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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이 기사부로가 말하는 감독이라는 것

중복걸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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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이 기사부로의 생애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철학

https://extmovie.com/movietalk/92766996

 

 

스기이 기사부로 감독의 8년의 방랑생활과 복귀

https://extmovie.com/movietalk/92762314

 

 

 

완전한 것이 옳은 것인가

 

 여행에서 돌아와, 다시 애니메이션 현장으로 돌아온 나였지만 일에 대한 사고방식은 이전과는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여기에서는 나의 일에 대한 생각을 조금 써보려 한다.

 

IMG_5668.jpeg.jpg

 

 긴 여행을 떠나기 전의 일이다. 교토에 훌쩍 놀러간 적이 있었다. 거기서 료안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레산스이로 유명한 그 돌정원이다. 나는 작은 정원이지만 확실히 분위기가 있는 공간이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정원을 보고 있었다. 거기에 단체 손님과 관광 가이드가 지나갔다. 가이드의 안내가 들려왔다. 이 돌정원의 돌은, 어디서 봐도 반드시 하나는 돌이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은 이 정원을 만든 정원사가, 모든 돌을 바라볼 수 있는 완전한 정원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그것을 만들어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원이 그 자체로 완결되도록 완전하게 만들어 버리면, 사람이 정원과 관계를 맺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굳이 완전하지 않은 것을 준비함으로써 거기에 만드는 쪽과 보는 쪽의 커뮤니케이션이 성립한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두근두근했다. 애니메이션 연출가의 큰 일 중 각본으로부터 그림 콘티를 작성하는 작업이 있다. 속칭 그림콘티를 '자른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림콘티는 서로 연결된 영상 컷(샷이라고도 함)을 하나의 단위로서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캐릭터의 연기 등을 설명하는 그림, 대사나 효과음, 컷의 길이(시간) 등을 쓴 것이다. 

 

 말하자면 애니메이션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30분 프레임의 애니메이션 그림콘티라면 대략 300컷 정도를 그리게 된다. 그림콘티가 완성되면 작품의 전모가 보이고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작업량의 규모가 넓어진다. 한 컷 한 컷 손으로 그려가는 애니메이션의 경우, 할 수 있다면 한 장이나 한 컷이라도 쓸데없는 그림을 그리는 것을 피하고 싶다. 그런 것도 있어서 완성상과 작업량의 규모를 나타내는 그림콘티는 제작 공정에 있어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공의 대모험>이나 <도로로>를 만들고 있을 무렵까지 나는 일종의 완벽주의자였다. 스스로 그린 그림콘티의 내용을, 예를 들면 애니메이터가 바꿔버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내 그림콘티가 완벽하다고 자만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연출가가 그 생각에 따라 영상의 완성형을 나타낸 것이 그림콘티인 이상 거기에 불필요한 것을 더하거나 빼거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림콘티에 맡긴 것을 제대로 영상으로 만들어 주면, 그거로 좋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내 영화는 그림콘티(의 단계)에서 완성됐어."라고 잘난 척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완전한 것을 굳이 피하는 료안지의 돌정원 이야기는 계속 가시처럼 마음 속에 박혀 있었다. 이윽고 나는 벽에 부딪혀 여행을 떠났다. 10년이 지나 애니메이션 업계로 돌아왔을 때는, 이 '그림콘티가 완성형'이라는 생각에서도 해방되어 있었다. 작품을 재미있고 풍요롭게 해 나가기 위해서는, 작품에 관여하고 있는 스태프의 아이디어나 힘을 점점 더해야 작품이 커진다. 이전의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한 생각쪽과는 180도 바뀌어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드디오 예전의 료안지의 돌정원 에피소드가 살아난 것이다.

 

 나는 스태프의 힘이 작품을 부풀려 가는 현장 체제를 만들어, <나인>이나 <터치> 그리고 <은하철도의 밤>을 만들기 시작했다.

