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가 영화계에 남긴 것(시리즈 총정리)
일본 매체 '사파리 온라인'에 올라온 글 번역해봤습니다.
(원문은 아래)
https://news.yahoo.co.jp/articles/1c59989f3634984174f1efa4d4f3d02939604d26
시리즈의 역사와 의의를 정리해준 글이어서 신작 <운명의 다이얼> 보기 전에, 이 시리즈 잘 모르시는 분들, 기억을 되살리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듯합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영화계에 남긴 것은?
해리슨 포드(1942년 7월 13일생), 80세. 하지만 지금 또다시 인디아나 존스가 핫하다! 이런 시대가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2023년 3월에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스카 7관왕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감독: 다니엘 콴 & 다니엘 샤이너트)의 돌풍이 불었던 것이 가장 큰 화제였다. 그 영화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이가 키호이콴. 그는 12살 때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1984년,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에 준주연급으로 출연한 것이 아역 배우로서 본격 데뷔였다. 그리고 그의 감동적인 수상 후, 작품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이가 바로 인디아나 존스 배우 해리슨 포드였다. 또한 시상식장인 돌비극장에는 주요 7개 부문 후보에 오른 <파벨만스>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도 있었다!
실로 39년 만에 <마궁의 사원> 팀의 재결합은 멋지고 흐뭇한 광경이었지만, 한편으로 문득 ‘PPL인가?’라고 의심한 건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오랜만에 시리즈 최신작이자 5번째 작품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감독 제임스 맨골드)이 곧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올해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 상영(작년 제75회 칸에서 <탑건: 매버릭>이 그랬던 것처럼)을 시작으로, 일본에서도 미국과 같은 6월 30일(금)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인디아나 존스라는 캐릭터에 관해서는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애칭은 ‘인디’, 명문 프린스턴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멋쟁이 고고학자이자 대담한 모험가다. 중절모와 러프한 사파리 셔츠, 워크부츠와 가죽 재킷을 매치한 독특한 스타일이며, 채찍질에 능숙하다. 다만 뱀을 무척 싫어한다.
<포트나이트> 등 게임의 스킨(캐릭터 아이템)으로도 나와서, 영화를 본 적 없는 아이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E.T., 그렘린 등은 추억의 캐릭터로 취급받는 데 비해, 인디아나 존스의 인지도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야말로 시대를 뛰어넘고 크리처마저도 능가하는 슈퍼 아이콘인 것이다.
그런 그가 처음 등장한 시리즈 첫 작품은 1981년 <레이더스>다. 감독은 물론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사는 조지 루카스가 이끄는 루카스필름이다. 할리우드의 두 거물 스필버그와 루카스의 첫 협업이라는 점에서도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참고로 원안은 루카스, 그리고 <필사의 도전>(1983), <프라하의 봄>(1988) 등의 감독으로 유명한 필립 카우프만이 공동으로 맡았다. 각본은 <보디 히트>(1981)과 <새로운 탄생>(1983)의 감독이기도 한 로렌스 캐스단이 맡았다. 지금 보면 스태프 중에 놀라울 정도의 거물들이 즐비하다.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유명 테마곡 ‘레이더스 행진곡’도 이 작품에서 탄생했다.
내용 면에선, 우선 루카스가 제안한 ‘소년 시절에 즐겨 본 B급 연속 활극을 현대적으로 다시 만들고 싶다.’라는 컨셉이 기본이 되었다. 그리고 스필버그는 <007>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 희망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모험가 버전 제임스 본드 같은, 고고학자이면서 플레이보이인 호색가 인디 역에 <스타워즈> 구 3부작(1977~1983, 감독 조지 루카스 등)의 한 솔로 역으로 한창 인기였던 해리슨 포드가 캐스팅되었다. 참고로 포드와 루카스는 <청춘낙서>(1973)로 처음 인연을 맺었고, 해리슨 포드가 2살 더 연상이다.
