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랩' 리뷰 - 90년대 스릴러로 돌아간 샤말란
트랩 (2024)
90년대 스릴러로 돌아간 샤말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90년대 스타일의 스릴러 <트랩>으로 돌아왔습니다. 연쇄살인마를 다룬 스릴러 장르에 샤말란 특유의 스타일이 덧입혀지는데, 장단점이 너무나 뚜렷해서 샤말란의 영화는 이번에도...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군요.
이야기의 무대는 대규모 관객이 모인 콘서트장입니다. 딸과 함께 콘서트를 즐기러 온 쿠퍼는 점점 이상한 기운을 감지합니다. 경찰들의 수상한 움직임들과 과도한 보안 검색, 그리고 기념품을 파는 스태프에게서 이번 콘서트가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한 거대한 함정임을 듣게 됩니다. 사실 쿠퍼는 연쇄살인범 본인이었고, 그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며 콘서트장을 탈출하려고 합니다.
먼저 장점부터 이야기를 해볼까요. 샤말란 감독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트랩>은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한 함정 콘서트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부터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특히 이 영화는 연쇄살인범 쿠퍼의 시점에서 진행되어, 관객들로 하여금 그의 탈출 과정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콘서트장에서 쿠퍼가 마주하는 위기와 그의 선택을 지켜보는 것은, 마치 생존 게임을 관람하는 듯한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트랩>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쿠퍼 캐릭터입니다. 자상한 아버지와 잔인한 연쇄살인범이라는 이중적 면모를 지닌 이 인물을 조쉬 하트넷이 섬세하게 연기해냅니다. 그는 따뜻한 부성애를 보이는 동시에 숨겨진 위험한 본성을 절묘하게 표현해내고 있죠. 딸이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흐뭇해하는 모습, 동시에 경찰의 포위망을 피해야 하는 긴장감 사이를 오가며 변화하는 그의 표정 연기는 특히 인상적입니다. 스스로 위기 속으로 들어가 침착함을 유지하며 경찰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 또한 조쉬 하트넷의 연기력을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또한 <트랩>을 90년대 스릴러 영화의 감성으로 재현한 것도 볼거리입니다. 필름으로 촬영한 영상의 질감, 실제 엑스트라들로 가득 찬 콘서트장의 생생한 모습, 긴박감 있는 연출은 90년대 스릴러 영화를 즐긴 관객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 합니다. 여기까지 <트랩>이 가지고 있는 장점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약점은 비현실적인 설정과 상황들입니다. 단 한 명의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십대들의 우상인 인기 가수를 동원하고, 수만 명 규모의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발상은 다소 과도해 보입니다. 이것은 실제 함정 수사로 유명한 '오퍼레이션 플래그십' 작전에서 영감을 받았겠지만, 한명을 체포하기 위한 콘서트라는 설정은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기에 공감을 얻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더욱이 주인공 쿠퍼의 탈출 과정이 비교적 쉽게 진행되는 점도 긴장감을 떨어뜨립니다. 예를 들어, 군중으로 둘러싸인 리무진에서 어떻게 옷을 갈아입고 빠져나와 사람들 사이에 섞일 수 있는지 등, 설명이 부족한 장면들이 영화의 현실감을 떨어뜨리고 있죠.
<트랩>의 전반부는 꽤 탄탄하고 흥미로운 스릴러로서 관심을 끌어냅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부터 이야기와 캐릭터의 매력이 흐려집니다. 여기엔 소모되는 캐릭터들도 한몫하고 있죠. 이를테면 이야기 전개가 작전을 총지휘하는 FBI 프로파일러와 쿠퍼의 대결 구도로 갈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영화는 둘의 대화를 허락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흘려보냅니다.
또 하나 영화 속 유명 가수의 존재는 굉장히 중요한데, 샤말란 감독은 자신의 딸인 살레카 샤말란에게 그 역할을 맡겼고, 후반부 그녀의 연기가 미흡한 것이 영화의 몰입도를 떨어트립니다. 마지막으로 샤말란 감독이기에 이번엔 혹시? 라는 기대감을 채워줄 반전의 부재도 아쉬움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트랩>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야심작으로, 90년대 스릴러의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입니다. 조쉬 하트넷의 뛰어난 연기를 비롯해 여러 흥미로운 요소들이 돋보입니다. 다만 이야기의 구성을 고려했을 때, 러닝타임을 20분 정도 줄였다면 더욱 몰입도 높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결론적으로 <트랩>은 90년대 스릴러 영화 팬들이 부담 없이 즐기기에 괜찮은 영화로 보입니다. 다만 샤말란 감독의 이름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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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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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보고 감탄했었는데.. 그게 다였다니..T_T
잘못 알고 계시네요.
콘서트장에 입장한 살인범을 잡는거지, 잡기위해 콘서트를 연게 아닙니다
쿠퍼 아내가 남편 의심하다가 콘서트장 영수증 발견하여 이를 경찰에 신고한거에요.
개인적으로 그리 좋게 다가오진 않았네요
리뷰 잘봤습니다
잘봤습니다. 기대를 낮추고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