 

 

유연성을 가져야만 연출가

 

 연출가란 어떤 자세로 일을 대해야 할까. 료안지의 돌정원과 나란히 충격을 받은, 젊은 시절의 에피소드가 있다. 나에게 자동차 홍보영화 의뢰가 왔었다. 영화를 감독하는 것은 실사 감독이지만, 나에게는 그 영화의 일부분에 흘러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담당해 달라는, 자동차의 바디를 스크린으로 보고 거기에 애니메이션으로 투영한다는 아이디어였다. 마흔 컷 정도를 꽤 자유로운 발상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도 된다고 했다. 재밌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일을 맡은 나는 협의를 마치고 바로 작화 작업에 착수했다. 딱 반인 20컷 정도 완성한 즈음일까. 감독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미안하지만 스기이 씨, 일을 지금 하고 계신 부분에서 중단해 주시겠어요? 제 쪽의 작업도 도중부터 진행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완성된 만큼의 개런티는 지급하니까, 거기서 일을 중단해 주세요." 클라이언트의 사정인가 뭔가로 창고에 들어가는 것이 결정되었구나. 나는 그렇게 직감했다. 

 

 그래서 일단 완성된 만큼만 납품하고, 그것으로 그 일은 끝난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두 달 정도 지났을 때, 감독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영화가 완성되었으니 보러 오세요."라는 것이다. 제작은 도중에 중단되었을 텐데? 나는 놀라서 시사본을 보러 갔다. 그리고 더욱 놀랐다. 아마도 어떤 사정으로 클라이언트로부터 컨셉의 재검토가 들어왔을 것이다. 감독은 중단될 때까지 촬영한 실사와, 중간까지의 나의 애니메이션을 조합해 당초 계획과는 전혀 다른 컨셉의 영상을 만들어냈다.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당시의 나는 이런 일은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였으면 컨셉이 바뀐 순간에, 중간부터 이런 일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며 거절했을 것이다. 그것을 이 감독은, 컨셉의 변경을 받아들이면서도 그때 감독의 수중에 있던 영상을 재구성함으로써 그것에 부응하는 영화를 만들어 버렸다. 예를 들어 라이트 30개, 댄서 10명인 쇼가 기획되었다고 하자. 그런데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라이트 3개, 댄서 3명이서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때, 자신의 첫 번째 플랜을 유연하게 변경하고 처음에 자신이 노린 것을 주어진 조건 속에서 실현한다. 그런 일을 할 수 있어야 연출가라고 부르는 것은 아닐까. 그런 유연한 연출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의 사고방식을 가지면 좋을까. 여행을 마치고 다시 연출 작업을 마주하면서, 나는 이 젊은 날의 에피소드를 기억해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어떤 그림을 얼마나 그리면 완성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그림콘티인 만큼, 완전히 그림콘티에서 벗어나 버리기는 어렵다. 이것은 애니메이션의 제작 공정상 부득이한 부분이 있다.

 

 그렇다면, 그 그림콘티를 어떻게 발전, 완성시켜 나갈 것인가가 관건일 것이다. 감독인 내가 그리는 첫 번째 그림콘티는 메모로 간주한다. 그 콘티에 모두의 의견을 넣으면서 영화를 만들어 가면 되지 않을까. 그때, 감독에게는 온갖 의견을 판단하고 자신의 플랜보다 더 재미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입해 나가는 유연성이 요구된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연출가를 목표로 했다. 

 

 사실 <구스코부도리의 전기(부도리의 꿈)>에서는, 마지막 단계에서 그림콘티에 그려져 있던 당초의 플랜에서 변경을 가하지 않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변경한 것은 클라이맥스의 일부다. 부도리가 슬그머니 나타난 코토리와 함께 자취를 감춘 후, 펜넨 기사들은 부도리가 행방불명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화산국에, 카르보나드 화산이 폭발했다는 것을 알리는 경보가 울려 퍼진다. 나는 이미 완성되어 있던 이 장면을 통째로 잘라내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동일본 대지진이다. 2011년 3월에 도호쿠를 중심으로 큰 피해를 남긴 동일본 대지진의 손톱자국은 크고, 다수가 사망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었다. 만약 지진이나 쓰나미로 피해를 입은 아이들이 <구스코부도리의 전기(부도리의 꿈)>을 보러 와서 긴급을 알리는 경보를 들으면 어떨까. 지진 재해의 공포스러운 기억이 플래시백 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서 요란하게 경보가 울리고 흔들리는 화산국의 장면을 컷한 것이다.

