빼앗고, 뒤 이어 따라 보낼 티-팔백 진열창을 보며 쇼핑하는 개조할 아놀드를 지긋이 바라보는
장면이 있을 뻔 했다고 하니 확실히 그 뒤는 생각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하긴 안 찍었으니 정사 취급하긴 어렵죠.
까잇거 충돌이 좀 있더라도 3편이 엄청 재미있었으면 다 용서 되었을텐데 아시다시피 3편은
그리 호평받은 작품이 아닙니다. 조나단 모스토우는 시리즈의 팬이었던 모양인데 팬심이 영화의 중심을
좀 흔들어 버린 케이스가 되어버렸어요. 이럴 바에야 스타트랙 리부트 처럼 '네? 저는 그거 팬 아닌데요?'
하는 감독을 앉혔어야 했는데... 아무튼 액체금속이라는 훌륭한 기술적 진보를 이뤘던 사이버다인은
이번엔 미녀 터미네이터를 만들어 과거로 보내죠. 반란군도 아놀드를 다시 보내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이 모델은 티-팔백오십으로 업그레이드 버젼이었던 것 같아요. 사이버다인쪽 모델은 이제 총도 만들어 쏘는
굉장한 버젼으로 업그레이드 됐는데 반란군의 아놀드는 업그레이드하면서 주름만 늘고 딱히 뭐 좋아진 게
없으니 역시 인간의 기술력은 기계만 못하단 걸까요.
그런데 3편은 딱 한 지점에서 팬무비임을 거절합니다. 2편의 논조가 '그래 할 수 있어!' 정도로 간추릴 수 있는
희망적인 톤인 반면 3편은 '날고 뛰어봤자 폭탄은 터지거든요?' 거든요. 마치 친구인 척 원정을 따라가다가
중요한 순간 배신하는 골룸같은 영화에요. 이 정도의 '전편이고 뭐거 난 엿을 먹여야겠어!' 하는 태도는
에일리언 3편 시작과 동시에 전편 조연들 싹 죽이기,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2편 시작과 동시에 1편 주인공 끔살처리.
등이 있었죠. 이럴거면 왜 만드는데? (앗 거기다 제임스 카메론은 2관왕!)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 속편
제국의 역습 오프닝에서 '그런데 한 솔로는 죽었다..' 라는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셈이잖아요. 뭔데.
어쨌거나 핵아 터져라!! 하면서 끝난 3편이기 때문에 미래전쟁을 다룬 4편이 나올 가능성은 굉장히 커졌어요.
문제는 2편이 확립한 터미네이터 = 아놀드 주지사 라는 공식을 이어갈수가 없는 설정이란 거죠.
1~3편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의 핵심은 미래기술의 결정체인 자객이 우리가 사는 동시대로 난입해서
벌어지는 일들인데 이미 전쟁이 터지면 우리일상과의 접점은 삭제되는 셈입니다.
시리즈의 큰 매력이 상실되는 거죠. 그러니 자연히 속편이 나오기 어려울 수 밖에요.
지지부진하던 프랜차이즈를 살리겠다고 투입된 건 뜬금없는 맥.지 였어요.
미녀삼총사 1편으로 주목받고 2편으로 거품임을 증명한 반짝스타죠. 저는 이 양반 그렇게 안 싫어해요.
하지만 현장을 끌고가는 카리스마가 없다는 건 알고 있죠. 안 그래도 살베이션 현장에서도 말이 많았어요.
그 유명한 크리스찬 베일 욕설 사건이죠. 사실 현장에선 누구나 민감해지기 마련입니다만
그게 곧 현실욕을 퍼부어도 괜찮은 일인가? 에 대해선 동감하지 않아요. 아니 아무튼 애초에 감독이
현장을 제대로 운영했으면 배우가 조명 스텝한테 욕설을 할 리가...;; 하긴 모르죠 헐리웃 배우의 자의식이
어느정도일지는. 교회에서 성극만해도 배우역 맡은 아이들 까탈스러워지는데요 뭐.
생각했던데로 미래전쟁을 다룬 이 영화는 또 하나의 새로운 개념의 터미네이터를 소개합니다.
당시 떠오르는 터프가이(였었었었었었었던) 샘 워싱턴이 분한 '지가 로봇인지도 모르는 로봇'이죠.
사실 말이 저렇지 일종의 양다리 개념입니다. 내가 로봇꿈을 꾸는가 로봇이 내 꿈을 꾸는가..하는 놈이죠.
