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부장들]
사실이자 역사인 이야기에 허구적인 부분이 가미되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대통령과 중앙정보부장, 경호실장의 갈등이 주된 내용입니다. 10.26 사건과 그 전의 40여 일을 다루면서 선임 중앙정보부장과 그가 증언했던 코리아게이트도 일부 보여줍니다.
이병헌, 이희준 배우는 맡은 역할보다 네다섯 살 적습니다. 대통령 역할의 이성민 배우는 열 살가량, 설정은 살짝 틀었지만 곽도원 배우도 아홉 살 정도 적습니다.
배우들이 또래보다 비교적 젊고 밝은 인상인 점, 반대로 관료나 군 출신 인사들은 나이보다 많이 들어 보인다는 점, 그리고 40여 년 전의 한국인과 지금의 평균적인 노화 정도 자체가 많이 차이 난다는 점을 고려해도 실제보다 등장인물들이 상당히 젊게 표현됐다고 느꼈습니다.
게다가 영화 자체의 색감이나 선명도, 의상 등의 재구성으로 분위기나 인상이 훨씬 더 그렇게 느껴지는데요. 관련 사건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중에서는 제일 현대적인(?) 감각으로(?) 구성됐다고 생각합니다.
공식적인 조사와 재판, 기록이 남아있는 사건이지만 정확한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물론 당시에도 당사자가 살아서 조사와 재판을 거치고 증언을 했지만, 현실적으로 믿기 힘든 부분도 일부 있고 추측으로만 헤아릴 수밖에 없는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남산의 부장들]은 사실로 드러난 부분과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알 수 없는 이면을 영화적으로 잘 재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적인 주장으로 밀어붙인다면 반발을 살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영화적 허구로 재구성되었기에 어느 정도는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많았네요.
전체적인 분위기는 차분하고 차갑지만, 장면 단위로 끊어서 보면 사실적인 재현이나 연기가 아니라 마치 공연이나 연극을 보는 것처럼 살짝 과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감독의 전작인 [마약왕]에서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었는데요. 이제는 알 수 없는 장막 뒤의 이면을 살펴본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그럴싸하기도 했고, 저것보다 더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미묘한 감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역사와 현재를 거울과 그에 비친 상으로 비유하기도 하는데요. [남산의 부장들]에 담긴 역사와 사실들은 아직도 남아있고 진행 중인 현재이기도 하면서 오늘날의 정치, 사회 현상과 비교하면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가 없어서 여러모로 생각이 많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조선동화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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