 

 부도리가 사라진 후의 주위의 리액션을 그리지 않고 영화는 성립하는 것인가. 당초의 플랜에 집착하는 생각 그대로였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장면을 남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느 이 장면을 통째로 떨어뜨려도 영화의 골격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것은 이 장면을 컷한 것으로 종반의 전개가 보다 원작에 가까워진 것이 하나. 게다가 쿠보 박사가 말하는 전설로서의 '전기'로서, 작품이 가지고 있는 환상성의 범위 안에 이야기가 잘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흔들리지 않는 것과 유연성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

 

 연출가에게 꼭 필요한 것으로서의 유연성. 그러나 당연한 일이지만, 영화를 하나로 관철하고 흔들리지 않는 축을 보여주는 것도 감독이라는 연출가의 역할이다. 거기에 감독이라는 일이 있다고 해도 좋다. 자신이 얼마나 흔들리지 않고 유연성을 가질 수 있는가. 나는 <은하철도의 밤> 때 하나의 실험을 했다. 그것은 한 편의 영화의 그림콘티를, 나를 포함한 8명의 연출가가 분담해서 그린 것이다. 보통, 장편이라고 해도 애니메이션의 그림콘티는 감독 혼자 그리는 것이 보통이다.

 

 분담했다고 해도 2, 3명이 적당한 수준이지 8명이 함께 한다는 것은 이례 중의 이례라고 해도 좋다. 하지만 나는 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하는 편이 영화의 폭이 넓어진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행히 <은하철도의 밤>의 구성은 세세하게 몇 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 각 장을 하나의 에피소드로서 각각의 연출가에게 의뢰하기로 햇다. 내 구두 설명과 각본을 바탕으로, 7인7색의 그림콘티가 완성되었다. 나는 그 대부분을 거의 채용했다.

 

 예를 들어 호화여객선이 침몰하는 부분은 <명랑 개구리 뽕키치> 등으로 알려진 베테랑 코바야시 오사무 씨의 그림콘티이다. 코바야시 오사무 씨는 <구스코부도리의 전기(부도리의 꿈)>에서도 그림콘티를 도와줬다. 한편, 내가 생각한 플랜에 따라 손을 댄 부분도 있다. 그렇게 손을 대는 것은 각 연출가에게도 사전에 신경을 써놨다. 예를 들어, 내가 손을 댄 부분은 각 장 제목이 나온 후의 차 안의 풍경이다. 나는 거기는 항상 좌석에 앉아있는 캄파넬라와 조반니의 모습으로 시작하도록 하고, 앵글도 매번 거의 동일하게 고정했다.

 

 이것은, 미야자와 겐지가 원작을 장 구분으로 그린 것의 의미를, 내 나름대로 표현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일인지, 조금 설명해 보자. '시간이 흐르고 있다'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것은 그 인간에게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의식을 잃고 있는 동안의 시간을 느낄 수 없다. 게다가 인간은 자신이 의식을 잃고 있는, 예를 들어 자고 있을 때 등은 자신에게 의식이 없는 것도 자각할 수 없다. 즉 인간은 자신의 주관으로 일정한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처럼 느끼고 있지만 실제로는 의식의 시간의 흐름은 간헐적이고, 단지 그것을 인간이 의식화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은하철도의 밤>이 장을 구분하는 짧은 에피소드의 축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이러한 시간의 단절을 그리려고 한 것은 아닐까. 그것이 나름대로의 영화 표현으로서의 해석이었다. 각 에피소드의 시작을 비슷한 조반니와 캄파넬라의 모습에서 시작한 것은, 관객이 '어라?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버렸나?'라고 생각하게 함으로써, 시간의 흐름이 현실 세계와는 이질적인 감각을 맛보게 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 손으 ㄹ대서 영화 전체를 형성해 나가는 것은 감독인 나의 일이다.

 

 각 연출가의 개성에 의한 팽창과, 나의 감독으로서의 일관된 촉. 이 두 가지를 병존시킴으로써 <은하철도의 밤>은 연출적인 특징을 가진 작품으로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의 감독으로서의 연출 스타일은 이러한 <은하철도의 밤>의 실험 등을 거치면서 쌓아온 것이다. 그림콘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일을 의뢰할 때는, 그 사람의 재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탁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상대가 완성해 온 것에 대해, 먼저 받아들여야 할 것은 감독일 것이다.

