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본 영화 (1부)
글을 쓰기에 앞서, 일단 평소에 시간이 별로 없어서 영화를 많이 보지 못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개봉작들도 대부분 보지 못했습니다. 만약 읽게 되신다면 그냥 이 사람은 이런 영화들을 봤나 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
원래 20편씩 할 생각이었는데, 작성 도중 알 수 없는 이유로 글 뒷부분이 통째로 날아가버리는 바람에 일단 10편만 하겠습니다 ㅠㅠ
1.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예전부터 항상 보고 싶었지만 접할 기회가 없었던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드디어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원작을 읽을 때는 중반부에서부터 내용을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오기 시작했고, 2권과 3권은 아예 처음부터 원서로 읽어서 갈피를 못 잡고 '이게 무슨 소리지...' 하면서 읽었었습니다. 그러다 실사 영화를 보면서 마침내 세계관과 내용 전개가 차근차근 머릿속에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토록 방대한 세계관을 관객이 배경지식 없이도 무리 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히 각색하며 영상화한 피터 잭슨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토리뿐만 아니라 특수효과도 2001년 개봉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납니다.
★★★★☆
2. 반지 원정대: 두 개의 탑
전작을 다 보자마자 바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골룸이라는 캐릭터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후반의 나팔산성 전투에서의 전율은 이루 말할 수 없죠. 연달아 보는 피로감 때문인지 그저 3편으로 이어지기 위한 징검다리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절대로 1, 3편에 뒤지지 않는 명작입니다.
★★★★☆
3.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반지 원정대>와 <두 개의 탑>을 본 뒤 잠깐 쉬다 바로 봤습니다. 보통 유명한 영화 삼부작들은 3편에서 삐끗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끝까지 높은 완성도를 유지하며 대서사시를 완벽하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한 영화라서 그런지 삼부작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9시간에 걸쳐 하나의 시리즈를 끝내고 엔딩 크레딧 곡인 'Into the West'를 듣고 있으니 기분이 이상하더군요.
★★★★☆
4. 더 배트맨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끝마치고 바로 보기 시작한 영화입니다. 해외여행 갈 때 비행기에서 본 거였는데, 12시간 동안 보고 도착한 이후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져서 꽤나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예전에 영화들 추천하는 글을 쓸 때 <더 배트맨>을 소개했던 기억이 납니다. 연출, 연기, 액션, 촬영, 음악 등 거의 모든 것이 완벽한 배트맨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히어로 영화가 3시간이면 꽤 긴 편인데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해서 봤습니다.
★★★★☆
5. 결혼 이야기
두 주연 배우의 명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사실 스토리 자체는 그렇게 뛰어난지 잘 모르겠는데 애덤 드라이버와 스칼렛 요한슨의 연기가 너무 훌륭해서 완전히 몰입해서 본 것 같습니다. 한 부부의 이혼 과정을 담고 있는 영화인데, 관객이 어느 한 명의 편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밸런스 유지도 잘 되어있습니다. 후반부의 말싸움 장면은 아무 딴 생각도 못 하고 그냥 압도되어서 본 것 같네요.
★★★★
6. 배트맨 비긴즈
사실 전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 삼부작 중 2편인 <다크 나이트>를 가장 먼저 봤습니다. 워너 브라더스 100주년 재개봉 때 보고 나머지 영화들은 볼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스페인에 있을 때 넷플릭스에 <배트맨 비긴즈>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보게 되었습니다(지금은 한국에서도 넷플릭스로 볼 수 있습니다). 한글 자막이 제공되지 않아 그냥 영자막으로 봤는데, 그 때문인지 기대했던 것만큼의 감흥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놀란의 작품치고 좀 이질적일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그와 별개로 놀란 영화의 대사들 중 이 영화 속 대사를 제일 좋아합니다.
"우리는 왜 넘어질까? 그건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란다."
★★★☆
7. 다크 나이트 라이즈
오프닝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는데, 그 후에는 <배트맨 비긴즈>와 같은 이유인지 뭔가 약간 애매했습니다. 시리즈를 어떻게든 세 편 안에 마무리하려고 애쓰는데 그게 제대로 안 된 것 같은 느낌도 있었고요.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조만간 한글자막으로 다시 한 번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8. 덩케르크
이 영화는 올해 두 번 봤습니다. 처음에는 비행기에서 봤는데, 그때 몸이 상당히 안 좋았기 때문에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습니다. 그 후 몇 개월이 지나고 집에서 큰 화면으로 다시 봤는데, 확실히 느낌이 다르더군요. 플롯 자체는 간단한 편이지만 세 개의 시간대로 나누어 각각 다른 속도로 흐르다가 마지막에 합쳐지는 기발한 구성을 가진 영화입니다. 연출력 면에서만 봤을 때 크리스토퍼 놀란이 정점에 도달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9. 애스터로이드 시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프렌치 디스패치>를 순서대로 보고 <애스터로이드 시티>를 보면 느껴지는 것이 있는데 바로 웨스 앤더슨의 세계는 갈수록 예술적이고 난해해진다는 것입니다. 특히 <애스터로이드 시티>는 그 난해한 정도가 극에 달했는데, 의미를 알 수 없는 후반부의 장면들을 끝으로 영화가 끝나면 '내가 대체 뭘 본 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래도 저는 이런 변화가 마음에 들고 더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웨스 앤더슨은 이미 제 수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경지를 향해 질주하는 것 같은데,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네요.
★★★★
10. 에이리언
리들리 스콧의 초기작 중 하나로, 외계인을 소재로 한 SF 호러 장르의 기준을 세우면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영화입니다. 컴퓨터 그래픽 없이 미장센과 특수효과만으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왠지 모르게 어딘가 익숙하고 덜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이 작품이 후대 영화들에 미친 영향이 크기 때문이겠죠?
★★★★
도삐
추천인 5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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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제왕은 올타임 명작
최고의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는..영화사에 이런
작품이 다시 나올수 있을까?라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정성 리뷰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