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정보 크리스 에반스, 세바스찬 스탠의 트럼프 역할에 "놀라지 않았다, 그는 정말 용감하니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캡틴 아메리카/스티브 로저스를 연기한 크리스 에반스는, 극중 관계처럼 세바스찬 스탠의 깊은 이해자이기도 하다.

자유주의 성향을 지닌 에반스는 할리우드에서도 대표적인 반(反) 도널드 트럼프 인사로 꼽힌다. 그러나 전기영화 <어프렌티스>에서 세바스찬 스탠이 트럼프를 연기하게 된 데 대해 그는 "놀라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매체 'Vanity Fair'와의 인터뷰에서 에반스는 "세바스찬은 늘 정말 용감하다. 매우 대담한 선택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를 다루는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과연 누가 이 역할을 맡을까?'라고 생각했다. 여러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세바스찬이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MCU에서 스타덤에 오른 배우들 가운데서도 스탠은 특히 도전적인 배역을 선택해왔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이후에는 실존 인물 토냐 하딩의 폭력 남편을 연기한 <아이, 토냐>(2017)에도 출연했다.

그 이후에도 스탠은, 버키와는 전혀 다른 결의 역할을 연이어 소화해왔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사이코패스적인 면모까지 보여주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두드러지는 점은, 어떤 강렬한 역할을 맡더라도 주변 환경과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유연성과 섬세함이다.

트럼프를 연기했을 때도 이 접근 방식은 변함없었다. 스탠은 "트럼프는 점점 인간성을 잃어간다. 이 영화는 바로 그 과정을 다룬다. 배우로서 나는 인간적인 면을 찾아내고, 거기에 공감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의 연기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 지명으로 이어졌다.

비록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지는 못했지만, 스탠에 대한 업계 평가는 급상승했다. 제인 폰다는 전미배우조합상(SAG)에서 공로상을 수상하며 한 연설에서 스탠을 특별히 언급했다. "연기자는 배역의 행동을 혐오하면서도, 그 인물의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어프렌티스>의 세바스찬 스탠처럼 말이다" 스탠은 이 칭찬을 "오스카를 받는 것보다 더 기뻤다"고 밝혔다.

한편, 제시카 차스테인은 영화 <355> 촬영 중 스탠으로부터 직접 트럼프 역할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했다. 차스테인은 "세바스찬은 정말 사려 깊은 사람이다. 너무 많은 고민 끝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고 말하며, 그에게 역할을 맡아보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악역을 맡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요즘 스튜디오 경영진 중에는 복잡하고 어두운 인물을 꺼리는 경우도 있지만, 그는 다르다. 전통적인 영화 스타 타입으로는 만족하지 않는 배우"라고 덧붙였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는 <어프렌티스>에 대해 분노하며 관계자들을 비난했고,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영화 상영을 막으려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그러나 스탠은 "트럼프는 아마 이 영화를 여러 번 봤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역할을 준비하며 하루 종일 트럼프의 연설을 듣고 자료조사에 몰두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나르시시스트니까. 영화 속 자신의 모습 중 마음에 드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라며 여유 있는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