 

 감독이 고집을 버리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작품이 커지는 일은 많다. 물론 그것을 받아들이고도 자신의 영화를 지킬 수 있을지, 그 부분에 갈등이 생길 때는 있다. 하지만 디렉션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겠지. 예를 들어, 어떤 배경이 올라왔다고 하자. 퀄리티는 흠잡을 데 없지만, 감독이  생각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것을 받는다면 감독은 꽤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무엇을 생각하는가. 그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작품의 방향성과, 그 배경이 가지고 있는 방향성은 어떤 관계에 있는가 라는 것.

 

 그렇게 생각을 쫓아가면, 눈앞의 배경이 감독이 표현하려고 했던 사건을 다른 측면에서 그리고 있는 것임을 알 수도 있다. 그것을 알면, 영화 속에서 그 배경의 활용 방법도 보인다. 디렉션이란 어떤 것에 궁리를 더함으로써 다른 가치를 만들어낸다. 그런 일이다. 많은 스태프의 재능을 영화의 전체상 속에 통합해 간다. 그것이 영화감독에게 있어서 물건을 만든다는 것일 거다. 그래서 <은하철도의 밤> 이후의 내 영화는 처음 콘티대로 올라간 것은 하나도 없다.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점점 변해 버린다. 좋은 것은 늘어나고, 완성도가 나빠질 것 같은 부분은 잘라 버린다. 잘라도 성립하도록 전체의 방향성을 바꾼다. 그것은 영화가 그림콘티로 완성되어 있다는 환상을 버렸을 때부터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이 집단으로 물건을 만드는 재미이기도 하다.

 

 

스태프에게 맡긴 영화 제작이 심오함을 자아낸다

 

 <구스코부도리의 전기(부도리의 꿈)>에서 나는 지금까지 이상으로 각 스태프에게 맡기는 영화 제작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 <구스코부도리의 전기(부도리의 꿈)>은 감독의 초기 이미지를 넘어 심오한 작품으로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캐릭터의 연기. 내 그림콘티는 그다지 그림도 세밀하지 않고 연기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지시만 그렸다. 어디까지나 러프 정도인 것이다. 나는 그런 그리는 방법을 통해서 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이야기를 따라 캐릭터를 연기하게 하는 애니메이터는 실사로 말하자면 배우에 해당하는 포지션이다. 그들에게 저렇게 해라, 이렇게 하라고 세세하게 연기지도를 너무 하면, 그들의 이미지를 묶어버리게 되어 내가 지시한 것 이상의 것이 나오지 않게 된다. 그것을 그림콘티 단계에서 한 프레임에 최소한의 정보밖에 없도록 해두면 세세한 연기는 애니메이터가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애니메이터는 자신의 연극을 할 수 있다.

 

 <구스코부도리의 전기(부도리의 꿈)>에서는 총작화감독인 에구치 마리스케 군이 각 애니메이터와 토론하면서 애니메이션 연출을 해 주었다. 그 중에서도 붉은수염의 코믹한 연극이나 부도리가 다니는 학교 아이들의 세세한 연극은, 애니메이터가 자신의 해석을 통해 그림으로 만든 부분이 많다. 에구치 마리스케 군이 이끄는 BILBA팀의 힘이 충분히 발휘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미지의 확산으로 말하자면 미술감독인 아베 유키오 씨가 그리는 미술 설정은 뛰는 것뿐이어서 나를 꽤 자극해 주었다.

 

 예를 들어 기절한 부도리가 눈을 뜨니 부도리의 오두막 내부가 공장으로 되어 있는 장면. 아베 씨는 각본을 읽고 아무리 생각해도 부도리의 집에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은 거대한 공장의 기계를 그려왔다. 나는 처음 봤을 때 '어?'라고 생각했다. 이거 어떻게 집 안에 들어있는 걸까. 그러나, 거기까지 점프함으로써 이미지가 넓어져 환상성이 태어난다. 아베 씨는 이하토브 화산국에 대해서도 거대한 진공관이 있는 관측실을 그려와서 나를 놀라게 했다. 아베 씨의 그런 미술에 의해 영화의 미술 세계가 넓어져 갔다.

 

 전체 애니메이션과 이미지는 나와 교제가 긴 마에다 츠네오 군이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실력을 발휘해 주었다. 그는 내가 이미지를 요구하면 두 배로 돌려주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산무토리 화산을 분화시키는 장면. 그것을 보면서 부도리는 "대단해"라고 중얼거리지만, 거기에는 거대한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마을을 구한 과학에 대한 존경심이 뒤섞인 복잡한 마음이 담겨 있다. 이 마음을 전하려면 눈앞의 영상이 우선 제대로 감동적이어야 한다.

