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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스파이더맨 보고 나왔습니다(노스포)

빼꼼무비 빼꼼무비
25333 19 29

 

KakaoTalk_20230602_045102227.jpg

밤 11시 영화였음에도 꽤 관객이 많았습니다. 스파이더맨이라는 IP 자체가 인기가 많아서도 있겠지만 전작의 팬층이 상당히 두터웠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KakaoTalk_20230602_043914497_02.jpg

(엔드 크레딧 직찍입니다. 아쉽게도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ㅠㅠ)

 

아이맥스관을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번 작품은 마치 소니가 MCU에게 날리는 일침과도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우선 멀티버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기본 서사가 정말 깔끔합니다. 그 어떤 플롯 홀이나 의문점 하나 들지 않았고, 그 방식마저 주저리 주저리 설명하는 느낌보다 간결하고 임팩트 있게 관객에게 전달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턱대고 극의 스케일을 확장 시키는 과정에서 복잡한 플롯에 캐릭터 개개인의 서사가 묻히면서 극의 긴장감과 텐션을 잃어가는 요즘 MCU와는 전혀 다릅니다. 

KakaoTalk_20230602_044509163_01.jpg

작품을 보고 나면 지금까지의 스파이더맨 작품들이 작아 보일 정도로 모든 작품들을 아우르는 상당히 큰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스코프를 줌 아웃해서 훨씬 더 큰 관점에서 바라본다고 해야할까요. 시야는 더 확장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메인 캐릭터들의 서사는 훨씬 더 탄탄해지고, 감정선은 극대화됩니다. 이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완벽히 잡은 작품을 떠올리자면 그나마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말고는 생각나지 않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MCU가 13편의 영화로 한 일을 단 두 편의 영화로 일궈냈다는 점이겠죠. 그만큼 선택과 집중이 정말 뛰어난 작품같습니다. 

KakaoTalk_20230602_044509163_02.jpg이번 작품에서는 그웬의 서사에 훨씬 더 무게를 둡니다. 저번 작품에서는 마일즈와 피터 B 파커의 멘토-멘티 관계가 메인이었다면 이번에는 그웬과 마일즈의 서사를 중점적으로 파고드는데, 과하지 않고 적당한 로맨스 덕에 더 아련하고 애절하며 메인 플롯을 중심으로 로맨스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히려 마일즈보다 그웬이 최애 캐릭터로 자리 잡았을 정도로 저도 모르게 그웬의 서사에 더 몰입하게 되더군요. 

KakaoTalk_20230602_044509163.jpg비주얼은 전작을 훨씬 뛰어넘은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작에선 지구-1610에서만 극이 이루어져 한 가지 스타일의 작화가 주를 이뤘다면, 이번 작품에선 멀티버스를 넘나들 때마다 작화의 톤이 크게 확확 바뀝니다. 지금 다시 예고편을 보면 한 컷 한 컷 어떤 차원에서의 장면이었는지 확실히 분간이 가능할 정도인데, 더 놀라운 점은 각 차원에 속한 캐릭터들의 톤과 완벽히 맞아 떨어진다는 겁니다. 워낙 다채롭고 개성이 강해서 오밀조밀하게 정말 잘 만든 하나의 포토 콜라주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miles-morales-web-swing-spider-man-across-the-spider-verse-4k-wallpaper-uhdpaper.com-895@0@h.jpg

어느 장면에서 정지 버튼을 누르더라도 한 컷 한 컷 전부 프린트해서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미적인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딱히 미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아닙니다만 VFX 부분에서는 그 어떤 관객도 실망시키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특히 그웬의 차원에서 캐릭터들의 감정선에 따라 화면의 톤이 바뀌는 연출에서 여러번 입틀막하며 감탄했습니다. 직접 보시면 아마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

KakaoTalk_20230602_044827896.jpg

이스터에그는 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미친듯이 놀라운 떡밥은 없지만 중간중간 관객들의 감탄사가 들릴 정도로 적당히 잘 뿌려져 있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하겠지만 MCU와 직결되는 떡밥보단 대부분 소니 스파이더맨 작품들을 잇는 떡밥들이라는 힌트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스터에그를 찾는 과정에서 <레디 플레이어 원>를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N차를 거듭할 수록 좀 더 많이 보이지 않을까 싶네요. 또 중요한 점은 순전히 팬서비스를 위한 억지 떡밥들이 아니라 작품의 플롯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재적소에 잘 들어가 있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RT.JPG

마지막 장면은 엄청난 클리프행어입니다. 당장 3편 내놓으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을 정도로 여운이 많이 남는 엔딩입니다. 당초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파트 1과 파트 2로 계획되었다가 부제가 비욘드 더 유니버스(Beyond the Spider-Verse)로 바뀌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3편은 2편의 엔딩에서 바로 픽업해서 빠르게 극이 전개될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호평일색의 초기 관람평이 이해가 가는, 찬사를 받을 자격이 충분한 역대급 속편입니다. 최고의 코믹북 영화라던지 최고의 히어로 영화라는 등의 극단적인 호평에는 살짝 갸우뚱 할 순 있어도 최고의 스파이더맨 영화 중 하나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 같습니다. 

