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데드풀과 울버린 후기: 모든 걸 구할 필요는 없다.
팬무비
영화를 평가할 때 사심은 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 [데드풀과 울버린]은 정말 비겁한 영화입니다. 이런 작품을 만들면 사심을 뺄 수가 없죠.
그런 면에서 현재 나오고 있는 혹평들도 이해됩니다. 완성도가 그리 뛰어난 작품은 아니고 설정 오류들도 몇개가 생겼죠. 그럼에도 정말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작품입니다.
액션
데드풀 답게 유혈이 낭자하는 액션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기존 엑스맨 시리즈에서는 잘 보여주지 않은 짐승같은 울버린의 전투도 보여줍니다. 메인 울버린과 데드풀이 보이드에서 싸우는 장면은 '울버린'이라는 캐릭터의 새로운 면을 본 것 같습니다. 20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아직도 새로운 면이 있다는게 놀랍네요.
액션 하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와 함께 멀티버스 사가 최상위권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주조연 뿐 아니라 카메오까지 각 캐릭터들의 특징을 굉장히 잘 파악한 것 같네요. 확실히 작품에 애정이 있으면 결과물이 좋게 나옵니다.
스토리
스토리는 데드풀과 울버린의 로드무비가 큰 틀입니다. 거기에 멀티버스와 TVA를 곁들인. 개인적으로 이 점이 작품의 가장 아쉬운 점 같습니다. 멀티버스라는 요소가 굉장히 매력적이긴 하지만 TVA라는 잡다한 설정들을 추가하니 너무 복잡해지고 [로키] 같은 작품들을 보지 않은 관객들은 스토리를 이해하기가 벅찹니다.
그리고 편의주의적인 전개와 멀티버스 사가의 고질적인 문제인 반복되는 구조가 아쉬웠습니다. 또한 메인 울버린의 과거사를 단순히 대사들과 비명소리로 풀어낸 것도 아쉬웠네요. 하다못해 죽어가는 스콧을 허망하게 바라보는 울버린의 모습이라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카메오
이 작품의 메인 디쉬가 데드풀과 울버린의 팀업이라면 카메오들은 에피타이저입니다. 메인 디쉬를 먹기 전 가볍게 즐기면 됩니다. 정말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본인이 아무리 마블 빠돌이라 해도 "쟤가 누구지?" 하는 캐릭터가 적어도 1명은 있있을 겁니다.
특히 초창기 엑스맨에 등장한 캐릭터들이 대거 출연해 정말 찐팬이 아니라면 모든 걸 즐기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좋게 말하면 소수의 코어팬들을 대우해준 것이지만 10%의 코어팬을 챙기느라 90%의 라이트팬들을 놓칠 수도 있죠. 조금 과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일단 저는 만족했습니다.
종막
길고도 길었던 폭스 유니버스의 끝을 알린 작품이기도 합니다. 말년이 굉장히 안 좋았던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진 채로 쓸쓸한 종막을 기다리던 폭스 유니버스에게 [데드풀과 울버린]은 그야말로 구세주 입니다. 마지막이라도 화려하게 끝낼 수 있었으니 말이죠. 폭스 유니버스에 대한 마무리만큼은 확실히 한 작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엔딩 크레딧 중간에 나오는 첫 번째 쿠키영상은 엑스맨 시리즈를 조금이라도 관람한 관객들에게 큰여운을 줍니다. 흑역사 격인 작품들까지 잊지 않고 넣으며 정말 끝이라는 걸 시사하죠.
마블 지쟈스?
엄밀히 말해 이 작품은 마블의 예수는 아닙니다. 굳이 따지자면 '노아'에 가깝겠죠. MCU는 구원하지 못했지만 '폭스'만큼은 구원했습니다.
작품 내에서도 데드풀은 세상을 구원하는 중요한 인물이 되고자 합니다. 하지만 결말에서는 자신이 사랑하는 9명, 이제는 더 늘어날수도 있을 그 세상을 지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깨닫죠. 영화가 의미하는 바도 같습니다. 데드풀은 지쟈스가 될 필요가 없습니다. 과거의 유산을 지키기만 하면 됩니다. 그게 팬들이 기대한 것이고 팬들이 원했던 것이죠. MCU를 구원할 영화가 애초에 아니었습니다.
총평
선물 같은 작품입니다. 노웨이홈, 가오갤 3, 데드풀 3 이렇게 세 작품이 멀티버스 사가의 최고점이 될 것 같네요. 어째 세 작품 모두 3편이네요. 점수는 10점 만점에 9점입니다.
★★★★☆
모든 걸 구원할 필요는 없어.
굿바이 폭스, 그리고 아듀 데드풀 & 울버린
추천인 8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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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리뷰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