 

 용암이 화면 앞이 아니라, 산 건너편으로 흘러내리기 때문에 영상의 임팩트로 승부하기 어려운 장면이었지만 그것을 제대로 마에다 군의 미학을 통해 감동적인 샷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이번 영화의 스태프 중에서도 가장 나를 놀라게 해준 것이 영상디렉터인 시노자키 토루 군이다. 시노자키 군은 영화 전체 영상의 마무리를 정리하는 일을 담당해 주었지만, 예를 들면 환상 장면 등을 내가 협의하자고 해도 전혀 응해주지 않는 것이다. 

 

 시노자키 군에게는 환상 장면을 이런 식으로 만들고 싶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것을 자신의 영상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완성된 영상은 각 장면마다 취향이 더해져 있어서 완성되고 나서 나는 적당히, 이런 식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나 하고 납득했다.

 

 

스태프가 부풀린 이미지를 받아들인다

 

 이미지의 부풀림이라는 점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부도리가 만나는 테구스 공장의 공장주 취급이다. 나는 이 장면을 나방 떼가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으로 마무리하려 했다. 마에다 군과 시노자키 군에게 이 장면의 이미지를 전했을 때, 나는 나방과 함께 "삼각표를 두세개 더 날리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삼각표는 <은하철도의 밤> 이후 자주 사용하는 생명과 영혼의 상징이다. 그런데 아까 쓴 대로, 그 후 미팅을 하지도 않은 채 테구스 공장의 장면은 완성되게 되었다.

 

 그 영상을 보면 삼각표는 단 하나만 하늘로 날아간다. 나는 그것을 보고, 이것은 공장주를 날렸다고 생각했다. 시노자키 군과 애니메이션 연출 담당인 에구치 군이 협의하여 공장주가 나방과 함께 삼각표로서 하늘로 돌아간다는 해석으로 영상을 완성한 것이다. 그것에 대해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시노자키 군은 말하지 않고, 나도 굳이 묻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의도는 충분히 알 수 있다. 내가 원작을 읽고 조립한 공장주의 존재에, 시노자키 군과 에구치 군으로 더욱 부풀림을 준 것이다.

 

 이러한 영상의 세세한 부분의 의미가 관객에게 직접 전달되는가 하면 그런 일은 적을 것이다. 그러나, 확산된 이미지는 확실히 영상의 풍요로움으로서 관객의 뇌리에 새겨질 것이다. <구스코부도리의 전기(부도리의 꿈)>은 그런 것의 연속으로, 내가 상정한 영화의 세 배 정도 크기로 부풀어 올랐다. 그것은 스태프가 부풀려 준 것이다. 이런 것이 있기 때문에 영화 제작이라는 것은 재미있는 것이다.

 

 

오프닝을 통해 컨셉을 말한다

 

 덧붙여서 감독이 그 작품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전하는 수단은 몇 가지 있다. 물론 정통적인 것은 미팅. 스태프와 얼굴을 맞대고 이쪽에서 목적을 설명한다. 그러나, TV시리즈처럼 관련된 스태프도 엄청나게 많아지면, 말단 스태프에게까지 전부 이쪽의 연출 의도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럴 때 내가 자주 쓰는 것은 오프닝이다. TV라면 서두에서 흘러나오는 주제가에 맞춰 흘러나오는 약 90초의 영상. 영화라면 첫 번째 타이틀 백. 그것을 어떤 영상으로 보여줄까? 거기서 전해지는 것은 많다.

 

 내가 오프닝을 반드시 스스로 만들기로 하는 것은, 이 작품은 이런 세계로 갈 거라는 신호를 거기에 담을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태프도 그런 구체적인 영상이 있으면, 훨씬 작품의 방향성을 이미지하기 쉬워진다. 오프닝을 소중히 여기는 계기는, 옛날 솔 배스의 강연을 들으러 간 경험이 크다. 매우 훌륭한 강연으로, 나의 오프닝에 대한 생각은 거기서 정해졌다고 해도 좋다. 솔 배스는 <황금팔을 가진 사나이>(1955년, 오토 프레밍어 감독), <80일간의 세계일주>(1956년, 마이클 앤더슨 감독) 등 수많은 영화의 타이틀 백을 맡은 디자이너다.

