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7
  • 쓰기
  • 검색

[불금호러] 환자를 골로 보내는 명의 - 닥터 기글

다크맨 다크맨
3847 5 7

m1dr-giggles.jpg

 

닥터 기글 (1992)

환자를 골로 보내는 명의


<닥터 기글>을 처음 봤을 때의 이유가 생각납니다.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샘 레이미 감독의 <다크맨>에서 악당인 로버트 G. 듀란트를 인상적으로 연기한 래리 드레이크를 보기 위해서였는데요. 배우의 큰 덩치와 악역 캐릭터에 최적화된 강렬한 외모 탓에, 난도질 영화에서 살인마 연기는 어떨까? 라는 호기심이 크게 작용했었죠. 결과는? 볼만한 영화였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영화를 다시 보면서 처음보다 훨씬 재미있고, 애정이 가는 영화라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무차별 난도질 영화답게 이야기의 시작부터 피범벅입니다.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는 닥터 기글이 정신병원에서 학살극을 벌입니다. 그리곤 유유히 병원을 빠져나가 지금은 폐허로 방치된 어린 시절의 집으로 돌아가게 되죠. 과거 마을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한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닥터 기글>은 80년대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온 전형적인 난도질 스타일의 영화입니다. 미친 사이코 살인마가 등장하고, 마을을 공포로 몰아가며 대량의 무자비한 살인극을 벌이는 익숙한 이야기죠. 그리고 덤으로 우린 마을엔 과거 무서운 의사가 있었단 말이야... 아이들이 들으면 오싹해할만한 동화 같은 이야기도 닥터 기글의 사연에 맞춰 끼워 넣습니다. 재미있는 건 <닥터 기글>은 1992년에 나온 영화인데, 하나에서 열까지 스타일은 80년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입니다. 개봉 당시 흥행이 신통치 않았던 것도 그런 이유가 작용되었을 수도 있겠죠. 어쩌면 그보다 10년 전에 만들었다면 적어도 두서너 편의 속편을 포함한 시리즈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m1giggles-1.jpg


여하튼 <닥터 기글>은 과거의 스타일을 밀어붙이면서, 세 가지의 눈에 띄는 장점을 보여줍니다. 첫 번째는 래리 드레이크가 연기한 미치광이 살인마 '닥터 기글'입니다. 그의 연기는 훌륭합니다. 거의 무표정 같지만, 환자를 대할 때 미묘하게 변하는 표정과 종종 썩소를 날리며 독특한 웃음소리를 낼 때 매력이 폭발합니다. 두 번째는 닥터 기글이 사람을 죽일 때 사용하는 다양한 의료기구들입니다.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기구들이 거꾸로 환자들에게 고통과 공포를 주면서 죽음을 선사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도 닥터 기글이 가지고 있군요. 살인을 하기 전이나 후에 툭툭 내뱉는 의료 행위나 의사 관련 유머인데, 이 한 줄짜리 대사의 웃음 타율이 굉장히 좋습니다.


<닥터 기글>은 다른 무엇보다 캐릭터가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래리 드레이크의 광기 서린 악역 연기는 어떨 땐 영화보다 더 좋은 결과물이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이 후속작이 없는 걸 아쉬워하는 가장 큰 이유도 캐릭터 때문이죠. 화면을 가득 채우는 닥터 기글의 큰 몸집과 괴상한 웃음소리를 다시 보고 듣고 싶은 탓입니다. 그리고 의료 행위와 결합되어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바디 카운트의 수위도 적절하기 때문에 시각적인 즐거움도 있습니다. 특히 닥터 기글이 어린 시절에 어딘가 숨어있다 탈출하는 장면의 비주얼은 꽤 쇼킹합니다.


<닥터 기글>은 80년대의 명작 난도질 영화들과 비교될 수준의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끔씩 영화의 장면이나 닥터 기글의 섬뜩한 웃음소리를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90년대에 나온 호러 영화로서 80년대 정서로 가득 채워진 덕분에, 이색적이며 특별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다크맨 다크맨
99 Lv. Max Level

외길호러인생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5

  • 해리엔젤
    해리엔젤
  • golgo
    golgo
  • 카란
    카란
  • NeoSun
    NeoSun
  • 호러블맨
    호러블맨

댓글 7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2등

이상하게 이런 영화들 보면 의사들이 무서워 보이는 ^^ 미친 치과의사 (더 덴티스트 2) 가 나오는 영화도 있고 이 영화도 무척 잔인하고 악당 연기가 참 좋았던 영화였습니다... 리메이크 소식은 없겠죠 ㅎㅎ

10:48
24.04.26.
profile image 3등

매주 엄선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 배우는 얼굴 자체가 호러라고 종종 느껴진다는 ㅋㅋ

다크맨 덕분에 얼굴만 보면 샘 레이미와 그영화가 떠오릅니다.

