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노미나 - 다리오 아르젠토감독의 호러영화 고전. 스포일러 있음.
페노미나는 다리오 아르젠토감독이 만든 틴호러무비다.
다리오 아르젠토감독도 틴호러무비 만들었다.
지금이야 힘이 빠진 노감독이지만, 당시에는 호러무비를 잘 만들었다.
약점이 뚜렷해서 대감독까지는 못 갔지만. 장점 또한 두렷해서 스타감독으로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스토리는 아주 훌륭하다.
스위스의 고립된 아름다운 마을. 거기에 있는 기숙사학교. 어느날 신비한 소녀 제니퍼 코넬리가 전학을 온다.
그녀는 벌레와 소통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아름다운 소녀와 혐오스런 벌레의 결합. 이거 좋은 아이디어다. 아름다운 소녀가 혐오스런 벌레에 매혹되고
인간으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킨다는 설정은 천재적이다.
그 마을에서 연쇄살인범이 날뛰고 다닌다. 소녀들의 목을 잘라 버린다.
제니퍼 코넬리는 몽유병에 걸린다. 잠결에 어둠 속을 여기저기 걸어다닌다.
그녀가 연쇄살인범을 마주치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 설정도 너무 멋지다.
연쇄살인범이 살인을 저지르는 처참한 순간, 아무것도 모르는 잠결의 제니퍼 코낼리가 그 곁을
지나간다는 설정도 아주 멋지다. 하얀 옷을 입고 꿈꾸듯 사뿐히 날아가듯
걸어가는 잠 든 제니퍼 코넬리와, 난폭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연쇄살인범의 교차편. 그 장면에서 느껴지는,
언제 살인범의 눈에 띄어 잠든 채로 목이 달아날 수 있다는 스릴과 공포.
제니퍼 코넬리가 파리의 눈을 통해 마을을 날아다니며 범인을 좇는 것도 멋지다. 파리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면
이렇구나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무참하고 잔인한 연쇄살인마와 연약한 소녀 제니퍼 코넬리가 소환한 파리떼들의 대결도 훌륭했다.
젊은 다리오 아르젠토감독은 장점이 아주 많았다.
제니퍼 코넬리의 미모는 대단하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 촬영현장에 갔다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소개를 받아 즉석 기용했다고 한다.
히트칠 요소는 충분히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들을 하나의 영화로 합치는 데에서, 다리오 아르젠토감독은 약점을 보인다.
"어영부영......어영부영......어? 갑자기 이렇게 됐네?"하는 식의 영화 전개가 그의 가장 큰 약점이다.
영화가 탄탄하지 못하다. 견고하지 못하다는 것은 그의 영화가 가지는 가장 큰 약점이다.
그의 영화는,
강렬한 이미지와 사건들 그리고 캐릭터들로 깊은 인상을 주지
영화 그 자체로 깊은 인상을 주는 것이 아니다.
오죽하면, 사람들이 그의 영화를 "질질 끌다가 마지막 십분 동안 후다닥 끝내버리고 해피엔딩......"이라고
비웃었을까?
하지만, 그의 호러영화는 다른 데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준다.
엄청 패셔너블하고 화려하고 사치스럽기까지 한 악몽들.
당시 다른 영화들을 넘어서는 잔인함. 기괴한 상상력. 긴장과 공포를 생생하게 자아내는 연출의 힘.
관객들이 제3자적 관찰자라기보다 주인공의 입장으로 끌어들여져서 잔인한 범죄를 경험하게 만드는 연출 능력.
그리고, 그 잔인함을 영화적으로 표현한다기보다 그냥 생생한 그 자체로 관객들에게 내놓는 듯한
접근방법이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가장 중요한 것이......그의 호러영화는 화끈하게 무섭다. 화끈하게 잔인하다.
이런 것들을 위해서라면 영화의 완성도쯤은 기꺼이 포기할 수 있다 - 그래서, 다리오 아르젠토감독은
지알로의 거장으로 칭송받은 것이다.
그 장점은 이 영화 페노미나에서도 선명히 드러난다.
이 영화를 걸작이라고 부를까? 어딘지 아쉽다.
그럼 수작이라고 부를까? 어딘지 아쉽다.
추천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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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합니다
고블린의 음악 좋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