 

 그는, 몇 분의 타이틀 백 안에 그 감독이나 작품이 가지고 있는 세계를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자신의 일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것을 위해 일러스트를 사용하거나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고 했다. 그 때, 아직 개봉 전 영화의 타이틀 백을 상영했는데, 그것은 훌륭한 것이었다. 아마도 <황야를 걸어라>(1962년, 에드워드 드미트릭 감독)의 타이틀 백이었을 것이다. 대도시의 담장 위를 검은 고양이가 걸어가는데, 고속 카메라로 찍힌 길고양이가 천천히 걸어가는 그 모습을 고양이의 시선 높이로 촬영하고 있는데 마치 표범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저렸다.

 

 

 오프닝이 세계를 나타낸다고 해도, 하나부터 열까지 보여주면 되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상징적인 이미지로 작품을 말하는 편이 전해지기도 한다. <오공의 대모험>의 오프닝은 '3, 2, 1, 0'라는 카운트다운으로부터 시작된다. 저것은 필름의 리더(영화의 맨 처음 부분에 붙어있는 카운트다운 영상)인 것이다. 당시 리더가 TV에 나오면 사고로 담당자가 호된 꾸중을 듣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반골정신이 강했던 나는, 그렇다면 <오공의 대모험>은 그 리더부터 시작하려고 생각한 것이다.

 

 <오공의 대모험>의 컨셉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 같은 건 이 작품에는 필요없다'이다. 리더를 사용한 것도,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도 써버려도 되는 거다, 정해진 상식 따위는 날려버리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오프닝 내용도 당연히 그 분위기로, <서유기>는 중국의 이야기지만 그런 것에는 전혀 집착하지 않는다. 세계 각지의 다양한 이미지가 나오고 템포도 쓸데없이 빠르다. 스태프는 이걸 보면, <오공의 대모험>의 세계는 여기까지 해도 되는구나 하는 것을 파악했을 것이다.

 

 

 한편 <오공의 대모험>과 대조적인 것이 <은하철도의 밤>이다. 이쪽은 검은 바탕에 스태프의 이름이 일본어와 에스페란토어로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만 하는 심플한 것이다. 사실 내가 담은 생각은, 그 이름과 이름 사이에 떠 있는 구두점 같은 하얀 구슬에 있다. <은하철도의 밤>은 '산다'는 것을 테마로 그린 영화다. 그래서 오프닝에서는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그 하얀 구슬에 생명이라는 것의 본연의 모습을 맡기기로 결정한 것이다.

 

 영화는 감독 한 명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만으로는 커지지 않는다. 애초에 영화의 성립을 생각하면 알 수 있다. 문예적인 센스가 뛰어난 사람이 있어서 각본을 쓴다. 연기하는 프로가 배우로서 캐릭터에게 혈육을 준다. 카메라맨은 그 미학과 기술로 그 장면에 가장 어울리는 영상을 만들어낸다. 감독은 각본을 해석하고 작품 제작의 전체상을 디렉션한다. 게다가 거기에 음악가라는 프로페셔널이 더해져 소리의 세계를 더한다. 

 

 영화가 문예나 회화 등과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스태프 각자가 자신의 미학과 기술을 집결시켜 만드는 예술이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합류할 때마다 영화가 커져 간다. 그 크기가 관객에게 전달되게 된다. 그것이 영화 예술의 가장 가치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혼자서 만드는 영화라는 것도 있을 것이다. 거기에는 제작자인 한 사람의 재능이 순수하게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그 영화는 그 개인의 크기를 벗어나지 않는다.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영화다. 크다는 것은 스펙터클 영화라는 것이 아니다.

 

 깊이 있는 영화. 본 사람이 다양하게 해석 가능한 영화. 그런 것이 내가 생각하는 큰 영화다. 그것을 실현하려면 이 영화에서 무엇을 그리려는가 하는 철학이나 사상, 즉 핵을 감독이 단단히 가지면서 동시에 유연해야 한다. 유연하다면 그 핵에 대한 살집은 스태프 모두의 힘으로 부풀릴 수 있다. 그런 영화가 크기를 가진다.