어디서 볼 수 있나 또 찾아보러 갑니다.   골로 보내는 닥터라 ㅋㅋ

11:12
24.04.26.
profile image
치과를 더 무섭게 만든 공포의 영화ㅠㅠㅠㅠ
캐릭터는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11:27
24.04.26.
profile image

아쉽게도 모든 OTT를 뒤져도 이 영화는 현재 볼 수 있는 곳이 없네요...  - -;

14:39
24.04.26.
와...중학교땐가..이거 처음 봤을 때 깜짝 놀랬습니다.
기글의 웃음소리....어후..아직 생생합니다.^^:
18:03
24.04.26.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파문]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9 익무노예 익무노예 1일 전11:36 1719
공지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1] 시사회에 초... 23 익무노예 익무노예 5일 전20:03 3657
HOT <하얼빈>_ 기획과 스토리텔링의 괴리? 1 싯영화 25분 전22:49 223
HOT [존 윅 5] 나올 것이냐는 질문에 키아누 리브스 답변 3 시작 시작 51분 전22:23 431
HOT 영화 <사조영웅전: 협지대자> 주연배우 샤오잔의 무술... 4 손별이 손별이 3시간 전20:06 301
HOT [성탄절 호러] 피로 물드는 크리스마스 - 블랙 크리스마스 14 다크맨 다크맨 8시간 전14:18 992
HOT <크리스마스 특선> 이스턴 프라미스(2007) 3 해리엔젤 해리엔젤 3시간 전19:44 565
HOT <도호> 2024년 흥행은 첫 900억엔 초과로 역대 1위… ... 4 중복걸리려나 2시간 전20:59 542
HOT <서브스탠스> 도파민 풀충전 (약스포) 2 콩가라 콩가라 3시간 전19:55 460
HOT 일본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 내년 1월 11일 ... 2 손별이 손별이 2시간 전20:19 393
HOT <윤희에게(Moonlit Winter, 2019)> 플레이리스트 만들... 3 julia 5시간 전17:19 475
HOT [하얼빈] 이건 상업영화가 아닙니다, 안중근 참회록입니다 5 시작 시작 4시간 전18:35 2485
HOT 하얼빈(2024) 조금 아쉬운 후기(스포) 1 와킨조커 3시간 전19:48 930
HOT KBS 2TV '스즈메의 문단속' 방영 취소 1 하드보일드느와르 4시간 전19:14 1464
HOT [하얼빈] 영화 감상 포스터들로 요약 - 노스포 1 클랜시 클랜시 4시간 전18:57 740
HOT DCA Cinema 팀이 뽑은 크리스마스 영화들 2 도삐 도삐 4시간 전18:52 428
HOT 94세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차기작 제작 진행중 3 NeoSun NeoSun 5시간 전18:04 743
HOT 에이드리언 브로디 <피아니스트> 체중 감량으로 인한 ... 2 카란 카란 5시간 전17:20 633
HOT 독립단편 [졸업작품] 기술시사회 초청합니다 2 Blackiceberg 6시간 전17:06 457
HOT <하얼빈> 후기 5 뚠뚠는개미 6시간 전16:48 3761
HOT <노스페라투> 니콜라스 홀트가 감독에게 받은 깜짝 선물 2 카란 카란 6시간 전16:37 719
HOT 하얼빈 3 하늘위로 6시간 전16:36 1528
1161738
image
싯영화 25분 전22:49 223
1161737
normal
카스미팬S 48분 전22:26 397
1161736
image
시작 시작 51분 전22:23 431
1161735
image
카란 카란 1시간 전21:40 703
1161734
normal
와킨조커 1시간 전21:29 451
1161733
image
그레이트박 그레이트박 1시간 전21:16 179
1161732
image
중복걸리려나 2시간 전20:59 542
1161731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0:47 539
1161730
image
손별이 손별이 2시간 전20:19 393
1161729
image
손별이 손별이 3시간 전20:06 301
1161728
normal
3시간 전20:06 679
1161727
file
콩가라 콩가라 3시간 전19:55 460
1161726
normal
RandyCunningham RandyCunningham 3시간 전19:53 363
1161725
normal
와킨조커 3시간 전19:48 930
1161724
image
해리엔젤 해리엔젤 3시간 전19:44 565
1161723
image
IMAX IMAX 3시간 전19:25 403
1161722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3시간 전19:23 1194
1161721
image
뚠뚠는개미 4시간 전19:14 294
1161720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4시간 전19:14 1464
1161719
normal
릭과모티 릭과모티 4시간 전19:01 888
1161718
image
클랜시 클랜시 4시간 전18:57 740
1161717
image
도삐 도삐 4시간 전18:52 428
1161716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8:38 495
1161715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18:35 2485
1161714
normal
하늘위로 5시간 전18:14 813
1161713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8:04 743
1161712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7:59 579
1161711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7:55 348
1161710
normal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5시간 전17:45 661
1161709
image
션2022 5시간 전17:41 407
1161708
normal
totalrecall 5시간 전17:26 455
1161707
image
카란 카란 5시간 전17:20 633
1161706
normal
julia 5시간 전17:19 475
1161705
image
무비티켓 5시간 전17:17 449
1161704
image
카스미팬S 5시간 전17:15 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