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계수 감독, 천우희 주연의 <버티고(2019)> 시사회 후기
본 글에는 스포일러(spoiler)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영화를 감상하지 않으셔셨다면 주저없이 뒤로 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당신은 사무실에 앉아있다.
"내 머리 위로 지나가는 형광등의 고주파음, 변기물을 내리면 들리는 배관 안에서 묵직한 물소리에 이어 사람들의 발소리와 내 옷깃을 스치는 소리 심지어 무심코 지나치는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스삭이는 소리"가 날 고통스럽게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주인공 '서영'이 겪는 이 모든 힘든 순간은 그렇게 시작된다. 남들에게는 말 못할 비밀연애도 그래서인지 더욱 힘든 그녀.
코엑스에서 진행한 '버티고' 사전시사회 다녀왔습니다.
'버티고(vertigo)'를 제가 느낀 바를 요약하자면, "괴로울정도로 주인공 '서영'의 감정을 잘 녹여였다."였습니다.
영화를 시작할 때 느껴지는 '서영'의 눈 깜박거림부터 회사 bldg 창밖 아래를 내려다본다거나 자신의 컴퓨터에 앉아 위를 바라보는 떨리는 모습 등은 내 안의 고통이 마치 밖으로 전이되는 것 마냥 밖의 경치와 사물 또한 위태하게 그려냅니다.
마치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점점 밀려나는 듯한 느낌, 이 고통의 끝에 행복이 있기를 바라며 남자친구와의 알 수 없는 위태한 감정을 좁히고자 더욱 가까이 가려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습니다.
비정규직, 돈을 강탈해가는 다른 분과 재혼한 엄마, 아슬아슬한 비밀연애, 그리고 그녀에게만 느껴지는 현기증(vertigo)까지..
영화에서 그려내는 서영은 너무나 아프고 햄이 듭니다. 서영이 어떻게 이러한 상황을 이겨나갈지, 다른 주인공 '찬수'와 '관우'의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되어갈지 궁금하시다면 영화 <버티고>를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인물의 감정묘사를 보여주는 영화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전계수 감독의 전작 <러브픽션(2011)>에서는 톡톡 튀는 캐릭터들의 대화가 주였다면 이번 <버티고>에서는 주인공 '서영' 그리고 주변 환경에 대해 더욱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요. 사뭇 다른 두 영화를 보는 재미도 있으리라 봅니다.
극 초반과 달리 중반부터 진행되는 이야기는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서영'의 감정묘사를 표현해낸 천우희 배우는 정말 국보급 배우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명작 <vertigo>의 오마주라할까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볼때의 공포감..
이게 과연 맞는지 의문입니다.
오랜만에 써서 주저리 주저리 썼네요. 이 영화를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데..
다음에 한 번 다시 톮아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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