 

 

일 속에서 목표를 찾는 것

 

 여기까지는 감독으로서의 일하는 방법에 대해 써봤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영화감독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업계이기 때문에, 라고 하는 특수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어떤 큰 목적 달성을 위해 집단을 조직하고 실행하려고 하는 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떤 영화 제작 현장에서 이런 말을 젊은 스태프로부터 들어본 적이 있다. "어떻게 관여하면 일에 보람을 얻고 적극적으로 영화 제작에 관여할 수 있을까요?" 나는 이 질문에, 젊었을 때 시부야의 찻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이 생각났다.

 

 신인인 나는 손님이 오면 선배에게 "너, 가!"라는 말을 듣고 "네"라고 대답한 다음 물을 내고 주문을 들으러 간다는 식으로 일하고 있었다. 주문을 받고, 완성된 음료를 옮기면 내 일은 끝이다. 나머지는 멍하니 서 있는 정도 밖에 할 일이 없었다. 그런 식으로 우뚝 서 있었는데 선배에게 "너, 뭘 우뚝 서 있는 거야?"라고 강한 어조로 말을 들었다. "하지만, 할 일은 다 해버렸습니다."라고 대답하자 "너는 바보야."라고 더욱 강한 어조로 혼났다.

 

 "이 일은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는 거야." 선배가 나를 꾸짖은 이유가 그것이었다. "너는 할 일이 없다고 하는데, 화장실 청소라든가 새 컵에 물을 넣어두거나, 가게 밖을 청소한다는가 얼마든지 있겠지. 일이라는 건 스스로 찾는 거야." 그렇게 듣고 무엇인가 깨달았다. 일자리를 찾는다는 것은 그 일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럼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하나는, 눈앞의 일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젊은 시절의 아르바이트 이야기다. 나는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다. 내가 일했던 부품 가게는 국산차뿐만 아니라 외국차도 취급했고, 2층 부품 선반에 필요한 부품이 전부 분류되어 있었다. 그곳 점장은 손님이 와서 'xx년형 오일펌프를 갖고 싶다'고 말하자 바로 점원에게 '2층 몇 번째 선반 어디에 있으니 찍어와라'고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이것에 놀랐다. 그는 자잘한 부품 수납 장소가 머릿속에 들어있던 것이다.

 

 그런 걸 보면 나는 '같은 인간이니까 좋아, 해주자' 하고 생각해 버린다. 그러고 보니 찻집에 근무할 때에도 쟁반 위에 물을 담은 컵을 두 단이나 늘어놓고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선배의 모습을 보고 우선 나도 할 수 있게 되어보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이 할 수 있으니까 내가 할 수 없을 리가 없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그런 목표가 있으면 어떤 일도 재미있어질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일이라는 것은 시시한 일이라고 생각한 순간에 일로서의 아무런 의미도 없어지는 것이다.

 

 자신의 일을 찾는 것, 그 일 안에서 목표를 찾는 것. 그것이 어떤 일이든, 그것을 자신의 일로 하는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일이든 좋아하게 되는 일의 끝에 목표라는 것이 보이기 마련이다. 

 

 

질문이 일을 재미있게 만든다

 

 스스로 일자리를 찾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보자. 이것은 다른 말로 하면, 눈앞의 어떤 일 속에서 질문을 발견하는 것이기도 하다. 내 필모그래피의 대부분은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게다가 그 대부분은, 프로듀서나 스폰서로부터 이 소재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주지 않겠냐며 들여온 것이 많다. 그럴 때, 시키는 대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버리면 재미있는 것은 할 수 없다. 그런 의뢰받은 일을 자신의 일로 해 나갈 때 중요한 것이 '여기서 요구받고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나가는 질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완구 메이커 타카라의 스테디셀러 <리카짱>을 소재로 TV 애니메이션을 감독한 적이 있다. <인형공주 리카>(1998년)이다. 이때는 제작사 매드하우스의 마루야마 마사오 프로듀서(현 MAPPA 대표)로부터 갑자기 '<리카짱>의 감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의뢰를 받았다. "앗? 내가 <리카짱>을 한다고?"라고 되묻자 마루야마 씨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 것이 "<로마의 휴일>이면 돼"라는 한마디였다. 지금도 왜 거기서 오드리 헵번 주연인 <로마의 휴일>(1953년,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타이틀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로마의 휴일>이란 무엇인가? 하지만 그것이 질문의 씨앗이 된다. 나는 거기에서 <인형공주 리카>의 컨셉을 조립해 갔다. 그리고 이 작품의 목적을 스태프에게 말했다. "이 작품은 무조건 '예쁘다'는 것. 그리고 '유머러스'라는 것. 애정을 그릴 것." 등 일곱 가지 조건을 내놓았다. 모두 <로마의 휴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서 있는 것이다. 덧붙여서 주인공, 카야마 리카라는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가 실은 이세계 돌랜드의 공주님이라고 하기로 한 것도 <로마의 휴일>로부터의 발상이다.