KakaoTalk_20230602_051332984.jpg

비주얼을 떠나서도 필 로드와 크리스 밀러 듀오는 스티븐 맥필리와 크리스토퍼 마커스 듀오에 버금가는 최고의 스토리 텔러중 하나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이들이 <한 솔로> 제작 중간에 아예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기보다 각본가 크레딧으로라도 남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네요. 실사 영화에 있어서 감독으로써의 역량은 검증되지 않았지만 마블 스튜디오가 기용해야 할 각본가 1순위가 아닌가 싶네요. 부디 하루 빨리 이들의 첫 실사 코믹북 영화가 세상 밖으로 나오길 고대해봅니다~

 

하루 빨리 2차관람을 한 후 더 상세한 분석을 하고 싶은 마음에 약간 설레기까지 하네요. 스포 리뷰는 한국 개봉에 맞춰서 몇 자 끄적여 보겠습니다~

빼꼼무비 빼꼼무비
7 Lv. 5355/5760P

영화에 과몰입 잘하는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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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한국은 언론 시사도 일주일 뒤에나.. 개봉은 훨씬 더 뒤고...
되게 부럽습니다.T_T
아무튼 작품성에 관해선 안심하고 기다려도 되겠네요.
19:02
23.06.02.
profile image
golgo
그래도 벌써 보신 인플루언서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ㄷㄷ 저도 이번만큼은 참 행복하네요 ㅎㅎ
22:14
23.06.02.
2등
소니의 히어로 영화는 아비 아라드만 빠지면 완벽해질텐데 말이지요
19:02
23.06.02.
profile image
로스트지겐
나름 선구자 역할을 했던 분이니...아주 무시할수만은 없을 것 같네요 ㅎ
22:14
23.06.02.
3등
리뷰 잘봤습니다. 굉장한 시리즈물이 만들어지고 있군요.
19:20
23.06.02.
profile image
이상건
영화사에서 가장 완벽한 3부작 시리즈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ㅎㅎ
22:15
23.06.02.
profile image
바라는대로
기다림이 충분히 가치있을 좋은 작품입니다 ㅎ
22:16
23.06.02.
profile image
jjong
힙한 ost와 웅장한 스코어의 조화가 상당합니다. 전작에 전혀 꿀리지 않아요~
22:17
23.06.02.
소니의 베놈 시리즈-모디우스는 개인적으로 많이 끔찍했는데 이건 전작을 워낙 재밌게 봐서 기대가 큽니다.
21:13
23.06.02.
profile image
kknd2237
실사는 아직 갈 길이 먼 것같아요. 마일즈 실사화도 매번 언급되는데 당분간은 애니에만 집중했음 좋겠네요ㅠㅠ
22:17
23.06.02.
profile image
Cap
감독으로써의 역량은 검증되지 않은지라 적당히 소니의 크리스 마커스 & 스티븐 맥필리 듀오라고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10:05
23.06.03.
profile image
범죄도시가 아니었다면 국내는 31일(수욜) 개봉해서 모두 본 눈이었을텐데.. 얼른 시간이 가기를!!
23:19
23.06.02.
profile image
에드가레이미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10:06
23.06.03.
힐태식
삭제된 댓글입니다.
11:41
23.06.03.

크리스&필 듀오가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증명이 되지 않았다니요 ㅠㅠ 두분께선 2009년작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이랑 2014년작 <레고무비>로 이미 천재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도 증명된지 오래라구요

특히 레고무비는 겨울왕국이랑 같이 아카데미 장편애니상 후보에 오를뻔했는데 (특정 스포일러 장면)땜에 무산된 전적이 있습니다...

13:29
23.06.03.
profile image
RiELL
실사영화를 두고 이야기한건데 좀 더 확실히 강조할 필요가 있겠군요! 말씀하신 두 작품 모두 제작자들로써 능력은 확실히 입증했으나 실사영화는 아시다시피 제작 과정이 아예 다르기 때문에 말씀 드린겁니다 ㅎ 지적 감사합니다~
15:52
23.06.03.
빼꼼무비
21, 22 점프스트리트
실사영화 감독으로도 훌륭합니다
19:27
2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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