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비버리 힐스 캅: 액셀F - 간단 후기
*며칠 전부터 익스트림무비에서 글 작성을 위해 자판을 치면 이상하게 딜레이되네요. 저만 그런가 싶었는데 며칠째라 한 번 여쭈어 보며...
제가 '80년대 디트로이트를 기억하게 만든 할리우드 영화는 <로보캅>과 <비버리 힐스 캅>이었습니다. 로보캅이야 응당 미래 폐허로 바뀐 디트로이트가 직접적인 배경이니 그렇다지만 LA부촌 비벌리 힐스에서 활약하는 경찰이 왜, 하실 게 눈에 보입니다. 물론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디트로이트 출신 문제 경찰 에디 머피가 분한 액셀 폴리가 LA를 쑥대받으로 만들며 어쨌든 사건 해결하는 우당탕탕 좌충우돌 형사이야기입니다. 위 포스터 보시면 아시겠지만 당시 개봉명은 <베버리 힐스 캅>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에디 머피를 적어도 1990년대 초반까지 10년 정도를 세계 최고의 슈퍼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입니다. 구태의연했던 그래서 안 나오느니만 못했던 3편 정도를 제외하면 소위 흑인이 주체가 된 버디무비의 대명사격인 작품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이후 두 명의 형사가 주인공이 된, 한국으로 치자면 <투 캅스>류의 영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야말로 레전드 영화. 물론 그러한 까닭에 유행을 타는 형태의 영화를, 지금의 관점으로 1편을 평가하면 안 된다는 말씀은 꼭 드리고 싶네요.
1편이 나온 지 거의 40년 만에 오리지널 속편이 개봉하네요. 서로 간에 기념하고, 최소한 손해는 안 볼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던 듯합니다. 그렇게 넷플릭스에서 어제 <비버리 힐스 캅: 액셀 F>가 오픈했습니다. (아마도 아버지 액셀이라는 의미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던. 여러 의미로 F를 사용했겠지요. 더해서 에디 머피, 나이를 먹은 듯 안 먹은 듯 참 신기하게 느껴지는 얼굴이었어요. 호리호리하던 몸매는 둥글어진 게 느껴지지만요.)
1편의 오리지널 캐스트였던 에디 머피, 저지 레인홀드에 비교적 단역이었던 존 애쉬튼 등이 그대로 등장합니다. 거기에 더해 최근에 좀 뜸한 행보를 보이는 조셉 고든 래빗(뜸하다기보다 생각 외로 화제성을 비켜간다고 해야 할지...)과 테일러 페이지 등이 등장합니다. 테일러 페이지는 딸로, 우리 토끼 님은 딸의 남친이었던 그러나 남친 같은 역할로 등장합니다.
역시 영화는 40년이 지나도록 철들지 않은 액셀 폴리의 모습으로 시작해, 딸과 소원한 액셀과, 이를 매개로 한 사건으로 다시 비벌리 힐스를 방문하는 액셀의 모습으로 초반부를 마칩니다. 초중반이랄지, 비버리 힐스로 온 액셀의 모습은 1편을 그대로 오마주합니다. 같은 호텔인지는 모르겠는데, 1편에서 235달러 하던 호텔비가 940달러까지 치솟은 걸 보면 미국 역시 물가가 상당히 올랐구나, 하게 됩니다.
다만 이후 진행하는 영화는, 영민함과 열정을 잃어버린 동창회용 노인 영화로 진행하고 맙니다. 이건 재미와 별개의 문제라는 말씀, 드립니다. 너무 뻔하고 그래서 별볼일 없는... 그렇지만 과거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진한 향수를 던져준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즉 양가적인 감정이 드는 영화입니다만, 이 영화로 처음 액셀 폴리를 접하는 분들은 그저 그런 영화로 별다른 감흥을 느끼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그래도 에디 머피 식 말장난과 그에 곤혼스러워 하는 비버리 힐스 경찰들을 보며 꽤나 향수를 자극하고도 남을 거라는 생각은 거듭 하게 되네요. 수습이 어려울 정도로 때려부수는 터라 막대한 소송이 예상되는 현대의 사건성에 대해 머릿속으로 복잡해 하며 고개를 젓는 저를 보니, 이제 이런 영화를 그냥 그대로 즐기기는 어려운 나이가 되었다는 약간의 절망감이 엄습합니다.
결론하면.
오리지널 팬들, 그리고 1980년대를 관통하며 이 영화를 보았던 분들에게는 상당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겠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킥킥거리며 에디 머피 식 유머를 즐기는 "나"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그에 반해 리쎌 웨폰 4편이 오버랩되는 플롯과 너무나 나이든 캐릭터들을 보며 최근 계속해서 OTT용에 불과한 동창회용 영화들의 속편이 반드시 좋지만은 않는다는 사실 또한 되새기게 됩니다. 부디 적당한 시나리오 말고, 잘 만든 시나리오로 복귀하는 레전드 히트작의 속편을 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특유의 웃음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더랍니다.
마지막으로 오락실 소리 같은 당시 전자 음악 사운드로 귀를 즐겁게 해주었던 비벌리 힐스 캅 테마 OST, 다들 들으면 아 이 노래 하실, 소개하며 마무리합니다.
추천인 4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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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영화 자체가 너무 평이해서 시나리오 좀 더 손봤으면 어땠을까...
동창회용 노인 영화... 서글프네요
빰빰빰.. 빰빰빰
빰빰빰빰 빰빰빰빰....
모두의 축제.. (중략)... 챔피언
소리 질르는 니가~
음악에 미치는 니가~~
인생 즐기는 니가~~~
챔피언~~
( 에디머니.. 뭐?? Nigg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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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리힐스캅 주제가가 .. 싸이에 [챔피언] 앞부분 피쳐링으로 사용된거는 아시죠?
https://youtu.be/heogjLcMwQY?si=CD3i1LMll2bn07jg
흥겨운 영화와 잘 붙은 OST중 하나였지 않나...
추억팔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걸 제작자들이 알아차릴 때도 되었는데 말입니다ㅠㅜ
조금 더 시나리오를 다듬어도 될 텐데, 싶었더랍니다. 초반 때려부수는 비용이면 시나리오에 훨씬 더 돈을 투재했을 수 있겠더라고요. 여러 모로 아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