이야기는 1936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몇 년 전을 배경으로 한다. 대학교수이자 솜씨 좋은 보물 사냥꾼 인디와 나치 독일의 악당들이, 드래곤볼처럼 무적의 힘을 가져다준다는 숨겨진 보물 ‘성궤’를 놓고 쟁탈전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어른이 주인공이란 점만 빼면 소년점프 만화 같은 이야기여서, 일단 ‘보면 다 이해되는’ 명쾌함, 말 그대로 깊이 생각할 필요 없이 즐길 수 있는 통쾌한 오락 영화다. 게다가 당시 스필버그로선 전작 <1941>(1979)이 흥행에 실패한 부담감도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히트시키겠다는, 대중적 재미에 올인한 기합과 각오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 영화는 2021년 3월에, 개봉 40주년 기념으로 4DX 버전이 (일본에서) 한정 개봉되기도 했는데, 분명 현장감과 체감성 면에서 4DX라는 상영 형태와 이렇게나 잘 어울리는 영화는 또 없다. 인디가 거대한 바위를 피해 도망치고, 말을 타다가 트럭으로 점프하고, U보트 바깥쪽에 매달리고, 수많은 죽음의 함정과 위기를 겨우겨우 극복하는 폭풍과도 같은 전개. 실제로 “롤러코스터 영화”라는 말은 이 <레이더스>에서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참고로 영화에 등장하는 독일 잠수함 U보트는 서독 영화 <특전 유보트>(1981, 감독 볼프강 페터슨)의 촬영 때 썼던 걸 빌렸다고 한다.
<레이더스>
제작년도: 1981년
원안, 제작총지휘: 조지 루카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각본: 로렌스 캐스단
출연: 해리슨 포드, 캐런 앨런, 폴 프리먼, 존 리스-데이비스
<레이더스>의 대성공에 힘입어 1984년에 만들어진 2편이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이다. 이야기의 시간 순서로 보면 이 영화는 1편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1935년이 배경이다. 당시 아시아 최고의 국제도시로 번영을 누리던 상하이의 화려한 클럽에서 시작하여, 사교 집단이 득실거리는 인도의 산속 오지로 뛰어든다. 이 영화의 아이디어가 조지 루카스가 사랑한, 19세기 인도 배경의 고전 모험 활극 <강가딘>(1939, 조지 스티븐스 감독)에서 나왔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이 영화에서 인디의 꼬마 파트너인 전쟁고아 쇼트(별명 쇼티)를 연기한 이가 키호이콴이다. 뉴욕 자이언츠 야구모자(1919년 모델)를 쓴 활기찬 소년으로, 인디의 목숨을 여러 차례 구해주는 대단한 녀석이다. 익살스러운 싸움 장면 등, 지금 다시 보면 오히려 <에에올> 속 키호이콴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이 흥미롭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여주인공인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가수 윌리(케이트 캡쇼)와 인디의 코믹한 연애 요소도 큰 몫을 한다. 비경 탐험과 로맨틱 코미디(스크루볼 코미디라고도 한다.)의 결합은 험프리 보가트와 캐서린 헵번 주연 <아프리카의 여왕>(1951, 존 휴스턴 감독)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영화 전체적으로는 더 빠른 속도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느낌이다. 인디, 쇼티, 윌리 세 사람은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탈출한다. 거기서 썰매처럼 눈 덮인 산의 가파른 경사면을 미끄러지고 절벽에서 떨어져서 강에 풍덩! 하는 초반의 액션이 압권이며, “고난이 끝나고 또다시 고난이 찾아오는” 전개가 이어진다. “마궁”의 내부는 마치 유령의 집 같지만, 마지막의 광차 장면은 완전히 롤러코스터 그 자체다. 그리고 잔혹 묘사의 수위가 꽤 높다. <죠스>(1975)와 <쥬라기 공원>(1993),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등에서 슬래셔 영화 풍 연출 솜씨를 보여준 스필버그의 숨겨둔 재능도 확인할 수 있다.