 

 <리카짱>과 <로마의 휴일>은 어떻게 하면 연결될지, 그 질문에 반응한 결과, 작품의 골격이 완성되었다. 다행히 이 작품은 인기가 생겨서, 반년 만에 종료 예정이었던 것이 연장되어 1년간의 방송이 되었다. 한 가지 더, 의뢰받은 일을 질문으로 나의 일로 한 예를 소개하자. <스트리트 파이터 2 무비>(1994년)이다. 이 작품은 당시 인기 절정이었던 격투 게임의 애니메이션 영화화이다. 물론 나는 게임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우선 가까운 게임을 좋아하는 조감독으로부터 강의를 받았다.

 

 그리고 드디어 그의 소개로 <스트리트 파이터 2>에 빠져있다는 대학생을 소개받고, 그들에게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먼저 알게 된 것은, 그들이 우선 캐릭터에 애착을 쏟고 있다는 것. 팬이 캐릭터의 이미지에 고집을 가지고 있다면, 캐릭터는 철저히 갈아입지 않는 편이 재미있을 것이라고 결정했다. 그러니까 <스트리트 파이터 2 무비>에서는, 메인 캐릭터는 전 세계 어떤 장소에 가도 게임과 같은 패션 그대로다.

 

 한 가지 더 알게 된 것은, 그들은 게임의 이미지를 보면서 머릿속에서는 그것을 보완하여 영화와 같은 영상을 이미지하고 있다는 것. 결코 게임 화면 그대로를 이미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영화는 그들의 뇌내 이미지를 영화로 하면 된다. 이렇게 게임의 영화화로 가는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리카짱>도 <스트리트 파이터 2>도 어느 쪽도 내가 원해서 손을 든 기획은 아니었다. 하지만 거기서 '말씀하신 기획이니까 이런 거겠지' 하고 과소평가 했다면 애니메이션화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질문을 가지고, 내가 우선 내 일로서 좋아하게 되어 즐겼기 때문에 스태프도 재미있어 하며 따라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부르는 힘이 있는 일, 구심력이 있는 일

 

 잘 되는 일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감독이 훌륭하다거나 프로듀서가 훌륭하다거나 그런 단순한 이유로 설명할 수 있게 되는 것일까? 나는 그것은 거짓이라고 생각했다. 잘 되는 일이라는 것은, 일이 사람을 부르는 것이다. 그럼 사람을 부르는 힘이 있는 일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거기에 참가하면, 자신의 힘이 끌어내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일이다. 다른 말로 하면, 참가하는 사람이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가진 일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몇 가지 요소의 화학반응으로 태어난다. <구스코부도리의 전기(부도리의 꿈)>으로 말하자면, 미야자와 겐지의 원작을 영상화한다는 시도. 게다가 스기이가 감독을 하기 때문에 뭔가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작품인 것. 이러한 요소가 모여 사람을 부르는 구심력이 된다. 그래서 감독은 그러한 구심력을 얼마나 강하게 하는지에 노력할 것. 작품이 가진 구심력을 살리기 위해 감독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도 할 수 있다.

 

 일에 이끌려 모여온 사람은 반드시 좋은 일을 할 것이다. 그것은 영화의 두께에 반영된다. 감독의 유연성과 스태프가 자신의 일을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에는 이러한 플러스의 힘의 연쇄가 작동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애니메이션 제작현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온갖 직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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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은하철도의 밤 애니를 꼭 좀 봐야겠네요.
좋은 자료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2:54
3시간 전
golgo
은하철도의 밤은 개인적으로 한 번 정도 봐야한다 싶은 특이한 애니가 뭐냐고 질문 받으면 거의 제일 먼저 언급하는 작품이네요.
22:55
3시간 전
profile image
중복걸리려나
은하철도 999만 익숙하네요.^^
23:05
2시간 전
profile image 2등
목표가 있어야 재미있어진다!
새겨둘만한 내용들이로군요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00:07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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