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 각본가들에 대해 1부: 크리스토퍼 마커스, 스티븐 맥필리
대학이 개강하고 익무에 글 쓸 시간이 없어 부득이하게 MCU에 대한 견해 2부는 취소하게 됐습니다.. 대신 요즘 앤트맨 3의 각본가 제프 러브니스가 작품 외적으로 너무 깝치는(?) 듯한 발언들을 많이 하고 다녀 그동안의 MCU 각본가들은 어땠는지에 대해 간단하게 써보려고 합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루소 형제와 합을 맞췄던 각본가 듀오인 크리스토퍼 마커스와 스티븐 맥필리 되시겠습니다. 경고 : 이후의 글에는 인피니티 사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두 명은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의 각본을 집필하다가 2011년 퍼스트 어벤져의 각본을 맡으며 MCU에 합류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첫 작품을 맡으면서 페이즈 1 때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근본 각본가들이죠. 1편은 호불호가 갈렸지만 이후 루소 형제와 함께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를 작업하며 자신들의 재능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전작의 각본을 맡았던 만큼 전작과의 연계성, MCU와의 연계도 충분히 챙겼고, 전쟁물의 장르를 택했던 1편과는 달리 제이슨 본 시리즈와 같은 첩보물 스타일로 영화를 제작하며 관객들에게 캡틴 아메리카라는 캐릭터를 어벤져스 1편에 이어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자유의 통제라는 진지한 주제의식을 무거운 톤으로 풀어내 그 때까지의 MCU 영화 중 가장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이었죠. 현실적인 액션 시퀀스와 매력을 잘 살린 캐릭터들,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로 캡틴 아메리카 2편은 MCU 영화를 통틀어서도 명작이지만, 슈퍼히어로 영화들 중에서도 손가락 안에 드는 명작으로 평가받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 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로 돌아온 이 두 명은 이 작품을 통해 마블에서 가장 능력있는 각본가라는 칭호를 얻게 됐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칭호이지만). 원작의 시빌 워 이벤트가 영화로 제작된다 했을 때 기대도 많았지만 우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일단 원작 시빌 워 사건의 발단이 '뉴 워리어즈'라는 팀의 사고였다는 점, 어벤져스 뿐만이 아닌 판타스틱 포, 엑스맨 등 당시 디즈니에게 판권이 있지 않았던 캐릭터들의 대거 등장 등으로 인해 어떻게 각색이 될지에 대한 의견들이 많았었습니다. 하지만 두 각본가는 이러한 의견들을 아주 깔끔하게 불식시키고 MCU 최고의 영화들 중 하나를 탄생시켰죠. 윈터 솔져의 과거로부터 시작되었다 할 수 있는 시빌 워, 어느 한 쪽만이 옳다고 할 수 없게 설계된 동기, 내전에 따른 각 어벤져스 멤버들의 감정선, 블랙 팬서와 스파이더맨 등 신규 캐릭터의 적절한 등장, MCU 빌런들 중 역대급으로 잘 나온 제모 등 여러 점에서 완벽한 면을 보이며 MCU 영화 순위 탑 5 안에 들어가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의 각본까지 맡으며 인간적인 빌런 타노스와 그에 맞서는 어벤져스 멤버들의 이야기를 아주 잘 풀어내 인피니티 사가의 성공을 이끌었죠. 이야기의 스케일이 우주로까지 확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개연성이 엇나가는 곳 거의 없이 완결된 이야기를 썼다는 점에서 충분히 실력이 좋은 각본가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엔드게임에서 앤트맨이 양자영역에서 돌아오게 된 계기가 쥐 한 마리였다는 점은 개연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10년간 이어졌던 대서사시를 마무리하는 영화에 있어서 그런 부분은 별로 문제가 되진 않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 각본가들은 마블 최고의 각본가들 중 두 명으로 뽑고 싶습니다. 다음 번에는 스파이더맨 3부작과 앤트맨과 와스프의 각본을 쓴 크리스 맥케나, 에릭 소머즈 듀오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천인 5
댓글 8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맞습니다. 퀀텀매니아 각본가 양반 너무 깝치는 ㅋ
잘 읽었습니다.
윈터솔져 처음 보고 감탄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러브니스 깝친다는 표현 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