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 영화제에서 본 영화들 #1
1. 20000 Species of Bees
10세의 소피아 오테로에게 베를린 영화제 최연소 주연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안겨준 이 영화는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9세 아이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소피아 오테로는 10세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섬세하고 성숙한 연기로 이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2. Radical
아무 꿈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 멕시코의 빈민가 초등학교 교사로 부임된 교사 세르지오는 부패하고 무능한 교육계에 맞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아이들의 재능을 찾아내려고 노력합니다. 그의 이런 노력은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은 대다수의 아이들이 성공적으로 과정을 이수하고 졸업할수 있게 하는 결실을 맺습니다. 쓰레기장 옆에서 고철을 줍는 아버지 밑에 살던 소녀의 수학적 재능을 발견하고 멕시코 최고의 수학 영재로 발굴될수 있도록 하는 장면은 실화가 아니었다면 믿기 힘든 동화같은 장면이기도 합니다. 공교육의 파행이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에도 시사할바가 많을 영화 같네요.
3. Scrapper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 시네마 부분 대상을 차지한 작품입니다. 엄마가 죽은 후 혼자서 좀도둑질을 하며 살아가던 조지에게 어느날 아빠 제이슨이 불쑥 나타납니다. 조지는 아빠를 통해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혼자 서는 법을 배우고, 제이슨은 딸을 통해 진짜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시종일관 따뜻한 유머가 넘치는 푸근한 작품.
4. May December
줄리안 무어가 연기하는 그레이시는 실제 인물인 Mary Kay Letourneau에서 따온 캐릭터입니다. 물론 영화는 캐릭터만 따오고 실제 이야기와는 전혀 다르게 진행됩니다만. 배우인 엘리자베스는 그레이시의 충격적인 과거사를 영화로 만들기 위해 그레이시를 취재하러 그녀의 집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그녀의 등장은 그레이시의 가족 모두의 삶에 조금씩 영향을 미치기 시작합니다.
미디어와 대중들의 선의를 가장한 호기심이 한꺼풀 벗겨보면 당사자들을 상처주는 또하나의 선정성을 포장한것 뿐이라는 대중과 미디어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엿보입니다. 나탈리 포트만과 줄리안 무어의 내년 오스카 후보 자리는 뭐 거의 따놓은 당상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Insecure people are dangerous"라는 마지막 대사가 거의 주제를 함축한거 같습니다.
5. On the Adamant
올해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이 다큐멘터리는 파리에 위치한 재활시설 Adamant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정신적인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상담시설로 만들어진 이 시설에서 사람들은 자유롭게 모여서 자신들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고 자신들이 하고싶은 예술 활동을 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합니다.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상대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묵묵히 들어주고 또한 그룹 활동과 예술 활동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갑니다. 현대 사회의 정신적인 문제들을 소통을 통해 치유할수 있다는 희망을 엿보여 주는 작품이네요.
6. About Dry Grasses
올해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누리 빌게 세일란의 신작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감정들에 대한 분석 리포트 같기도 합니다. 사소한 질투, 분노, 연민 등등이 어떻게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고 서로를 망가뜨리고, 다시 서로가 어떻게 용서하는가에 대해 감독은 특유의 시선으로 조용히 캐릭터들을 바라봅니다. 아마 올 연말에 저의 최고의 영화 리스트를 꼽는다면 이 영화가 반드시 한자리를 차지할거 같습니다 .
7. Last Summer
10년만에 돌아온 캐트린 브레이야의 신작인데, 늘 화제가 될만한 소재를 들고오던 감독 답게 이번에는 의붓엄마와 아들간의 사랑이라는 야동에서나 볼만한 소재를 들고 왔습니다. 근데 후반으로 갈수록 둘의 관계가 점점 권력관계로 번해가면서 뭔가 좀 찜찜하게 마무리 되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네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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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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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디컬이란 작품 궁금하네요.
국내에선 아직 못보는 작품들 소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