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훔쳐보기 [영화 '송곳니' 리뷰]
블로그 원문입니다!
https://m.blog.naver.com/lucasyoon07/223813472043
※ <포스트잇 훔쳐보기> 는 제가 영화 감상 직후에 적은 따끈따끈한 메모 형식의 감상문입니다.
마치 남의 포스트잇을 훔쳐보듯 제 감상을 가볍게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리뷰>
칸에서 딱 좋아할 스타일의 영화. 실제로 2009년 개봉 당시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 수상. 란티모스 감독답게 난해하고 기괴한 연출의 연속. 메시지가 노골적이고 직관적으로 드러나지만, 마냥 직설적이지만은 않다.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둠.
현재 란티모스 감독의 스타일에서 기교를 덜어낸 담백한 작품. 확실히 초기작이라 그런지 근본있는 스타일이 돋보인다. 영화 내내 지속되는 정적인 분위기와 충격적이고 불쾌한 장면들의 대비. 란티모스 감독이 추구하는 방향을 명확히 드러내는 적절한 연출이었다고 느낌.
건조한 색감의 화면과 정적인 분위기. 란티모스 감독의 최근작들과는 사뭇 다르다. 굳이 비교하자면 분위기적으로는 ‘더 랍스터’와 가장 유사한 것 같다. 배경음악이 거의 없음. 킬링 디어 이후 란티모스 감독이 자주 사용하던 특유의 불협 화음과 대비됨.
송곳니가 영어로 ‘dogtooth’ 인 것, 그리고 실제로 개처럼 기어다니고 개처럼 짖는 가족들의 기행. 결코 우연적인 설정은 아닌 것 같다. 란티모스 감독의 디테일이 엿보이는 감상포인트.
엄격한 통제에 관한 노골적인 풍자. 그 대상은? 과거 그리스를 독재했던 군사정권?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그리스 사람인데, 공교롭게도 그리스에서 1967년에 쿠데타가 일어나 군사 독재정권이 7년동안 집권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스에 이런 아픈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됐다. 우리나라의 박정희, 전두환과 같은 독재자들이 연상되기도 했다.
확실히 란티모스 감독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작품이라 그런지, 그리스 영화로서의 정체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그리스에서 촬영했고, 배우들도 모두 그리스 사람들. 중간에 그리스 민요로 추정되는 노래도 흘러나온다. 그리스의 색채가 짙지만, 오히려 란티모스 감독의 최근작들과는 또 다른 감성이 있다. 신선하면서 파괴적인 맛. 란티모스 감독을 ‘킬링 디어’로 처음 접했을 때가 생각난다.
차 트렁크가 닫혀있는 장면을 보여주며 끝나는 엔딩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과연 딸은 트렁크를 빠져나갔을까? 아니면 트렁크에 갇혀 고통스럽게 죽었을까? 나는 트렁크에 갇혀 죽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끝내 송곳니를 뽑아 탈출에 성공했지만, 집 바깥에서도 진정한 자유는 찾을 수 없는 암울한 현실. 마치 독재정권이 물러난 이후 갈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 그리고 억압과 통제에 익숙해져 자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같았다.
이러한 열린 결말은 당연하게도 더 랍스터가 떠올랐다. 랍스터에서도 열린 결말로 끝나는데, 분위기 외에도 유사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송곳니를 연출적인 부분에서 더 다듬고, 보편적인 정서와 아이러니를 첨가한 작품이 더 랍스터 같다고나 할까. 란티모스 감독의 작품 중 더 랍스터를 두 번째로 인상깊게 봤기 때문에, 이번 영화 송곳니도 굉장히 기억에 남았다. 여담으로 가장 인상깊게 봤던 작품은 더 페이버릿이었다.
<총평>
★★★☆
인간을 한낱 개로 만드는 광기어린 통제의 이면
영화과지망생
추천인 2
댓글 2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