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신고 접수 [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극장 관람이 부적절한 영상입니다.
일차원적인 전개와 연이은 악다구니에 두통이 몰려온다. 촌스러운 미쟝센과 저급하기만 한 여성캐릭터 활용도 보는 이를 정색하게 한다. 티켓값을 생각한다면 굳이 극장 관람을 권하고 싶지 않은, 영화 ‘스트리밍’(감독 조장호)이다.
‘스트리밍’은 구독자 수 1위의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강하늘)이 풀리지 않던 연쇄살인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벌어지는 스릴러다. 강하늘의 차기작으로, 파격변신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으나 엉성한 매무새로 실망감만 안겨준다.
‘스크린 라이프’ 방식으로 전개되는 초반부터 식상함을 선사한다. 영화 ‘서치’(2018) 이후 유튜브나 스트리밍 플랫폼을 영화에 담을 때 늘 차용되는 ‘스크린 라이프’ 형식의 연출이 이번에도 쓰이는데, 무려 7년전 작품과 조금도 다르지 않는 방식이라 관객을 홀리지 못한다. 영화 처음부터 객석의 긴장감과 호기심을 놓치는 셈이다.
소재도 철지난 모양새다. 사이버렉카들의 세계를 다룬다고 하지만 현실이 더 영화 같아서 극장 관람에 선뜻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안에 담긴 이야기도 색다르지 않다.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자들만 타겟 삼아 살인을 일삼는 범인, 그 뒤를 쫓는 범죄프로파일러인 스트리머 ‘우상’의 추적극이 라이브 방송처럼 이어지는데, 범인에 대한 힌트가 관찰자(구독자) 입에서 나오거나 현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쉽게 주어져 극의 쫄깃한 맛을 더하지 못한다. 사건의 단서들이 밥상차리듯 차려져 있으니 스릴러라 할 수 없고, 그저 강하늘의 라이브 방송을 보는 듯 하다. 혹은 블랙코미디라고 하기에도 웃음 타율이 매우 낮다.
부족한 개연성도 너무나도 빨리 드러난다. 경찰의 개입 없이 오로지 ‘우상’과 ‘범인’의 심리전으로만 끌고 가려하지만, 억지 설정처럼 느껴져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이쯤되니 러닝타임 92분이 더디게만 느껴진다. ‘방송 종료’를 외치고 싶은 이도 더러 있겠다.
그럼에도 강하늘은 애를 쓰고 또 애를 쓴다. 자신의 소속사가 공동제작으로 뛰어든 만큼, ‘원맨쇼’에 준하는 연기로 어떻게든 몰입감을 주겠다고 노력한다. 그러나 그 효과가 얼마나 통할지는 알 수 없다. 작품의 신선한 재미를 위해 투입했다던 신인배우들은 강하늘과 연기력 격차를 이기지 못해 둥둥 떠있다. 아쉬운 결과다. 오는 21일 개봉.
■고구마지수 : 3.5개
■수면제지수 : 3.2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