저는 이 개념이 나쁘지 않았어요. 애초에 나올만큼 다 나온 터미네이터설정인데다가
'그냥 폭탄 들고 워프해서 자폭하면 되는 거 아닌가? 왜 굳이 찔러 죽이고 쏴 죽이려고 해?'
라는 의문은 아무래도 가시지 않지만 사이버다인의 한 쪽 전자두뇌는 인간 공대생의 마인드로
'잘 침투하는 로봇의 궁극에 닿아보자!' 라며 열심히 연구한 거 같잖아요.
(이제 터미네이터 5편이 나오면 그냥 사이버다인이 만든 사람형 유기체가 나오겠지)
아무튼 저는 그 캐릭터가 나쁘지 않았어요. 로봇의 강인함을 어느정도 가지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가지고 있고, 사이버다인의 프로그래밍에도 반대할 줄 아는 결단력(?)
도 있고 잘 생겼고, 삭제된 분량에 의하면 스스도 잘하는 거 같고.. +_+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사건이 터져버리죠. 네, 각본유출입니다.
이제와서 다 털어놓는 이야깁니다만 원래 각본대로 갔어야했어요.
결말 직전까지 그대로 가지만 딱 결말만 바꾼다. 라는 생각은 그냥 잠깐 생각해봐도 좀 무모하지 않나요.
'내가 니 애비다'라는 훌륭한 스크립트를 써놓았다가 갑자기 그 부분만 바꾸기로 마음을 먹어서
'그... 실은 내가 너의 아버지를 좀 아는데... ' 이러면 그 장면 보는 사람들은 다 '오, 저거 원래 아빠라고 하는 건데
고쳤구만 ㅋㅋㅋ' 이러고 결말도 이상해지잖아요. (갑자기 우주를 바라보고 앉아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나누는 두 사람)
살베이션은 결국 '설마 그건 아니겠지... 아닐거야... '하는 결말로 흘러버립니다.
하지만 결말을 무시한다면 우린 어째서 미래의 지도자 존 코너가 강인한 정신과 육체의 소유자였는지 알 수 있죵.
사실 로봇에 대한 수다는 살베이션에서 할 이야기가 많아요.
3편이 사실 매력적인 로봇 제시에 대실패한 이후 나름 차별화를 꿈꾼 (그리고 아놀드 카드를 전면에 쓰는 것을
포기해야했던) 맥-지의 고뇌가 느껴지는 대목이죠. 제일 무서웠던건 '사이버다인사에 에일리언 블루레이가
비치되어있는게 분명해!'라고 생각하게 한 그.. 뱀같은 페이스허거. 얇아서 쏘기도 어렵고 맹목적으로 달려드는데
무섭더군요. 어쩐지 죽일때도 굉장히 아프게 죽일 것 같고... 아놀드 직전의 프로토타입은 어쩐지 박력있게
생겨서 괜찮았습니다. 이녀석은 프랜차이즈의 대스타 뼈다귀 터미네이터(아아 이름 까먹었다!!)의 인지도를
이어받아 포스터에도 털컥 쓰였죠. 언듯 생각하면 얼굴쪽 만들기가 제일 어려울 것 같은데 얼굴은 잘 빠지고
몸체가 러프한.. 뭐 그런 타입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2편에서 보여준 '내 안엔 차갑고 딱딱한 게 있어' 장면에서
보여준 아놀드의 손모가지도 딱히 유연해 보이진 않았는데 이 버젼에서 뭐가 달라진 걸까요.
그냥 작고 예뻐지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앗 사이버다인의 전자두뇌 중 한 녀석이 애플빠였구나.
이 영화에서 또 내세운 두 터미네이터는 '사람들 사이로 침투.... 아 젠장 몰라 그냥 이빠이 크게 만들어!!'
라고 폭주한 전자두뇌가 설계한 아파트만한 터미네이터와 '헤헷 어쩐지 잉겐이랑 친할 때의 습관이 남아버렸어'
라고 쉽게 탈것으로 개조되어주는 오토바이형 터미네이터도 있었습니다.... 딱히 매력적이진 않았어요.
특히 오토바이형은 참... 그런데 요즘 미국에서 진행되는 연구들 보면 비슷한 녀석이 만들어지고 있죠.
전시 군수물자를 옮겨줄거라고 하는데 그러겠어요? 전쟁나면 어깨에 기관총 달고 뛰어다니겠지.
