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를 보고 나서 (스포 O, 추천) - 르네 젤위거 주연 작품

이젠 안 나올 것 같았던 이 시리즈의 후속편이 약 9년 만에 나왔다. 결혼을 한 브리짓 존스와 마크 다시였지만 폭탄 테러로 인해 마크 다시가 죽은 상태였고, 홀로 애 두명을 키우고 있던 싱글맘 브리짓 존스. 그런 그녀는 늘상 일도 잘 풀리지 않고 애들 때문에 화도 나고 모임을 가졌을 땐 대화를 하다 보면 또 기분이 안 좋아지고, 결국엔 뭔가 새로운 바람이 그녀에게 필요했다. 자신이 잘 가는 산부인과 의사에게로부터 일을 하라는 말을 들었으니 쉬던 일을 다시 하기로 했고, 이성과 관계를 가질 필요가 있으니 데이팅 앱을 통해 새로운 남자를 만나면서 뜨거운 관계를 갖기도 했고, 그러면서 하나 둘씩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잘 갈 줄 알았지만 만나고 있던 남자는 자신보다 한참 어린 남자였고, 그 남자는 처음엔 나이 많고 애가 있는 자신을 이해해 주나 싶더니 어느 순간 잠수를 타버리고, 다시 기분이 다운됐던 그때 뭔가 티격태격 기싸움을 했던 애들 학교 선생님과 점점 사랑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했다. 애들 역시 이 선생님 월리커를 통해 잘 성장하고 있었고 애들도 이 선생님의 말을 귀담아 들으면서 잘 따르고 있었다.
애들의 발표회가 있던 날, 특별하게도 존스의 아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엄마에게 따뜻함과 고마움을 주면서 가슴을 찡하게 울렸고, 뒤풀이를 하면서 존스는 들어오려는 월리커를 발견했고, 눈이 오는 날 그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뜨거운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나 새해 전 날, 집에서 연말 파티를 하고 있었고, 그 자리엔 존스의 친구들과 월리커가 함께 있었다.
처음 시작할 땐 좀 흥미롭지 않네? 부족하네? 이런 느낌을 받았다. 역시 전편을 통해서 이 시리즈는 끝이 났나 싶었고, 심지어 이번 시리즈엔 전 시리즈 주인공 급이었던 마크 다시가 안 나온다는 게 너무 클 것 같았다. 그렇게 무료했던 초반에 이야기가 흘러가다가 제대로 된 오프닝이 데이비드 보위의 'Modern Love'와 함께 진행되는데, 갑자기 집중이 확 되면서 이 오프닝 연출에 점점 빠져들었다. 다시 마음을 바로잡은 브리짓 존스가 이번 시리즈에서 어떤 식의 모습을 보여 줄지 짧지만 강렬하게 인상을 남겼다. 그 후부턴 로맨틱 코미디 장르답게 로맨스와 웃음이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재밌게 봤다. 브리짓 존스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웃기고, 애들도 웃기고, 이번에도 나온 원년멤버 다니엘은 여전히 카사노바 느낌과 웃음을 유발하는 등 볼거리가 많았고 많이 웃었다. 그러다가도 마크 다시가 생각나는 부분, 새로운 남자와 어려움을 겪는 부분 등 가슴을 찡하게 울리거나 씁쓸하게 만들면서 감동을 주는 부분들도 있어서 영화가 지루하지 않았다.
르네 젤위거는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그 특유의 밝은 에너지, 긍정적 에너지가 살아있었다. 시리즈 내내 통통 튀는 매력과 그 에너지가 그녀를 사랑스럽게 만드는 것 같았다. 휴 그랜트나 엠마 톰슨 역시 좋았고, 브리짓 존스의 남자들을 맡은 치에텔 에지오프와 레오 우달 역시 매력적이었고 연기가 좋았다.
처음엔 이 끝난 시리즈의 속편을 만들었어야 하나? 이랬는데 보면 볼수록 속편이 필요했고 이 시리즈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로 바뀐 나였다.
영화가 끝나도 쿠키 영상에서 옛 시리즈의 장면들을 볼 수 있다. 이것도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