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녀들' 후기..장단점이 뒤섞인 스핀오프
고전 명작 <엑소시스트>를 제법 괜찮게 한국식으로 각색했던 <검은 사제들>의 스핀오프입니다. <검은 사제들>에서 김윤석이 연기했던 베테랑 구마사제 김범신 신부의 제자인 수녀 유니아(송혜교)가 후배 수녀 미카엘라(전여빈)와 함께, 사탄 들린 소년을 구하려한다는 내용으로, 기본적인 이야기 뼈대는 역시나 <엑소시스트>의 전개를 따라갑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차별점은 신부가 아닌 수녀들이 주인공이란 점인데, 그 때문에 교회 내의 성차별도 갈등 요인 중 하나로 나오고, 그에 맞선 여성들의 연대도 살짝 강조됩니다. 그리고 장재현 감독이 만든 <검은 사제들>의 세계관에 따라서 가톨릭 성직자들이 무속 무당과 힘을 합치고 교리상 이단적인 타로 카드를 해석하기도 하는 등 종교적 혼합주의도 흥미 요소로 등장합니다.
장점은 송혜교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가 좋고, 상징적인 인서트샷의 활용과 공들인 티가 역력한 아름다운 미장센 등 눈에 들어오는 볼거리들이 훌륭하다는 점이에요. 후술할 스토리 부분에 크게 신경 안 쓴다면 꽤 볼만한 영화이고, 원작인 <검은 사제들>의 팬이라면 나쁘지 않은 관람이 될 거예요.
단점으로는 스토리가 산만한 데다가 그 내용 파악이 제대로 잘 안 된다는 점입니다. 수녀들의 특별한 과거사가 중요한 것처럼 나오다가 나중에는 별 의미 없는 것으로 대충 넘어가질 않나, 악마의 정체를 찾는 단서 찾기 과정에선 극중 캐릭터들끼리만 복잡하게 설명하고 스스로들 수긍하는데, 그 부분의 이야기 전달이 매끄럽지 않아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또 어떻게 단서를 활용해 구마 의식을 수행하는지 등 흐름을 잡기가 힘들어요. 영화가 끝난 뒤 멋졌던 장면들은 기억에 남지만, 어떤 이야기였는지 요약하라면 참 난감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소리가 시끄러운 장면에서 대사 전달이 상당히 안 좋아서 무슨 말들을 하는지 안 들리는 것도 큰 문제고요(무려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였는데도!).
배우들의 열연과 감탄 나오는 멋진 장면으로 분명 짜릿한 순간들이 있었지만, 단점들 때문에 몰입감이 떨어진 게 아쉽네요.
golgo
추천인 10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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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사바하에서도 그런 느낌을 상당히 받았거든요.
전에 쓴 감상 중.
또한 영화적 장치가 많이 등장하나 이들이 장치로만 끝나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도 큰 흠.
징조는 징조대로, 등장 주변인물은 주변인물대로 분위기나 극의 전개를 위해 역할을 한뒤 더이상 등장하지 않는다는게 너무 작가 편리주의로 시나리오쓴게 티가 난다.
라고 했었는데 파묘서 쫌 나아진 것 같더니(파묘도 그렇게 매끄럽진 않았지만 오히려 챕터로 대놓고 끊어서 티가 덜 났달까요?) 수녀들에서 도졌나보네요 ㅜ.ㅠ
이번 영화가 장재현 감독 연출은 아니고 다른 감독이더라고요
음.. 공들인 티는 나는 작품의 느낌이군요. 애트모스에서 대사전달 문제 있는 정도면 사운드쪽이 좀 심각한데요...
그래도 공식 후속이라고 하니까 궁금하긴하네요 ㅎㅎ.. 전 아마 설날쯤 보지 않을까합니다. 검은 사제들도 그랬지만 소재도 재밌고 눈이 즐겁다고 하시니 재밌게 봐보겠습니다. 처음 봤던 그 느낌도 들었으면 좋겠네요
부득이하게 블라인드했는데..
그 부분 수정해주시면 다시 블라인드 해제할게요
후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