주인공이 지식인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재미”라는 점에만 집중, 머리를 비우고 즐길 수 있는 오락물을 대표하는 전형적인 예이지만, 영화사와 문화사적으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초기 1, 2편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우선 액션 어드벤쳐의 이상적인 형태를 제시, 브랜든 프레이저 주연 <미이라> 시리즈(1999~2008) 등 유사한 작품들과 패러디가 여럿 나오게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롤러코스터 영화의 고전으로서의 위대함. 이야기의 깊이나 정합성보다, 관객에게 놀이기구를 타는 느낌을 주는 걸 우선시했다. 이런 설계 사상은 영화의 벽을 넘어서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테마파크의 놀이기구나 게임 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
제작년도: 1984년
원안, 제작총지휘: 조지 루카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각본: 윌러드 하이크, 글로리아 카츠
출연: 해리슨 포드, 케이트 캡쇼, 키호이콴
하지만 이후에 나온 속편도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3편인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이다. 이 작품은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하듯 3부작의 완결편이라기보다는, 스페셜 번외편 같은 느낌이 든다. 오프닝에는 10대 어린 시절 인디의 모습이 나오는데, 그 역할 맡은 이는 23세에 요절한 전설적인 배우 리버 피닉스(1970~1993)다. 당시 18살이던 피닉스는 <스탠 바이 미>(1986, 롭 라이너 감독)와 <허공에의 질주>(1988, 시드니 루멧 감독)로 최고의 청춘스타가 되었을 때였고, 해리슨 포드와는 <모스키토 코스트>(1986, 피터 위어 감독)에서 부자지간을 연기했다. <최후의 성전>에서는 전통적인 열차 액션 장면을 소화했다.
그 회상 파트 프롤로그 이후, 1938년을 배경으로 하는 본편에서는, <007>에 대한 스필버그의 열망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초대 제임스 본드 배우 숀 코너리가 인디의 아버지이자 마찬가지로 고고학자인 헨리 존스를 연기한다. 그와 해리슨 포드의 유쾌한 말다툼을 중심으로, 스페인 타베르나스 사막에서부터 이탈리아 베네치아, 요르단의 페트라 유적 등 세계 곳곳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감행했다. 본드걸 포지션인 엘자(앨리슨 두티)는 뒷전이고, “아버지와 아들”이 메인인 버디물로서 관객을 즐겁게 매료시킨다. 영화 전편에 걸쳐서 좋은 느낌으로 여유롭다고 할까, 릴렉스한 어른 영화의 맛이 있고, 스필버그도 이 작품을 찍을 때는 기분이 최고였다고 말했다. 특히 숀 코너리와 해리슨 포드의 절묘한 케미스트리가 좋은 추억이 되었다고 한다.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
제작년도: 1989년
원안, 제작총지휘: 조지 루카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각본: 제프리 보엄
출연: 해리슨 포드, 숀 코너리, 앨리슨 두디, 리버 피닉스
<최후의 성전>을 끝으로 시리즈가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애당초 배급사인 파라마운트 픽쳐스와는 5편까지 개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ABC의 TV 시리즈 <영 인디아나 존스>(1992~1993년)로 시리즈가 어떻게든 연장이 되었지만, 그로부터 세월이 흘러 2008년이 되었을 때, 무려 19년 만에 속편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등장했을 때는 모두가 깜짝 놀랐다. 해리슨 포드가 여전히 주연을 맡고, 연출도 스필버그가 직접 맡는 등 “진지한 자세”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호불호가 갈렸다. 특히 핵폭탄 실험장에서 인디가 냉장고 안에 숨어서 살아나는 안일한 묘사가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 세계 박스오피스 7억 8천만 달러라는 시리즈 최고치를 기록하며 <인디아나 존스>의 인기가 현재진행형임을 당당히 입증했다.
그로부터 또 15년 만의 최신작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이 드디어 개봉된다. 이제 완전히 장수 캐릭터가 된 인디지만, 이번에는 스필버그가 루카스와 함께 제작자로 참여했고, 감독은 제임스 맨골드(1963년생)로 교체됐다. <로건>(2017), <포드 v 페라리>(2019)의 명감독이다. 과연 그 만듦새는 어떨까? <포트나이트>의 게임 캐릭터로 인디를 알게 된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보러 가고 싶다.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제작년도: 2008년
원안, 제작총지휘: 조지 루카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각본: 데이비드 코엡
출연: 해리슨 포드, 케이트 블란쳇, 샤이아 라보프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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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터 극정에서보고 이제는 짠해요
이제 끝이다 생걱하니요
젊은 그분 나오셔서 필름처럼
스쳐가더라구요
포드형님 마지막이니 정중하게 5편을 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