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호러 No.41] 로맨스에서 카니발리즘까지 - 프레시
프레시 (2022)
로맨스에서 카니발리즘까지
<프레시>는 데이트 상대가 연쇄살인마일 수 있다는 극단적 공포를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미미 케이브 감독의 데뷔작인 이 호러 스릴러는 현대인의 만남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탐구합니다. 온라인 데이팅의 위험성이라는 익숙한 주제로 시작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관객을 이끌며,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예리하게 파고듭니다.
주인공 노아는 온라인 데이팅으로 만난 무례한 남자에 지친 나머지 우연히 마트에서 만난 스티브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데이트를 즐깁니다. 하지만 주말여행을 떠난 노아는 스티브가 여성을 납치해 신체 부위를 잘라서 부자들에게 제공하는 식인 사업자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영화는 독특한 구조로 시작됩니다. 첫 30분 동안 로맨틱 코미디로 진행이 되다, 갑작스레 등장하는 영화 타이틀과 함께 장르가 급격히 전환됩니다. 이러한 과감한 전환은 남녀 간의 만남이 언제든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불안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죠. 그리고 이 전환 시점에서 영화의 시각적 스타일도 극적으로 변화합니다.
<프레시>는 온라인 데이팅의 위험성을 넘어, 오히려 전통적인 만남 방식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현대 사회 속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날카롭게 파고들고 있죠. 더 나아가 영화는 현대 사회의 소비주의 문화까지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영화 후반부는 충격적인 카니발리즘의 세계로 관객을 이끕니다. 납치된 여성들이 인육을 탐하는 부유층에게 공급되는 모습은 극단적인 비유를 통한 사회 비판의 역할을 합니다. 마치 정육점의 고기처럼 인간의 신체 부위에 높은 가격이 매겨지고 상품화되는 과정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타인의 도구화와 소비문화를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이러한 과감한 카니발리즘 소재는 일부 관객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강력한 메시지 전달의 수단으로 작용하죠.
노아와 스티브를 연기한 데이지 에드가 존스와 세바스찬 스탠의 연기는 이야기에 긴장감을 불어 넣습니다. 특히 세바스찬 스탠의 연기 변신은 신선합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로 잘 알려진 그가 <플레시>에서는 슈퍼 히어로의 갑옷을 벗고, 매력적이면서도 위험한 연쇄살인마 스티브 역을 맡아 연기 스펙트럼의 넓이를 보여주기 때문이죠.
<프레시>는 자극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소재로 관객을 사로잡는 영화입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전개가 예측 가능해지면서 긴장감이 떨어지고, 특히 스티브의 부주의한 행동은 그의 이전 모습과 모순되어 캐릭터의 일관성을 해칩니다. 또한, 스티브의 아내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면서도 충분한 배경 설명 없이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점도 아쉽습니다. 이 캐릭터가 더 깊이 있게 다뤄졌다면 영화가 한층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프레시>는 현대 사회에서 남녀의 만남과 관계 맺기에 관한 불안감을 호러 장르로 승화시킨 작품입니다. 과감한 장르 전복과 극단적 소재를 통해 여성이 겪는 깊은 불안과 공포를 탐구하며,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타인에 대한 불신과 불안, 공포가 만연한 현대 사회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이는 <프레시>를 단순히 재밌는 오락물 이상의, 사회 비평적 메시지를 음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작품으로 만듭니다.
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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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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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을듯?!
오오... 전 단순 슬래셔나 초자연보다 이런 현실적인 호러가 더 좋더군요.
이번건 다행히 디플에 있어서 주말에 보기 딱입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