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 4 (2023) 금자탑. 스포일러 없음.
전작 존 윅 3까진 예리한 장인의 솜씨를 보여준다고 생각했는데, 4편은 예술가의 작품이 되었다.
아무리 액션씬이라고 하더라도 이정도면 예술작품의 영역에 들어간다.
영화에 걸쳐 다양한 과거 명작들의 액션스타일들을 오마쥬하듯 보여준다. 그리고 자기 스타일들을 끼워 넣는다. 그러면 관객들은 느낀다. 매트릭스의 그 명장면들이 다양한 영화에 영향을 미치며 살아남았듯이, 존 윅4의 액션씬들도 살아남겠구나. 롱 테이크로 굳이 존 윅과 어마어마한 수의 암살자들 간 총격전을 보여준 것이나, 라라랜드같은 로맨스영화에 등장할 법한 달빛 어린 계단에서 일대 다수의 처절한 격투가 벌어지는 등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았다. 액션씬에도 이정도 감수성과 크리에이티비티가 보여질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과거 명작들의 액션장면들을 보여주면서 감독은 겸허하지 않다. "너희들은 정말 훌륭해. 하지만 내게도 나만의 멋진 것이 있단 말이야"하는 식의 자신감과 예술가적 의식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 내에서 그것을 증명한다. 쟝르를 떠나서 이런 영화 참 오랜만이다. 탑 어브 탑들과 맞짱 뜨는 자신감.
액션씬이 "멋진 거 보여주어서 관객들을 압도시키고 극장에 오게 해야지"하는 의도가 아니다. 과거와 현재의 복잡한 대화 그리고 예술가적 자의식같은 것이 느껴지는 거장한 액션신들이다. 이 말 자체가 거창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으나, 사실이 그렇다.
이 영화는 압축되고 깔끔하고 스마트한 현대화가 아니다. 규모가 어마무시하고, 세련되고 화려한 미술품들로 가득하고, "탐미적인 예술가로서의 자의식"이 흘러넘치는 시스틴성당같은 금자탑이다. 지금은 잘 나타나지 않는, 과거 벤허나 스파르타쿠스같은 대작영화다.
서사는 단순하다. 액션씬들이 이렇게 황홀하게 넘쳐흐르는데, 서사까지 복잡했다면 그냥 영화는 관객들이 소화하기에는 과잉이었을 것이다. 서사는 액션씬들을 단단하게 붙잡아주는 견고한 기둥들이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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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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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기대됩니다!!
드디어 다음주에 보는군요.
그간 이런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씬들이야 많았지만 영화 한 편이 통채로 예술의 경지에 오른 경우는 정말 드물다고 생각하기에 기대됩니다.
+ 트레이드마크인 롱테이크 액션이 여전하다니 반가운 소식입니다
개봉일이 넘나 길게 느껴지네요ㅠㅠ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