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Bamba (1987) 록가수 리치 발렌스의 질풍노도같은 삶. 스포일러 있음.
리치 발렌스가 누구냐고? 16세에 노래를 시작해서 17세에 사망한 록스타다.
젊다고 부르기에도 뭣한 사춘기소년이다.
이 영화는 리치 발렌스의 삶을 따라간다.
과수원에서 일하는 소년 리치 발렌스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보며 가수로 성공하는 것을 꿈꾼다.
인생역전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영화 속 리치 발렌스는 소년다운 꿈을 꾸고 소년으로서 살다간다.
어머니에게 멋진 집을 사드리는 것. 아름다운 도나라는 소녀와 사귀는 것.
형아와 사이 좋게 잘 지내는 것.
이 정도가 꿈이다.
화려한 록스타의 모습이나 인기인으로서의 고뇌같은 것은 이 안에 없다.
순수한 모습을 유지하다가, 그 모습이 변질되기 전에 불의의 사고로 죽고 만다.
그의 모습에는 소년다운 싱그러움과 설레임이 있다.
도나라는 자기 여자친구에게 바치는 사랑노래는,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기보다, 사랑이란 이런 것 아닐까 하고
상상하며 설레이는 노래다. 라밤바라는 멕시코 결혼식축가를 록버젼으로 만들어서 불러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다.
그는 미국 전국을 누비며, 다른 록스타들과 함께 콘서트를 연다. 대성공이다. 인기 절정에서도,
그는 여자친구 도나를 생각하고, 이복형 바브를 생각한다. 그는
소년이니까. 모두를 사랑하고 싶다. 고난뿐이던 내 가정에 평화와 행복을......
영화 속 도나와의 관계는 순수하고 애틋하고 아름다와서,
우리는 영화를 보다가 이 사랑이 변질되거나 시련을 겪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걱정하지 마시길.
불과 1년 뒤 리치 발렌스는 사고로 사망한다.
이 사랑은 순수함을 잃을 일 없고, 변질되거나 어른스러운 사랑이 될 일도 없다.
이루지 못해 괴로워할 필요도 없다.
소년은 소년스러운 모습 그대로, 우리가 볼 수 없는 문을 열고
눈부신 빛이 일렁이는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우리에게는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가 담아내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록스타의 일생을 다룬 영화치고는 싱그럽고 깨끗하고 아름답다.
1960년대 록음악계의 모습도 잠깐 다룬다.
버디 홀리도 나오고, 재키 윌슨도 나온다.
비틀즈의 양복 입은 4인조 그룹을 최초로 창안하고, 록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대가 버디 홀리는
겨우 23세에 죽었다. 리치 발렌스와 같은 비행기를 탔다가, 같은 사고로 같은 시각에 죽었다.
섬머 타임 블루스리는 불멸의 명곡을 남긴 에디 코크레인은 21살에 죽었다.
모두 이 영화에서는 펄펄 뛰는 청년들로 나온다.
그들 음악에 젖어 자란 미국인들에게는 남다른 감회와 신선한 충격이었으리라.
(조선대 여류시인 허난설헌도 스물일곱살에 죽었다. 죽기 전 자기 죽음을 예언하는 시에서
"부용꽃 스물일곱송이 땅위에 떨어지니, 서리 깔린 검은 땅, 달빛은 차갑기만 하여라."라고 썼다.
중국의 어느 여류시인은 허난설헌을 존경해서, 자기도 스물일곱살에 죽을 것이라 예언했는데,
죽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슬피 울었다. 리치 발렌스를 보며 떠오르는 일화다.)
이런 1960년대 풍경은, 미국인들에게 아련한 노스탤지어를
일으키리 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의 톤 자체가 노스탤지어와 아련함이다.
나이 들어 비대해지지도 않았고, 늙은 성대를 가지지도 않았으며,
마약문제도 여자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 알코홀도 과대한 자의식도 여기 없었다.
죽음이라는 비극은,
이 모든 다른 비극들을 잠재우고 조용하게 만든다.
이 영화 속, 순결한 영혼을 가진 소년의 모습에 귀기울여 본다면,
거기로부터 들려오는 노래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주변 모든이들에게 사랑받았던,
선량하고 깨끗했던 소년의 목소리를 말이다.
** 당시에는 아름다운 록스타전기영화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까지도 히트작이라고 한다. 그리고, 미 의회도서관 영구보존영화로까지 지위가 상승했다. **
추천인 5
댓글 8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음악만으로도 영원히 기억되겠습니다.
그 시기에 영화 참 재미있게 봤더랍니다.
영화는 전설이 되었는데 주연배우가 이후 별로 뜨지 못한게 안타까운
아름다운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