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ging in the rain (1952) What a glorious feeling! 스포일러 있음.
singing in the rain은 헐리우드 뮤지컬의 금자탑이다.
30년대부터 무수한 뮤지컬 걸작들을 만들어 온 MGM에서,
엄청난 예산과 일급 스태프들
그리고 역사상 최고 댄서 겸 뮤지컬배우라는 진 켈리, 도날드 오코너를 투입하여
엄청난 공을 들여 만든 작품이다. 각본, 음악과 화려한 무대, 연출, 연기 등 무엇 하나 일급 아닌 것이 없다.
그렇다면 그 결과물은 돈 들인 티가 역력한,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비싼 모피코트를 입은 것같은 영화가 나왔는가? 아니다. 그랬다면 이 뮤지컬이 사상 최고 뮤지컬이라고 불릴 이유가
없다.
"와, 돈 정말 많이 들였네"하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어떻게 저런 효과를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같으면 CG로 구현했을 효과들이 당시 MGM 조각가와 화가들이 엄청나게 달라붙어서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구현되었다.
그 결과물은 예술이다. 저건 액자에 넣어서 미술작품으로 후세에 전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특수효과들이 영화를 채운다. 샤갈이나 고호가 직접 와서 그렸다면 이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퀄이다. 왜 전에 볼 때는 이것을 지나쳤을까?
이것은 CG도 복제품이나 공산품도 아닌, 하나만 존재하는 수작업 예술이다.
헐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댄서들 중 한명인 시드 채리스의 데뷔작이다.
일급들 중 일급들이 만나서 펼치는 호화찬란한 무대 속에서 벌어지는 정교한 발레 - 어디가서 이런 것을 볼 수 있을까?
이것은 명연을 넘어서서 예술의 경지다.
하지만, 이 모든것을 하나로 단단하게 묶어주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캐치프레이즈 the glorious feeling 이다.
행복이라는 감정이다. 유쾌하고 행복하고 스산히 지나가는 일상에서 황홀이라는 감정을 끄집어낼 줄 등장인물들이 이 영화를 지배한다. 무대장치든 효과든 발레공연이든 그 모든 대단한 것들을 하나로 묶어 단단한 영화로 만드는 것이
바로 행복이다. "어쩌면 저렇게 행복할 수가 있을까?"하고 말하게 되는
등장인물들. 행복하게 웃으며 탭댄스를 추고, 중력을 거슬러서 하늘로 오르고, 벙긋벙긋 웃으며 벽을 치받고, 빗줄기를 맞으며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 빗줄기 거세게 쏟아지는 길거리 위에서 뱅뱅 돌며 행복한 춤을 춘다.
세상의 모든 걱정 염려같은 것을 완전 제거한 순도 100%의 행복, 황홀, glorious feeling 을 관객들에게 준다.
우울하거나 걱정거리가 있을 때 이 영화를 보면 그딴 거 다 잊고 행복과 기쁨에 젖을 수 있다. 이 영화는 만들어진 지 지금까지 수십년 동안 이런 감동을 수천만 아니 수억명 사람들에게 주었을 것이다. 그 어떤 영화보다도 큰 업적이다.
이 뮤지컬은 무성영화시기에서 유성영화시기로 넘어가는 과도기 헐리우드를 그린 것이다. 진 켈리는 무성영화스타인데, 원래 보드빌에서 코메디 겸 댄스를 추던 사람이라 대사처리능력이 확실한 사람이다. 춤 노래 다 잘한다. 무성영화시기에는 필요 없던 재능이었지만, 유성영화시기가 되면서 중요한 자질이 된다. 하지만, 유성영화 테스트기에 이것을 어떻게 영화 내에 구현할 지 아직 모른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코메디가 주소재다. 무명댄서이던 데비 레이놀즈의 도움을 받아, 유성영화를 만드는 단계를 넘어서서 대작 뮤지컬을 구상하여 만들게 된다. 그리고, 데비 레이놀즈의 사랑도 얻고 뮤지컬도 대성공시킨다는 내용이다. 엄청난 각본이다. 잔웃음 정도가 아니라 폭소가 터져나오는 개그가 속출한다. 다 아는 스토리인데도,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실제 당시 헐리우드에서 겪었던 역사적 사실들을 풍부하게 집어넣어 상당히 역사적으로 정확하게 그려져 있다. 마이크를 어디 놓을 지 몰라 꽃병 속에 숨겨두었는데, 멍청한 여배우가 그 장소를 잊어버려서 마이크 주위로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소리가 녹음되었다 안되었다 하는 에피소드나, 가슴 안에 마이크를 숨겨놓았는데 심장박동소리가 배우들 목소리보다 더 크게 녹음이 되었다든가 하는 에피소드들은 사실에 기반한 것이다.
캐릭터가 확실하다. 진 켈리는 무성영화스타이자 유쾌한 상남자. 하지만 출신이 하류층에서 올라온지라
속물들을 싫어한다. 도날드 오코너는 보드빌 시절부터 진 켈리와 함께 해 온 친구이자 아이디어맨이다. 지금은
각본가를 하고 있지만, 나중에 진 켈리가 뮤지컬을 만들 때, 특유의 아이디어를 쉴 새 없이 쏟아내어
뮤지컬을 완성하는 데 큰 공헌을 한다. 데비 레이놀즈는 젊고 아름다운 아가씨로 파티를 다니며 댄스걸을 한다.