아 네, 이 녀석들은 4족보행입니다. 단순히 생각해도 바퀴땜에 못가는 동사무소도 있었던 마당에
그런 녀석들을 바퀴식으로 만든다는 거 자체가... (라는 생각을 본이 비웃습니다)
아무튼 다 죽었던 존 코너는 다시 살아났습니다만 프랜차이즈 자체는 폐기되었죠. 꺄
결국 리부트 되는 모양인데 그렇게 되면 2015년을 배경으로 침투한 미래형 로봇과
그를 피해 달아나는 금발 미녀의 대모험. 으로 다시 돌아가는걸까요... 이래저래 궁금한 리부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현명하게 지휘할 영화인은 뭐, 있겠죠. 지금이야 제임스 카메론이 신같은 존재입니다만
그도 1편을 만들 때는 재능있는 영화인일 뿐 아닙니까. 깔깔.
나이트메어 같은 리메이크 만들어서 프랜차이즈 팬들로부터 터미네이트 되지 않으려면 제작진들이 고생 좀 해야 할 겁니다.
물론 제임스 카메론은 이 프랜차이즈로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구요.
에라 그냥 트루 라이즈 2나 만드세요 감독님 +_+
체리다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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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에서 제가 맘에 들었던건 1편으로의 회귀를 노리는 장면들이 몇개 보였던 점이에요.
특히, 2편에서 꽃미남이었던 존 코너와 전혀 닮지 않은 닉 스탈의 모습은 에드워드 펄롱의 존 코너보다는 마이클 빈의 카일 리스와 닮았다는 생각이었거든요.
그리고 곳곳에 1편에 대한 오마쥬가 섞인 장면들, 대표적으로 You are turminated.라던가 대사 및 장면들을 패러디한 장면도 보였고요.
물론 이러한 장치들이 단순한 패러디 수준에 그쳐버렸다는게 문제지만요 ㅎㅎㅎ
4편은 기존 터미네이터 시리즈와는 확연하게 다른 시리즈라는 생각이 드는게, 기존과는 다른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를 배경을 했다는 점이.....
어쩌면 새로운 포스트 아포칼립스 3부작으로 만들어 졌을 수도 있을만한 시리즈가 될 수도 있었지만, 불행히도 결말 유출과 맥지의 역량 부족, 제작사의 횡포 등으로 걸레가 되어버리는 바람에...4편은 최고의 망작이 된거 같아요.
오프닝의 롱테이크 씬은 참 볼만했지만 그 담부터 인상적인 장면도 없고, 무엇보다도 편집 자체가 뭉성뭉성한 바람에.....
5편의 존 코너 역으로 톰 하디가 욕심을 내고 있다는데, 부디 잘 나와줬음 좋겠어요. ㅎㅎ
4편은 말씀대로 기존까지 시리즈를 끌어오던 컨셉을 뒤엎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뭐 이래저래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생각해요. 맥-지가 액션 연출에는 능력이 있을지 모르지만 스토리텔링이라던가 영화언어에는 많이 서투르구나..라는 것도 확실히 느꼈구요. 쩝.
리부트나 리메이크가 아니라 정식속편으로 가는 모양이군요? 톰 하디, 뭐 나쁘지 않죠.
맥지가 화면 구성은 잘하는데 그 외에는 전부.....
MV감독 출신 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단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감독인거 같아요
이번건 유령취급해버리고요 ㅎㅎㅎ
ㅋㅋㅋ크리스찬베일이 욕설을 뱉었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웃겨라,,,
시사회 이후로 틈틈히 4편까지 보고있는데 ㅋㅋㅋㅋㅋ
come with me if you wanna live 는 1에서 4편까지 다 나오는 대사인가봐요?ㅋ뭐 워낙 살고싶으면 따라와 할 정도로 그런 피튀기는 장면이 원체 많은 영화인거같지만 ㅋ이것도 감독이 의도했나궁금하네요ㅋㅋ
1편에서도 카일이 사라에게 그랬고
3편에서는 존코너가 미래의 와이프에게 그랬고 4편에서는 어린 카일인가? 그사람이 샘워싱턴에게 하고,,,2편에서는 나왔는지 기억은 잘안나네요 ㅋㅋ
맨 앞에 1.이 붙은 건 2. 로 인간이 아닌 것과의 우정. 이라는 주제로 수다를 이어갈 목적이었습니다만 '글이 길면 읽는 이는 줄어든다'라는 법칙을 무시할 수 없어서... 다음에 기회되면 올릴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