하지만, 셰익스피어나 입센같은 연극을 공부하면서 진지한 연기를 추구한다. 그리고 춤과 노래는 전문분야다.
당돌하면서도 명랑해서 늘 분위기 메이커를 한다. 이 세 명의 유쾌한 배우들이 팀을 이루어 유성영화기 뮤지컬을
개척해나가는 내용이다.
뮤지컬 후반기에 그들이 완성한 broadway melody가 뮤지컬 내 뮤지컬로 보여진다.
정교한 발레, 화려한 무대, 커다란 스케일이 어울려진 대작 뮤지컬이다. 손으로 만든 화려하고 엄청난 스케일의 무대예술, 전설적인 댄서들이 나와서 완벽한 안무 하에 보여주는 훌륭한 춤들 - 관객들을 압도하는 뮤지컬 내 뮤지컬이다. 아마 이 이상의 뮤지컬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명랑하다, 유쾌하다, 즐겁다 정도가 아니라 glorious feeling 이다.
이 뮤지컬을 요약하는 말이다.
이 뮤지컬에 나오는 노래들은 새로 작곡된 것은 하나밖에 없고 다 과거 헐리우드 뮤지컬들에 나왔던 것들을
개작한 것이다.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기존 뮤지컬들 중에서 핵심을 뽑아낸 것이라는 뜻이다.
대표곡 싱잉 인 더 레인은 1930년대부터 계속 리메이크되고 많이 사용된 음악이었다. 하지만 이 뮤지컬에서
진 켈리가 불멸의 곡으로 우뚝 서게 하였다. 유튜브에 이 노래들과 댄스장면이 다 있으니 한번 보길 추천한다.
추천인 5
댓글 27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빗속 우산들고 춤추는 장면은 평생 못잊을거예요.
작품성으로는 Singin' in the Rain이 역대 최고 이죠
다만, 이 영화는 1952년 개봉 당시 흥행에도 실패했고 오스카 작품상 감독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 인정 받지 못했죠
어지간한 시시한 오페라보다 사운드 오브 뮤직 노래가 더 뛰어 납니다. 대박이죠
이 영화에서 확실히 배역을 맡고 짤리지 않기 위하여 그녀는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Good morning 소파 촬영 씬에서 몸을 던져 춤과 연기를 해서 촬영 후에 그녀의 발은 피투성이가 되었다고 하네요
Good morning 소파 씬 (3명)은 매우 과도하고 격렬한 춤을 보여 주지요
데비 레이놀즈는 춤조차 제대로 못추었다고 하니까요. 훌륭한 댄서 도널드 오코너조차도 완벽주의자 진 켈리 감독 하에서 연기하는 데 부담을 느꼈다고 하니까, 하물며 데비 레이놀즈야......
다만, imdb를 보니 데비 레이놀즈가 체조 경력은 있다고 하네요. 아마 그래서 캐스팅 했겠죠
진 켈리가 그녀를 키워 줬겠죠. 아마 이 영화에서 감당 못했으면 그녀는 뜨지 못했겠네요
헐리우드가 워낙 험한 동네라서요
Gene Kelly 가 이 영화 촬영 할 때 대빵이었다고 합니다. 거의 독재자 수준이었든 듯
도널드 오코너도 결코 촬영 작업이 유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도널드 오코너는 초반에 나오는 방안에서 혼자 뛰고 뒹구는 그 말도 안되는 춤 장면에서 촬영 후에 병원에 입원했다고 했습니다
Donald O'Connor and Debbie Reynolds admitted that they did not enjoy working with Gene Kelly, since Kelly was verbally belittling and a tyrant. O'Connor said that for the first several weeks he was terrified of making a mistake and being yelled at by Kelly.
헐리우드 뒷이야기와 그 사진, 영상 자료를 모아 놓은 박물관이 나오기를 저는 기대합니다
저는 그런 것을 좋아 합니다 ^^
그래서 촬영장에서 울고 있었는데, Fred Astaire가 그녀를 적극 격려해서 촬영할 수 있게 해 주었다고 하네요
Gene Kelly was a taskmaster with Debbie Reynolds, who had never danced to this degree before rehearsals started. Fred Astaire, who was in an adjacent dance studio, found her crying under a piano and reassured her that all of her hard work was worth the effort.
진 켈리의 유명한 우산 쓰고 Singin in the rain 부르는 그 장면 촬영 당시 진 켈리는 감기에 걸려서 열이 39도였는데
촬영했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노동 착취, 성착취를 당했다는 증언이 있네요
커크 더글러스가 미성년 나탈리 우드를 잔혹하게 강간했다는 의혹 아시지요?
마찬가지로 주디 갈란드 역시 그런 희생양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전세계 어디를 가도 남자 감독, 남자 제작자가 여자 배우를 성적 대상으로 했던 것은 사례가 많았으니까요. 100% 다 그러지는 않았겠지만요
그녀를 뜨지 못하게 음해 공작했다는 주장이 있으니까요
레전드 명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